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격지심으로 제게 상처준 언니 얘기에요.(좀 깁니다...)

... 조회수 : 1,441
작성일 : 2013-05-30 19:09:48

전에 다니던 직장에  같이 일하던 언니가 저보다 다섯살이 많았어요.

그 언니는 결혼을 했고 저는 미혼이었어요.

첫만남부터 성격이 보통 아니겠구나 싶을 정도로 차갑고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인상이었죠.

그래도  직장에 여자라고는 단 둘 뿐이라서 친하게 지내려고 비위를 맞춰주면서 지극히 언니 대접을 했죠.

어느날 회사에서 회식을 하게 됐는데 담날도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저는 집에 일찍 들어갔는데 이 언니는 술을 좀 마시

더니 기분이 좋다면서 노래방까지 따라갔어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 출근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번호를 보니 그 언니였어요.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자기가 어제 남편이랑 싸워서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화장으로도 감출 수

가 없으니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러더군요.

그 얼굴로 회사를 올 수는 없으니 빠져야겠는데 뭐라고 둘러대야 하냐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어제 회식 끝나고 집에 가는길에 계단에서 삐끗해서 발을 삐어서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게 됐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그게 좋겠다며 회사 상사한테 그렇게 전화를 했고 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을 해줬어요.

그렇게 거의 열흘 가까이 집에서 쉬었어요.

그 언니와 저 사이에 비밀이 생긴거죠.

솔직히 저도 여자 입장이니 그 언니가 불쌍하게 생각이 됐고 이건 그 회사 그만둘때까지 회사 사람 누구한테도 말한적이

없어요.

그런데 회사를 계속 다니다보니 언니랑 저랑 너무 안맞는게 많았어요.

제가 상대방을 배려하며 모든걸 맞추려고 하는 반면 이 언니는 모든걸 자기 위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이었죠.

그러다보니 제가 상처를 받는게 많아졌고 어느날부터 서로 말도 잘 안하게 되고 내가 회사를 나가야겠다 싶어서 사직서를

내는 지경까지 이르렀어요.

그러자 직장 상사가 우리 둘을 화해시켜준답시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지 제가 속마음을 털어놓던 동료랑 면담

을 한거에요.

그 동료는 옆에서 자기가 지켜본게 있으니 당연 제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상처를 얘기했지요.

이런 말까지 했다 했는데도 설마 그런 말까지 했겠냐며 제 말을 믿질 않았어요.

그리고 상사가 그 언니를 데려다 얘기를 했는데 제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고 고스란히 일러바친 거에요.

언니는 자기때문에 사직서를 쓴게 걸렸는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오해를 풀고 잘 지내보자는 제스츄어를 취했어요.

그래서 맘 약한 저는 그냥 넘어갔는데 그뒤로 저와 동료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자기는 자기 얘기 누가 뒤에서 하는거 싫다는 말도 하더군요.

처음엔 저게 뭔소리지 했어요.

솔직히 자기도 맨날 동료들 뒷담화하면서 남이 자기 얘기 하는게 싫으면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왜 직장을 다니나 생각

했어요.

전 남이 뒷담화 하는거 솔직히 기분은 안좋지만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만 아니면 되지 일일이 신경쓸 필요가 없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 언니는 자기 비밀을 제가 남한테 떠벌렸을까봐 지레 기분이 나빴던것 같아요.

저것말고도 제가 아는 비밀이 몇 개 있었어요.전 떠벌릴 생각도 없었고 그 언니가 사생활이 어떻든 저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 굳이 뒤에서 떠들고 다니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런거 판단 못할만큼 어리고 생각없는 제가 아니었으니까요.

남을 믿지 못하고 자격지심에 빠져서 저랑 동료를 볼때마다 짜증을 감추지 못했던 그 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얄밉습니다.

그 동료랑 저,결국엔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어요.

상사랑 가까워져서 그 상사 믿고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꼴이라니...

