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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아버지의 말...듣고난후와 듣기전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큰딸 조회수 : 1,626
작성일 : 2013-05-27 13:25:08

아빠가 투병중이시고 엄마가 병간호도 전담하시고 생활비며, 병원비며 그나마 엄마가 살림살이 일궈놓은걸로 자식들 손 안벌리고 해결하시는데...

이 상황까지 오기까지 아빠는 엄마가 하는일에 대체로 태클을 많이 거는 쪽이었어요.

예를들면 작은 빌라살다 아파트 이사갈때도 "뭐하러 큰집가냐? 욕심내지 말고 그냥 살아라.."

딱히 아빠가 뭘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어떤 부정적인 경우를 일단 먼저 언급하다보니 그냥 어떤 결정을 내릴대마다 태클거는쪽...집문제 말고도 참 많아요. 그러다 엄마가 이대로는 안되겠다싶어서 알아서 추진하고 나중에 통보하는 식으로 이야기했죠. 

결국 엄마가 추진했던 어떤 결과로 아빠는 누리면서 늘 엄마가 하는일에대해 사사건건 불만을 이야기하는 아빠의 스타일이겠거니...했습니다.

그러다 우리형제들도 십시일반 모아서  새발의 피라지만 그래도 조금씩 해드렸어요. 백만원씩 몇번  또 따로 십만원 2십만원 그때그때

그러다 큰이모 딸인 이종사촌 언니가 음식솜씨도 좋고, 엄마랑 매우 친해서 자주 왕래하며 맛있는거 많이 해다드리곤 했는데  너무 고마운맘에 "딸보다 낫네. 난 한것도 별로 없구..." 했죠. 

그랬더니 엄마가 "너넨 그래도 돈도 해주고 그러잖니. 이렇게 자주 오고.." 

옆에서 듣던 아빠가.."돈은 해주긴 뭘해줘"  하면서 약간 정색하듯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너무 적은 돈이긴 하지만요.  동생네도 저희도 현재 그리 여유가 많지는 않고 동생네는 사업상 문제로 카드론까지 쓰는 상황인거 뻔히 알면서.. 그리 말씀하시니 조금 섭섭해 지더라구요.

엄마가 오히려 분위기 안정시키려고 무슨말이냐고 아빠한테 뭐라하긴 했는데....

그동안 적은돈으로 얼마 월급 주면 엄마가 부족한 생활비 이런저런 부업하면서 메꾸곤 해왔거든요.

아빤 늘 난 열심히 일했고, 그래서 이만큼 주면 나머진 맞춰서 살라는 방식.

더불어 나도 욕심 크게 안낸다... 하면서   너희들 공부 많이 시켜서 뭐 대단한 직업 갖는거 바라지 않는다...라면서.늘 그런 사고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형제들 대학을 가기도 하고 안가기도 했지만 다른 친척들처럼 필수가 아닌걸로 자랐습니다. 참고로 아빠형제 엄마형제 자식들 모두 대졸이상이고, 저희집만 고졸반대졸반

아침에 드시고 싶다는 음식 사서 부랴부랴 갔었는데 돌아오는 길 내내 뭔가 허무해지더군요. 

어렵게 모아서 그래도 다들 어려운거 알지만 조금씩 드리자...라고 했었는데 이젠 그리 신나지가 않네요.

한주에 한번은 뭐 드시고 싶냐며 챙겨가고 사서가곤 했는데  이젠 무기력해 집니다. 

차라리 공부좀 욕심내서 더 시켜서 더 벌이가 넉넉한 직업 갖게 하던가... 시대와 안맞게 옛날 사고 가지고 사시던분이 나름 바라신것 같아 너무 모순적이고, 그냥 답답해집니다.   몸도, 마음도, 물질적인부분까지 다 감당하는 엄마생각하면 가고 싶긴 하지만요.  엄만 정성스레 해준음식 아빠가 맛없다고 거절하면 매 끼니때마다 해주고 있는 상황이고 병원밥 맛없다며 매일 해오라 하는 쪽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가 너무 이기적인것 같은데 그게 더 분명해지네요. 

우리 앉혀놓고, 늘 인간의 도리 강조하고, 돈이 다가 아니라며 물질만능주의 비판하시던 아버지.  여기다 이런말 쓰기도 솔직히 창피하지만 익명이니 그냥 씁니다. 

IP : 112.151.xxx.16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는듯해요.
    '13.5.27 4:16 PM (112.151.xxx.163)

    소극적인분 이시고, 그래서 형제간에 어떤 말실수 라도 하셔서 관계 불편해지면 혼자 속끓이곤 하셨어요.

    하지만 자식들로부터는 늘 존경받고 싶어 하신듯. 누구나 그렇겠지만요.

    다른건 모르겠고, 분명 그 말 듣기 전까지 전 아빠에게 제맘 가는한 최선을 다하면서 나름 즐거웟다는것.

    남편이나 제부들또한 최선을 다해 도우려 했다는것. 정말 친정 사정 안좋으면 더 큰 결단도 내릴 수 있는 형제들이긴 합니다.

    그런데.................. 깊게 생각하지말고 그럴수도 있지..하고 넘기자 싶다가도 섭섭한맘이 드네요.

    동생들은 이 사실을 몰라요. 말할까? 하다 분란이 일것 같아서... 그전에 동생이 먼길을 시간내서 어렵게 가면 뭔가 불만있으신듯 말씀을 한마디도 안하곤 하셨다는데 저한테는 한번도 안그래서 몰랐었죠.

  • 2. 시원한
    '13.5.27 4:48 PM (1.209.xxx.239)

    어느 순간 그런걸 알게 될 때가 있더군요.
    나를, 우리를 사랑해주던 부모님이 사실은 매우 속물적인 입장에 있다는 것을.
    언제나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잘 나가는 자식과 비교하고 질책하는 부모님을
    알게 되었을때, 충격이 크지요.

    그걸 말로 하고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글쓴분이 쓰신 것처럼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서 그걸 알게 되는 거지요.

    그래도 님은 지혜롭고 용기있는 어머님이 계시잖아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고 어머님 생각하면서 이겨내시기 바래요.

    이런 계기가 있으면 내가 사는 일에 좀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어쨌든 내가 잘살아야 겠구나...

    씁쓸하지만, 그렇 생각이 들어요.

  • 3. ...
    '13.5.27 8:42 PM (121.175.xxx.156)

    저희엄마를 보는 듯...
    제가 뭐해드리면 항상 맛이 없다고...
    아침저녁 챙겨즈리지만 늘 억지로 먹는 시늉이시니
    그냥 내 도리다 생각하고 무담덤하게 받아들여요.
    뭘해도 불만이시니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정도만 하는 것이지요.
    그럴수록 사이는 점잠 말어지지만
    제 가족도 증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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