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달전에 가게 앞에 있는데
제 개를 보고 울타리 친 공터에서 개구멍으로 새끼 대여섯마리가 나오더라구요
다들 엉덩이를 씰룩씰룩 꼬리를 흔들며 좋다고 난리더라구요 앞발 흙먼지를 제 옷에 다 묻혀놨더라구요
사육환경도 그렇고, 잡종이고, 새낀데 덩치도 크고, 개한테 냄새도 많이 나고
두마리는 온몸이 칙칙하고 자잘한 얼룩무늬고, 나 개고기개라고 쓰여있더군요
전 개라면 모든 개가 이쁜지라 걔네들도 참 이뻤어요
공터 앞이 도로인데 좁은 인도로만 걷고, 안돼 오지마하니깐 그 자리에서 멈추고
아직 새끼고 사람 곁에서 살진 않았지만 똑똑하더라구요
근데 어제 공터 근처를 지나가는데 제 개를 보고 그 개들이 짖으면서 다 나오더라구요
한두달새 어쩜 그렇게 컸는지.. 다들 반가워하는데 그중 온몸 얼룩이가 저 팔을 잡고 끙끙 앓으면서
좋아서 안 떨어지려하더라구요 한마리씩 주둥이 만지면서 이쁘다해주고..
그만 돌아가라고 하는데 온몸 얼룩이와 누렁이가 계속 따라 오더라구요
제 개가 짖어서 겨우 돌아갔어요
조만간 잡혀먹을 거 생각하니 좀 짠했는데 그래도 철창에 갇혀지내지 않고 공터내에서 돌아다니면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또 사람의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거 생각하면 불쌍하고 그렇더라구요
웃어주고 이쁘다라고 해준건 아마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