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큰 곳은 아니고
그렇다고 작은 곳도 아닌
중간 규모의 문구점인데요.
그때 시간이 점심시간이 지난 후였어요.
열심히 문구를 고르고 있는데
어떤 남자 손님이 바로 반대편 인쇄 코너 쪽에서
인쇄 담당 직원이랑 말을 하는데
그냥 속닥이는 것도 아니고
기가 차다는 듯이 큰 소리로 말을 하는데요.
그 남자가 점심 시간에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나봐요.
맞은편에 여자가 앉아서 식사를 한 모양이에요.
그 여자는 뒷모습을 보이고 앉아 있고
그 남자는 그 여자의 뒷모습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그런 상황이 되었나 봐요.
그 여자 차림새 보고 아주 실감나게 표현을 하면서 흉을 보는데
무슨 그런 차림새가 다 있는지
젊은 애들이 짧게 입는다 해도 그정도는 아닐텐데
그여자는 바지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였네 어쩌네 하면서
인쇄 담당 직원한테 침튀겨 가며 설명을 하면서 흉을 보는건지 뭘 하는건지
지치지도 않고 열변을 토하더라고요.
인쇄 담당 직원이란 놈도
그 장단에 맞춰준다고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아줌마였냐, 아가씨였냐 묻고
그 남자는 그냥 아줌마 같았다고 하니
몸매가 좋더냐 어쩌냐 묻고
몸매가 좋기라도 하면 몰라 등치는 산만해서 어쩌고 저쩌고
팬티를 입은 건지 안입은 건지 다 보일 정도라고 난리.
티팬티도 끈은 보일텐데 그런것도 없는 거 보면 진짜
아무것도 안입었을지 모른다고
인쇄 담당 하는 직원이란 놈이
사진이라도 찍어오시지 그랬냐고 헛소리.
아 진짜 짜증나서
휙 돌아보면서 째려봐 줬는데도
좋다고 두 인간이 그러고 계속 얘기를 하는 거에요.
손님도 저 말고 다른 여자분도 하나 있었고
들고 나는 손님도 한 둘 있었고
또 계산하는 직원은 여자분이셨는데 말이에요.
뭐라고 한마디 쏘아 붙이고 싶은데 할 말도 생각 안나고
그냥 나왔는데
정말 별 그지같은 인간들이 다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