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생을 보다가

대한민국30%의삶 조회수 : 960
작성일 : 2013-05-30 10:46:10
최근 미생에 심취해 헐레벌떡 정주행을 끝낸 1인입니다.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치열한 조직생활로 20대를 채워 보내고 
30대 들어서면서 결혼과 동시에 과감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인데
어리버리 아무것도 모르고 빈 종이에 혼자 막 그려나갔던 내 20대, 즉 조직생활 속의 내 모습이
미생을 보고 너무 후회가 되고 아쉽고 안타깝고 부끄럽고 막 그런 중입니다. 

남편도 아직 모르고 있길래 제가 먼저 정주행을 끝내고 강권했습니다. 
아직 조직생활이 구만리만큼 남은 당신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고.

남편은 30대 중반.
삼성 계열사 7년차 대리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온몸으로 다 가진 사람입니다.
이 작품을 보며 느끼는 바가 제일 많은 사람중 하나인 셈이죠.
사실은 보면서 뭔가를 좀  제발 느껴달라는 저의 바람을 담은 권유였습니다.

근데...
쭈~욱 보더니 심드렁 합니다. 

대한민국 월급쟁이라면 순간순간 탄성이 나오는 장면도, 
큭큭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장면도, 긴 한숨이 나오는 장면도 얼마나 많은데
걍 손가락만 휙휙 넘기고 맙니다. 

평소 모습도, 
크게 욕심도 없고 현실 정치 사내 정치 이런것도 싫어하고 모르고 
그저 자기와 자기 가족, 가정이 행복한게 제일인 사람. 
책임감은 크지만 사실 크게 책임지고 있는 것은 많지 않은 사람. 
정말 좋은 아빠, 좋은 남편으로는 세계 제일인 사람. 
좋은 선배, 좋은 친구, 좋은 동기. 딱 그런 사람 입니다.

저런 모습도 다 좋지만, 사실 이젠 슬슬 걱정이 되고있거든요.
과연 남편이 50살까지 버틸수 있을까. 

저는 직장을 그만 두기 전까지 능력 외로 운이 좋아(?) 항상 최고결정권자 밑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신분은 월급쟁이지만 결정권자들의 복심을 살피는 일들을 오래 하다보니
그런 사고방식이 머리에 젖어들었나봅니다. 

어쩔땐 집에서 술 한잔 하며 남편의 종알종알거리는 것이
될성부른 대리의 하소연으로 들리기도 하는 겁니다. 
 
아...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그런 사람이라 미생을 보며 뭔가 아주 조금이라도 (바둑을 몰라도 되니까)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대화가 오가기를 기대하며 남편의 완주를 기다리고 있는데

맨날 보는 인터넷 격투기까페나 보고
제가 흘끗 스마트폰이라도 쳐다보면 멋적게 tv로 시선을 돌립니다. 

사람이 똑같을순 없지만
그래도 뭔가 입맛이 씁쓸하네요...



IP : 115.143.xxx.3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며칠전에
    '13.5.30 12:04 PM (211.224.xxx.193)

    미생 그린 작가분을 tv서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의외로 그 작가분이 직장생활을 안해보셨더라고요.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외웠다고 하면서 거 외우시던데. 근데 어떻게 그런 만화를 출판할 수 있었던건지 의외였어요. 직장생활 경험없이 그려내기 힘들어 보이는 내용이잖아요. 잠을 일주일에 딱 3번? 3일만 잠을 잔다고 하더라고요. 나머지는 일하느라 못잔다고 잠깐잠깐 1시간씩 쪽잠을 잔대요

  • 2. 그럭저럭 대접 받는 직장생활을 했지만
    '13.5.30 12:28 PM (121.132.xxx.169)

    그 만화는 묘~한 점에서 핀트가 엇나가서. 스토리를 참 잘썼다는 생각은 들고, 저도 애독하지만 실제 인간이 아닌 스테레오타입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저만이 아닌 듯하군요. 만화는 만화랍니다.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3938 글 지웁니다. 15 유채꽃 2013/09/03 2,071
293937 제대로 엄마노릇! 4 설레요 2013/09/03 1,213
293936 지금 20대중 5명중 1명 평생 결혼못함... ..... 2013/09/03 1,397
293935 다시 보자 '십알단과 새누리당' 기억하자 '불법선거' 3 샬랄라 2013/09/03 1,064
293934 정지영 감독 “일베, 천안함 출연 배우 종북 몰아” 14 국정원 사태.. 2013/09/03 2,462
293933 '굉장한 새대가리의 황당 취임' 1 시사애너그램.. 2013/09/03 1,421
293932 종로구의 문제해결을 위한 한 목소리! garitz.. 2013/09/03 1,159
293931 표창원 “이석기 사건 보듯, 국정원은 수사권 놔야 22 절대 보호돼.. 2013/09/03 2,467
293930 떼운 금니가 떨어졌는데 그냥 버려야 하나요? 8 충치 2013/09/03 4,543
293929 이런 경우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할지 도움 말씀 좀 부탁드릴께요... 3 .... 2013/09/03 1,859
293928 대선 직후 상관에게 “덕분에 편히 봤다” 문자 받아 1 댓글녀김하영.. 2013/09/03 1,432
293927 mbc 라디오 미니 들으시는 분께 질문요.. 1 미니 2013/09/03 1,803
293926 비문증인데 병원 가야 하죠? 7 비문증 2013/09/03 2,928
293925 명절에 양가 다녀온 후 여행가면 피곤할까요? 2 팬션갈까 2013/09/03 1,197
293924 12월 터키 2 날씨 2013/09/03 3,386
293923 남편하고 대판싸웠네요.. 44 하소연 2013/09/03 14,569
293922 침대위에 라텍스올려서 사용하시는분계시나요 4 침대 2013/09/03 8,472
293921 2011년도 수능 영어 문제가 어려웠나요? 4 학부모 2013/09/03 1,302
293920 요즘 인도양 스리랑카 광고 몰디브인가요? 광고와 똑같나요,, .. 4 스리랑카 광.. 2013/09/03 1,592
293919 분당수내동에 아이들 컷트 만원정도 하는곳 없나요? 잘하는곳 2013/09/03 1,279
293918 별장에서 차례지내기 29 시크엄마 2013/09/03 2,903
293917 일본 추리 소설 중에 안알려졌으나 재밌는거 18 추리소설 2013/09/03 3,139
293916 남친의 회사로 전화했습니다 82 물망초 2013/09/03 19,265
293915 영화 '잡스' 볼만 한가요? 13 .. 2013/09/03 2,869
293914 강아지들은 대부분 맨바닥에 앉는걸 싫어하나요 12 . 2013/09/03 3,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