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짜리 딸아이와 종종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길이 너무 막히거나 다른 대안이 없을때 어쩔수없이 이용해요.
웬만하면 택시타려고 하죠.
지하철에 가면 노인분들이 참 많이들 타시는데 우리아이가 지하철타는 시간이 오래걸려서
몸을 비비꼬고 지루해하거나, 앉아있기싫다고 자꾸 안아달라고해서 아이를 안고
이런저런 얘기하고, 지루하지않게 서로 이야기지어내기도 하고 그러면서 가요.
그러면 꼭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첨엔 이쁘다고 아이를 들여다보다가
서서 가야지!!! 내지는 엄마 힘들잖아!! 또는 떽!! 이러시는데
아이가 그 자리에서는 소심해서 가만히있다고 나중에 울먹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기 혼냈다고
자기한테 화 많이 냈다고 울먹거려요. 저는 화 내신거 아니라고 달래지만
어린 아이입장에서는 처음 본 낯선 사람들이 와서 떽 거리고 그렇게 행동하는거 아니라는 등의
말을 하면 혼나는거라고 인식될거 같아요.
엄마입장에서는 도움되 안되는 오지랖에, 내 새끼 내가 안고가는건데
본인들딴에는 좋은 의도랍시고 한마디씩 던지는게, 아이는 자기 혼나는거냐고 울먹이고 ㅠ.ㅠ
전에는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온통 둘러싸여서
처음에는 이쁘네, 귀엽네 하다가 다 자랐는데 왜 안기네, 내려라 어째라 엄마 말 잘들어라 한마디씩 하다가
애가 결국 울어서 단체로 급사과한 일도 있었어요.
이젠 노인들보면 그냥 자리 옮겨요. 젊은 사람들은 애가 좀 징징대건 어쩌건 별 상관 안하니깐요.
오늘도 비슷한 일 있었는데, 워낙 제가 쌓인게 많아서 자꾸 어떤 할머니가 뭐라고 하니깐
제가 '괜찮아요. 그만하세요' 라고 하니깐 무안한 얼굴로 전철을 내리시더라구요.
우리 애 이뻐해주시는건 참 고마운데, 표현방법이 참...옛날 분들은 어쩔수없는건지.
집에서는 혼날일이 있으면 그냥 목소리깔고 조곤조곤 설명해주는데
밖에 나가면 처음보는 사람들이 갑자기 얼굴들이밀고 떽떽 거리는데 아이입장에서는
내가 왜 혼나는건가 주눅들것도 같구요. 저도 그런 오지랖 반갑지가 않아요.
집엔 차도 없고, 이동할 때마다 택시 턱턱 탈수있는 부자도 아니라서 한숨만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