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구 여대생 사건을 접하면서...

행복해2 조회수 : 2,252
작성일 : 2013-06-02 16:43:16

지금은 3살된 딸아이가 있는 아기엄마에요.

10 여년전 대학교에 입학해서 한참 노는데 맛이 들여져서

매일 술에, 밤 12시는 기본에, 택시타고 귀가는 비일비재 였어요. 

근데 술먹고 노는건 좋아하는데 주량이 그다지 세지 않아서 매번 술을 마시면 취하고,

버스나 지하철에선 자다가 집을 지나친 적도 있구요.

그러다 보니 택시도 여러번 탔지요.

자신의 주량을 알면 절제할 줄 알고 적당히라는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한심하네요.

왜 그리 술먹고 취해서 노는게 좋았는지...

 

부모님도 걱정을 참 많이 하셨는데, 음식 장사를 하시다보니 가게 끝나는 시간이 늦는지라

귀가시간에 본의 아니게 엄격하지 못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더 막무가네로 논것도 같네요.

어느날 늦게 놀다 집에 가는데, 어쩌다보니 새벽3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핸드폰도 꺼져버렸죠.

집에서 난리가 날것은 뻔한 일이었구요.

딸이 새벽3시가 되도록 안들어오고, 핸드폰도 꺼져있으니...

그날 밤 집에 들어가니 아빠가 깜깜한 거실에 혼자 앉아계시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죠.

다음날 눈치를 봐서 일찍들어가 부모님 오시기 전에 자는척을 했는데,

아빠가 술을 정말정말 많이 드시고 들어오셔서 흔들어깨우시며 거의 우시다시피 하셨어요.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왜 날 이렇게 괴롭게 하냐...'셨어요.

시간이 지나 그일은 점점 희미해졌지만,

세월이 흘러 딸아이를 가진 저는 그때 제가 얼마나 불효를 저질렀는지 이제야 가슴을 치네요.

 

물론 세상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술에 취해 택시에 잠이 들었을 대구 여대생이 꼭 예전의 저를 보는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섬뜻합니다.

네. 제가 운이 좋았던 거겠죠.

그렇게도 여러번 택시에 술에 취해 잠이 들어도 집앞에 무사히 데려다주시고, 흔들어깨우신 택시기사님을 비롯해...

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과거에 그랬던 것도 정말 후회합니다.

 

범인놈은 때려죽여도 시원찮은건 당연하고요,

그전에 우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는건 정말 위험해요.

저부터 반성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IP : 59.187.xxx.15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3.6.2 4:46 PM (211.209.xxx.15)

    속 깨나 썩이셨네요. 부모는 피가 마르는 일인데요.

  • 2. ‥ ‥
    '13.6.2 4:51 PM (125.189.xxx.14)

    에구....부모님. 피가 말랐을듯...
    우리나라 대학교고 사회고 그놈의 음주문화 땜시 문제네요
    원글님 본인도 잘 아시게 되셨고하니 우리 아이들은 엄격하게 교육시키자구요
    칼귀가~~

  • 3. ㅔㅔ
    '13.6.2 5:06 PM (59.14.xxx.245)

    술을 먹다보면 그무리중에서 항상 취하는 여자만 취해요.

    자기스스로도 술이 약한걸 인지하면서도 계속 마시더라고요.

    그런사람들은 자기가 가족들이나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걸 인지못하죠. 문제예요.

  • 4. 저도
    '13.6.2 6:01 PM (119.64.xxx.73)

    그랬어요...전 딸에게 말하려구요. 대학가면 술자리 피하지 말고 다 가라...단 많이 취하지는 말아라.

    그리고 집에오기 30분전에 꼭 엄마에게 전화해라..데리러 가마...남들에게 욕먹어도 그렇게 하려구요..-_-;;

  • 5. 저도요
    '13.6.2 6:46 PM (180.229.xxx.173)

    저는 대학교 초반 때 차가 끊겨서 5정거장을 새벽에 혼자 걸어서 온적도 몇 번 있었어요. 물론 미친듯이 큰길로 달려 왔지만...
    나이트 가면 새벽 첫 차 운행할때까지 친구들하고 모여 있다던가.
    나름 주의를 한다고 햇지만 지금 같은 시대였다면 벌써 뭔일이 나도 났을 거에요.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때 하도 정신 없이 놀아서 인지 이제는
    노는 게 시들해요. 여행이나 좀 다니고, 조용히 독서 즐기고.... 동네맘들과도 교류도 거의 없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0325 보스톤 잘 아시는 분, 계세요? 3 .,.. 2013/07/04 736
270324 한국에선 50원 짜리 보기도 힘들다능.-_-; 4 쿡쿡찌니 2013/07/04 785
270323 전복대신 관자넣고 죽 끓여도 될까요? 3 급합니다 2013/07/04 813
270322 도토리묵 만들 때 나무주걱 없어도 될까요?? 2 도토리 2013/07/04 677
270321 역사학자들도 시국선언 "3·15 부정선거급 범죄&quo.. 1 샬랄라 2013/07/04 451
270320 아이들(대학생, 고등학생) 데리고 전주한옥마을 1박 2일 코스로.. 2 전주 2013/07/04 1,331
270319 문과 학생은 어떤과목을 집중해서 하면되나요? 5 ㅇㄹ 2013/07/04 1,245
270318 고추 절임 소금물에 삭히기 vs 간장으로만 절이기 어떤게 나은가.. 2 청양고추 2013/07/04 10,728
270317 여중학생 용돈 얼마나 주세요? 5 용돈 2013/07/04 1,129
270316 임신 중 튼살 8 29주 임산.. 2013/07/04 1,586
270315 고현정 그래도 배우는 배우인지라 예쁘네요 10 천상배우 2013/07/04 2,905
270314 오랜세월 비만이었던 사람은 무슨운동을 해야할까요 18 비만 2013/07/04 2,897
270313 중1,절대평가A등급이 91인가요 90인가요??? 8 떨려요 2013/07/04 1,644
270312 국민 로블카드 쓰시는분? vip카드라는데 8 저기 2013/07/04 7,840
270311 통영 여행할 때 렌트카 꼭 필요할까요? 5 비오는날 2013/07/04 7,426
270310 근저당권 말소 혼자 했어요. 3 초보 2013/07/04 1,953
270309 살짝 큰 크록스...대안 없을까요? 1 sks 2013/07/04 1,048
270308 건강식품 추가하고 싶은데요 건강 2013/07/04 242
270307 (방사능)백혈병 어린이 환자로 만원상태인 치바병원 3 녹색 2013/07/04 2,005
270306 이성민 (클라라)연예인.. 3 jc6148.. 2013/07/04 3,326
270305 기성용은 국대반납하는게 나을듯 14 ㅡㅡ 2013/07/04 3,600
270304 다른나라에는 한살림이나 생협같은게 뭐가 있나요? 7 플리즈 2013/07/04 784
270303 노란 피부 메베 추천 부탁드려요 4 노랭이 2013/07/04 1,662
270302 동네 마트..더럽게 불친절 해요 1 ..... 2013/07/04 1,196
270301 "기록물, 정치 악용 없게.." 8년 전 법안.. 샬랄라 2013/07/04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