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34살... 주변 어른들 보며 어떻게 나이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평온 조회수 : 1,688
작성일 : 2013-05-30 15:59:42

 

어제 저녁 친정에 제사가 있었습니다.

친할머니 제사요.

서울에 사시는 막내 고모와 고모부가 오셨지요.

고모부는 초등교사세요. 고모는 결혼과 동시에 전업주부.

저 어릴때 기억엔 고모가 넉넉하게 생활하진 않았어요.

알뜰하고 집에서 애들 간식도 잘 만들어 주던 그런 모습이 기억나요.  

그래도 고모가 열심히 모아서 (시댁에서 물려받은 재산없어요)

지금은 서울 북쪽에 아파트2채 소유하고 있고

아들, 딸 모두 좋은 대학나와서 대기업 들어가고

몇년전에는 자가용도 구입해서 재미있게 사세요.

25년 정도를 자가용 없이 사셨어요.. 고모부와 고모가 운전면허가 없으셨어요

고모가 몇해전 운전면허 취득하고 중소형 자가용도 한대 마련하셔서

요즘은 여기저기 드라이브며 여행 다니시며

본인 스스로 만족 많이 하시고 재밌다고 하세요.

돌아가신 시어머니도 꽤 오랫동안 모시고 살았어요

본인 스스로는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 2명 키우고 서울 4년제 사립대학 보내고 큰아들은 대학원까지 보내고,

초등교사 월급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았음은 뻔히 보이죠.

게다가 홀시어머니까지 모셨으니까요.

저희 엄마한테 듣기에는 고모가 주식을 해서 돈을 좀 벌었다고 하던데 자세한건 몰라요.

이제 아이들이 회사 다니니, 애들한테 돈 들어가는 일도 없을테고

요즘은 운동 하시고 일주일에 한번식 절에 가고 법회 다니시며 지내시더라고요.

어제는 절에 다니는 이유를 말씀하시는데

'저 사람을 바꾸려는게 아니라, 내가 바꿔려고 다니는 거잖아요. 그래도 가끔은 화도 나고 힘들지만

내가 바꿔려고 열심히 다니는거죠..'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 고모가 무척 여유로워 보이고 마음의 부자처럼 보였어요.

고모 얼굴에 평온함이 보여요.

 

또 한명의 제 주변 어른... 시어머니

어림잡아 부동산 재산만 30억 넘게 가지고 계시고

아무리 아파도 오후3시 장이 끝날때까지 주식하시다가 3시넘어서 병원 가시고

 만나면 늘

돈이 없다, 돈만 생기면 뭐 하고싶다, 돈이 안돈다....  돈 얘기만 줄줄 ...

만날때마다 돈 얘기만 하시니 불편하고 궁색해 보이기가 이루 말할수가 없네요.

정말 가진게 없는 분도 아닌데 돈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으세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사업해서 돈 벌 방법 없는지 구상하시고 만나도 늘 그런 얘기만 하세요.

농사, 가게, 태양열 등등...  남편은 늘 투자대비 수익성 없다고 말하고 끝납니다.

 

천주교 다니시는 시이모님(본인 여동생) 이랑 종교 얘기가 나오니,

절에가도 죄다 돈 내라고 하니 다니기 싫다. ( 표면적으론 불교지만, 일년에 한번 가실까 말까해요)

교회나 절이나, 천주교나 다 돈만 내라고 한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다른 얘기는 듣지도 않으시고 그저 본인 하고싶은 말만 하십니다.

그때 시이모님도 종교를 믿는 이유에 대해서 '나 스스로를 다스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시어머니는

화나면 불같이 지르시고 '내 성격이 이런데 어쩌라고'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세요.

 

 

 고모보다 15살은 많은  시어머니지만....

재산도 훨씬 더 많은 시어머니지만...

저희 고모가 훨씬 성숙하고 어른스럽고  부자라고 생각되네요.

 나이들어 품위있는 생활이 기본적으로 돈 없이는 안되는 거지만

 돈만큼 필요한건 인격인것 같아요.