부끄러운줄 알면 가만히나 있어야 하는데 도리어 나대는 바람에 이젠 회사 직원 모두가 상사랑 그 언니 사이를 의심한대

요.말만 안한다 뿐이지...

뒤에서 저런 소리 듣는 것도 모르면서 남이 자기 얘기 할까봐 전전긍긍하는거 생각하면 참 불쌍한 인생이란 생각도 듭니

다.

이젠 그 꼴 안봐도 되니 맘 편하긴 합니다.

이거 저 혼자만 알고 있던건데 이렇게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하네요.

남들한테는 별거 아닌지 몰라도 전 비밀을 지킨다고 오랫동안 담아놨었거든요.

그 언니에 대한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자 두서없는 글 써봤습니다.

그 언니한테 받은 상처는 아직 없어지지 않았지만 이렇게나마 제 마음을 다독여보고 싶었어요.

"난 이렇게까지 니 비밀을 지켜줬는데 넌 나한테 상처만 줬어...그러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이렇게 면전에 대고 큰소리쳐 줄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속시원했을까요..

지루하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IP : 121.168.xxx.13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3.5.30 8:09 PM (77.3.xxx.20)

    글쓴님 잘못하신거 하나도 없고 다 잘하셨어요.
    저런 사람이 사랑받으며 살았을리도 없고 사랑받으며 살리도 없고..
    불쌍하다 생각하세요. 저런 꼬임에 넘어간 사람들도 다 비슷한 종류에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0197 MBC의 단순 오보? '문재인 죽이기'는 계속된다. 3 참맛 2013/06/05 1,210
260196 해피투게더 박미선 신봉선... 23 야간매점 2013/06/05 13,544
260195 20세기 미소년^^ 1 하하33 2013/06/05 758
260194 청약하는 이유가 돈벌려고 한다는데... 3 청약 2013/06/05 2,167
260193 (급! 컴앞대기) 무늬없는 흰색 천은 어디가서 구해야 할까요??.. 3 ..... 2013/06/05 430
260192 개에게 곡물류 주는게 췌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네요. 6 . 2013/06/05 1,290
260191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 택시기사 친구가 올린 글 보셨어요? 26 변한게 없네.. 2013/06/05 18,225
260190 깨끗한 순대 파는 곳 알려주세요 12 순대순대순대.. 2013/06/05 2,991
260189 유기견들 .. ..... 2013/06/05 492
260188 절대 병원엔 안가신다고 하셨다네요... 4 소란 2013/06/05 1,310
260187 한의원이요 1 한의원 2013/06/05 615
260186 일드 모래그릇 3 안보신분들께.. 2013/06/05 1,332
260185 대전 관저동으로 이사가게 되었는데요 6 ..... 2013/06/05 1,797
260184 홍화씨 드시는 분 계신가요? 3 쩜둘 2013/06/05 1,941
260183 문재인 "대통령, 불행한 상황에 직면 말기를".. 4 저녁숲 2013/06/05 1,142
260182 요 마늘다지기 (갈릭프레스)어떤가요? 7 수준향상 2013/06/05 1,593
260181 몸에 두드러기가 났어요ㅠ ㅠ 2 맘고생중.... 2013/06/05 1,257
260180 '라면 상무' 사건에도…기내 라면 소비는 그대로 1 세우실 2013/06/05 950
260179 책추천 부탁합니다 2 래인 2013/06/05 1,314
260178 인터넷이 안되요 4 어쩜조아 2013/06/05 455
260177 돈을 아무생각 없이 쓰시는 분들 (저의 소심한 팁) 4 생활 2013/06/05 3,285
260176 나영석PD의 새작품 -꽃보다 할배 3 넘웃겨요 2013/06/05 2,513
260175 크록스 1 질문 2013/06/05 686
260174 절로 손이 가는 감자고로케 1 손전등 2013/06/05 844
260173 원룸들은 빨래를 어디에 널어요?? 5 잔잔한4월에.. 2013/06/05 4,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