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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걱정이 많아져서 힘들어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

.. 조회수 : 1,447
작성일 : 2013-06-06 02:23:15


20대입니다
어릴 때부터 아빠랑 이혼해서 따로 지냈고.... 나이차이 많이 나는 오빠랑 엄마랑 살았어요
제가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오빠가 고등학생이었고 오빠랑은 그다지 가깝게 지내질 못했었어요
엄마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엄마가 제가 중학교 들어갈 때부터 친척집에 가사도우미 일을 하셨어요
12시간 넘게 일하고 시급은 편의점 일하는 것보다 더 못받으셨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정말 적은 돈으로 생활하셨다는 걸 알겠는데 그 때는 어려서.. 그리고 너무 철이 없어서 가난한걸 잘 못느꼈었어요
전 학교 다니면서 학교폭력 문제로 몇년 시달린적도 있었고
중학교 때 뒤에서 5명 안에 들 정도로 성적도 많이 나빴어요
체력이 원래부터 약해서 집에 오면 공부할 시간도 없이 그냥 쓰러져 자는 날이 대부분이었고요.....
그래서 공부를 안 하고 살다가 고2 때 선생님을 너무 좋은분을 만나서 조언도 격려도 많이 받았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돼서 공부 시작해서 4수까지 하다 결국은 원하는 대학 원하는 전공으로 입학했어요
등록금이 없어 대출도 받고 장학금도 받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과외도 하고...... 그런데 요즘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것 같긴 해요
바쁘게 열심히 살고 싶었던 게 고등학교 때 목표였는데 어느정도 이룬 것 같거든요
주변 사람들한테 인정도 많이 받고...
지금 이제 곧 졸업하는데 졸전이다 뭐다 바쁘게 살다가 얼마 전에 밤에 일하고 들어오신 엄마를 봤는데
예전의 생기 넘치시고 활기 있으시던 엄마는 없고 다리도 마르셨고...
제 일상에 치여살다가 엄마를 신경쓰지 못하고 살았는데
너무 오랜만에 자세히 본 엄마의 모습은 참 눈물나더라구요
그러면서 문득... 요즘 너무 행복하고 걱정 없이 살았는데 이러다 엄마가 아프시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이때까지 한번도 신경써드린 적도 없는데... 후회도 많이 되구요
요즘 몸이 안 좋으시다 하는데 끼니도 늘 거르시고
제가 항상 드시라곤 하는데 엄마가 저하고 오빠한테만 헌신적이지 당신은 전혀 안 돌보시거든요
병원에 정밀검진 받아보신 적도 아마 10년은 넘으셨을 거예요
대학 입학했을 때부터 병원 가보자고 늘 그랬는데 무서워서 못간다 하시고 어떨 땐 병원 절대 안가신다고 우신적도 있어요
별에 별 방법까지 다 써봤는데 절대 안 가신다 하시더라구요
그러다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이때까지 제 노력이나 그런 게 다 소용없어질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을 제대로 살 수가 없을 것 같더라구요
아직 집도 못 샀고...차도 없고. 취직하고 돈 모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그 떄까지 엄마가 못 기다려주시면 어쩌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쓸데없이 자꾸만 뇌를 빙글빙글 돌아요
가만히 있다가도 그런 생각 들면 괴롭고
왜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는데 엄마한테만 의지하고 살았다 보니 이런게 많이 불안하네요
걱정해 봤자 달라질거 없으니 긍정적으로 사는 게 낫다고 생각은 하는데도 그냥 생각하면 무서워요
무의식적으로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데 요즘들어 더 심해지네요
제가 행복하고 기쁠수록 더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이건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IP : 182.208.xxx.2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서울남자사람
    '13.6.6 2:49 AM (211.243.xxx.65)

    님은 효녀이십니다

    어머님걱정하는 마음이 구구절절합니다.

    열심히하시면 좋은결과 꼭있으리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 2. 원래
    '13.6.6 3:56 AM (14.37.xxx.84)

    사람 마음이 그렇대요.
    나쁜 일은 꼭 일어날 것 같은 마음이 있대요.

    혼자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부터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만드세요.

    병원 가기 싫다 하시면
    가지 마세요.

    어머니와 외출도 하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밥도 사 드리고.
    간단한 것부터 해보세요.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기.
    내일 걱정은 하지 않기.
    이렇게 사세요.
    해보세요. 즐거워집니다.

  • 3. ocean7
    '13.6.6 4:04 AM (50.135.xxx.33)

    참 착한효녀네요 ^^장해요...
    엄마가 병원 절대 안가신다고 하시잖아요
    저도 그런 마음 이해하거든요

    누구라도 엄마나이 정도에 그냥 병원가서 진찰해보면 어디 한구석은 꼭 탈이나 있기 마련이고요
    그러나보면 치료가 시작되고 그렇죠

    그런데 이런말도 있잖아요
    우리몸속에 암세포는 항상 생기고 소멸하고 한다구요

    그러므로 착한 자녀들에게 효도받으시면서 즐겁게 생확하시는 것이 생겼던 암세포도 자연 소멸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신거죠
    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있걸랑요 ^^

    모든 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해요
    항상 즐겁게 살고 혹여 고생한다고해도 자녀들이 잘 성장하고있는 모습으로 행복하면
    몸에 병도 안생길 것 같거든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혼자 고생하신 엄마에게 잘해드리시고
    위해드리세요
    님 글을 읽으니 너무 흐믓하고 좋아요 ^^

  • 4. 고민해 봤자
    '13.6.6 6:03 AM (72.213.xxx.130)

    지금 님이 해결해 줄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빨리 졸업하고 자리 잡으셔야죠.

  • 5. 예쁜 마음
    '13.6.6 6:40 AM (95.91.xxx.151)

    착한 마음을 가지셨네요. 어머니한테 하루 하루 따뜻하고 다정하게 해드리시고요,
    빨리 자리 잡으세요. 누구나~ 부모님께 충분히 효도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다 아쉬움이 남지요. 지금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효도를 미루지 마시고 사시는 게 그나마 가장 좋은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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