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hopeater?Redirect=Log&logNo=54171965
진중권 조선일보게시판(10년전의 일베모델)10년전의 글
또 하나의 문제는 지역감정 선동이었다. 말만 하면 "너 전라도지?"라고 묻는 게 일부 경상도의 지역패권주의자들의 버릇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굳이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다. "그래, 나 전라도 예산군이다"라고 대꾸하면 된다. 세상에 얼마나 광적이면 충청도 예산까지 전라도 땅으로 보이는 걸까? 하여튼 경상도 일부 학교의 지리교육에 대단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기에는 광기로. 이어서 바로 역(逆)지역감정의 공세로 들어가, 타지역을 차별하는 경상도를 고립, 포위공격하는 것이다. '21세기에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남의 호적등본 등재사항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덜 떨어진 종자들이 있으니, 그들이 특정 지역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에서 느닷없이 남의 출신지를 묻는 덜 떨어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100% 경상도 사람이라고 봐도 된다. 실제로 그 지역은 문화가 좀 이상한 것 같다.' 이렇게 점잖게(?) 되돌려주면 대개 지역차별주의자들의 공세는 한풀 꺾이고 만다.
물론 여기서 그친다면 나 역시 경상도의 일부 인종주의자들과 별 다를 바 없을 게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수순, 즉 이 지역차별 이데올로기의 정치경제학적 원인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한국 보수 헤게모니는, 자칭 "주류"이자 "엘리트"인 강남의 소수 중상층과, 선거 때마다 멍청하게 이들에게 쪽수를 몰아주는 경상도 보수 서민층의 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주류나 엘리트들이 경상도 서민층들에게 표를 받아먹으면서 정작 그들에게 줄 것이 마땅치 않다. 설마 이들이 자기들이 가진 돈과 권력은 기득권을 아무리 영남이라 하더라도 서민들에게 나눠주려 하겠는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들이 일부 미련한 영남의 보수층에게 제공하는 것이 헛된 이데올로기적 망상, 즉 '비록 너희들은 우리보다 못 났지만, 전라도 애들보다는 낫다'라는 허위의식인 것이다. 이 허위의식은 대한민국 근대화를 영남인들이 이루었다는 공허한 자부심으로 표현된다.
몇 년 전부터 지역감정은 박정희 숭배라는 사이비 종교의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지역감정은 일종의 정신병이고, 따라서 그 치료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비슷한 종류의 것이어야 한다. 말하자면 영남의 정치의식의 바닥에 깔린 무의식을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한국정치의 이 고질적인 정신병은 비로소 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중권 교수 '남의 호적등본에 관심있는 종자들...'
춘천댁 조회수 : 951
작성일 : 2013-05-31 10:03:04
IP : 1.234.xxx.17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62774 | 수명산파크 어떤가요? 4 | univer.. | 2013/06/12 | 2,103 |
262773 | 염색약 두가지색 섞어써도 되나요? 2 | 찰랑찰랑 | 2013/06/12 | 10,216 |
262772 | 독일서 주방칼 얼마 정도에 살 수 있나요? 5 | 독일 | 2013/06/12 | 1,710 |
262771 | 민사소송 판결할 때 2 | 궁금 | 2013/06/12 | 1,203 |
262770 | 대구포 파는곳 아시는님 ^^ 2 | 대구포 | 2013/06/12 | 846 |
262769 | 분당제일여성병원에서 자궁근종 수술받으신 분 계세요? 5 | 자궁근종 | 2013/06/12 | 4,077 |
262768 | 대한민국이 미친거같아요 57 | 암울하네 | 2013/06/12 | 15,889 |
262767 | 동전으로 계산하다 업무방해죄에 걸린 미국남자. 1 | 손전등 | 2013/06/12 | 1,376 |
262766 | 사직서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7 | 드라마상에서.. | 2013/06/12 | 1,848 |
262765 | 홍대앞에서 좀 놀아보셨어요? 10 | 음 | 2013/06/12 | 2,199 |
262764 | 집보러 와서 진상 떨고간 사람들...ㅠㅠ 44 | 화남 | 2013/06/12 | 20,165 |
262763 | 최고의 진상 아줌마들,,, 28 | 코코넛향기 | 2013/06/12 | 15,053 |
262762 | 길냥이 밥, 쏟지나 말지. 21 | 고운 눈길 | 2013/06/12 | 1,474 |
262761 | 아이숙제인데 4학년 도덕 p37~39내용아시는 분 계실까요? | 숙제 | 2013/06/12 | 454 |
262760 | 아 ! 시어머니... 31 | . . | 2013/06/12 | 4,851 |
262759 | 최민희 "종편 4사, 특혜담합 위한 TF팀 운영&quo.. | 샬랄라 | 2013/06/12 | 412 |
262758 | 가죽에 각인시킨 글자는 2 | 없앨수 있나.. | 2013/06/12 | 794 |
262757 | 대인기피증일까요? 2 | uni120.. | 2013/06/12 | 1,174 |
262756 | 70대 초반 어르신께 하는 선물 어떤 게 좋을까요? | 선물 | 2013/06/12 | 643 |
262755 | 광파오븐에서 전자렌지 사용시 밑이 돌아가나요? 3 | ,,, | 2013/06/12 | 1,425 |
262754 | 요즘 프리선언 아나운서중 박지윤 아나운서 잘 나가네요 15 | 음 | 2013/06/12 | 4,819 |
262753 | 동부택배 원래 이렇게 일처리하나요? 1 | 아무리 | 2013/06/12 | 674 |
262752 | 맞벌이는 연봉에 따라서 가사 분담하나요? 25 | 가사분담 | 2013/06/12 | 3,305 |
262751 | 중구청장 최창식의 새빨간 거짓말 2 | 손전등 | 2013/06/12 | 640 |
262750 | DKNY 싱글 노처자들 컴온 11 | 싱글이 | 2013/06/12 | 1,0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