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에게 푹 빠지게 했던 영화...바로 '은행나무 침대'였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코미디영화가 판을 치던 90년대 중반..제게 이 영화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한낱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역할에만 머물줄 알았던 악역이 너무 멋지고, 너무 가여워서
한동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몇번이고 봤더랍니다.
이 배우에게 반해버려 그가 데뷔한 영화들을 포함하여 출연한 드라마들까지 모두 봤습니다.
'연기력'을 키워야 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재능은 저를 감탄시키고도 남았습니다.
다른 배우들에겐 발견할 수 없었던 '존재감', 화면을 사로잡는 '아우라'..
그래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든 망하든, 드라마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 배우가 나오면 기대치가 높았더랬죠..
이랬던 배우가 언제부턴가 스캔들과 구설수로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고
작품 선택도 예전만도 못하면서 저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더 안타까웠던 것은 화면에 나와도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몰입하게 만들었던 그 능력대신
자신감 없고, 못나보일정도로 초라해져버린 그의 얼굴이 우스운 이미지로 변질된 것이었습니다.
좋은 재능을 허비하고, 재능을 키워준 감독을 만나거나 재능을 펼칠 기회였던 30대를 그렇게 날려버린 덕에..
그저그런 배우가 되어버린 40대를 어떻게 보내려나...한편으로는 걱정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작년에 출연한 '바보엄마'와 '각시탈'에서의 연기로 대중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입니다.
젊은 날 그가 자기관리를 못해서 생긴 주홍글씨는 아직도 일부 네티즌들에게 울궈먹고 있지만
그동안 자기자신의 관점에서 본 인생관이나 세상을 결혼함과 동시에 더 넓은 시각으로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
늦은 나이, 띠동갑 여인분과의 결혼으로 한편에서는 비웃음과 비난을 받는듯 하지만
늦게나마 찾은 인생의 반려자와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젊은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재능을 이제라도 펼치길 바래봅니다.
영화속 황장군은 불타는 침대에서 사라져서 다시 살아날 순 없어도..
황장군을 연기한 배우 신현준은 좋은 재능을 다시 펼칠수 있을거라 믿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