그 인격은 꾸준히 본인 마음을 갈고 닦아야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점 깨닫네요.

 

요번주 시댁가야 하는데

벌써 스트레스네요...ㅜㅜ

 

 

 

 

 

 

 

 

 

IP : 118.32.xxx.21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30 4:04 PM (114.204.xxx.42)

    저도 고모분처럼
    '저 사람을 바꾸려는게 아니라, 내가 바꿔려고 다니는 거잖아요. 그래도 가끔은 화도 나고 힘들지만
    내가 바꿔려고 열심히 다니는거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 2. ...
    '13.5.30 5:35 PM (59.150.xxx.184)

    저도 34인데,,,주변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반갑네요^^
    고모님 정말 멋지시구요~~!!
    시엄니 때문에 많이 힘드시겠어요. 적당히 탐하고 즐기는게 좋은데,,
    저도 노후에 너무 빈하지 않도록 해놓고 자식들 부담 안주고 인격적으로
    넉넉한 성품 갖고 싶네요^^

  • 3. ᆞᆞ
    '13.5.30 11:11 PM (175.193.xxx.90)

    이글 좋네요...저도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늙어야하는데..그렇지 못하네요..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2673 아기 키우시는 분들.. 아이방 몇 살때부터 만들어 주시나요? 5 예비맘 2013/07/10 2,999
272672 말기암 환자의 통증 6 ... 2013/07/10 6,539
272671 새누리 "우리가 10년 더 집권해야 한국 반석위 올라가.. 4 20년 2013/07/10 985
272670 태아 안정기 1 2013/07/10 930
272669 해독주스 궁금한게 있어요~~ 6 뒷북 2013/07/10 2,120
272668 남편에게 존중받고 사는분들 8 궁금 2013/07/10 3,681
272667 지금도 장터에서 사과판매하시는 분 보면 3 우리밀 2013/07/10 1,747
272666 펜션에서 3박 4일. 밥해먹을 메뉴 추천해주세요 3 여행 2013/07/10 1,477
272665 영남제분의 호소문, '거짓'이었다…네티즌 '격분' 3 세우실 2013/07/10 2,254
272664 보장성보험은 만기때에 원금도 못받나요?? 4 삼성생명 2013/07/10 1,701
272663 슬리퍼 색 어떤 게 예쁜가요? 1 휴가 2013/07/10 952
272662 이번주말 양평 가면 오디도 따고 세미원 연꽃도 볼수 있을까요?.. 3 ///// 2013/07/10 1,579
272661 낼 면접보러 갑니다 용기주세요 7 면접 2013/07/10 1,071
272660 남편한테 오빠라고 부른게 그렇게 잘못된건가요?ㅠ짜증.ㅜ 105 짜증 2013/07/10 16,149
272659 제가 생각하는 바람둥이의 말버릇 3 ........ 2013/07/10 3,278
272658 걷기 운동하려구요~준비해야할게 뭐 있을까요? 5 초초보 2013/07/10 1,457
272657 DKNY 싱글 노처자들 컴온 8 싱글이 2013/07/10 1,157
272656 블루베리가 산성식품인가요 2 아사히 2013/07/10 1,756
272655 초6여아가 주도학습을 하겠다고 합니다. 수학 문제집.. 2013/07/10 880
272654 알라딘 정말 너무하네요 15 실망 2013/07/10 5,490
272653 강원도 래프팅 초등남아들이랑 가능할까요? 제노비아 2013/07/10 1,047
272652 제사 지낼 때 병풍하고 돗자리 없어도 될까요? 7 워너비 콘도.. 2013/07/10 6,229
272651 사무실 사람들하고 간단하게 나눠먹을 만한게 뭐가 좋을까요? 3 주전부리 2013/07/10 1,330
272650 대체로 주부가 뚱뚱하면 가족이 다 뚱뚱해 지지 않나요? 25 내가 문제 2013/07/10 5,189
272649 중고나라에서 사기 당했어요.. 4 ㅠㅠ 2013/07/10 2,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