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덥석덥석 잘 믿는 편이었어요.
그렇다고 사기를 당하거나 큰 손해를 본적은 없지만(그럴만한 여유가 없어서가 더 맞아요.)
마음으로는 늘 상대방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편이었어요.
그러다 정말 크게 배신감을 느끼는 일이 생겼어요.
그 일을 겪고도 한동안은
'아니야.그 사람도 이유가 있었을꺼야.날 배신한게 아닐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느날 문득 깨달았어요.
내가 이용당했다는 것을.
그 뒤로 사람들의 호의가 호의로 보이지 않더군요.
분명 좋은 마음으로 대해주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이해관계를 더 따지게 되었고 내가 손해 볼 상황이 될 것 같으면 거절하고
적당히 거리감을 유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인간관계를 오히려 더 좋아졌고 더 인정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참 씁쓸하네요.
예전에 순수하게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대해줬을때는 오히려 이용당하고
배려도 받지 못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계산기 두드리고 이해관계에 맞춰서
했을뿐인데 더 대접 받아서요.
그리고 가끔 예전 생각이 나서 슬퍼지기도 해요.
예전엔 정말 사람이 좋아서 잘 대해줬었는데 그때는 오히려 이용만 당하고
정당한 대우조차 받지 못할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순수한 마음없이 이해관계에 움직이는데 더 좋은 대접을 받는게
어리둥절하기도 하기도 하고 왜 순수한 마음이 더 대접받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