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죽인다”는 남편과 ‘협의’하라니…아내는 이혼소송중 살해됐다

ㅇㅇ 조회수 : 2,551
작성일 : 2013-05-23 19:40:44
기사입력 2013-05-22 20:15 | 최종수정 2013-05-23 08:56 

[한겨레] 고양 사건으로 본 이혼소송 허점

“10여년간 맞고 목졸리고 살아”

법원에 진술서·진단서 냈지만

“부부상담” 날벼락 처분

서둘러 협의 끝내고 싶었던 아내

사건 당일 남편 만나러갔다 숨져 

어린이날을 앞둔 4일 새벽,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 윤정임(가명·36)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남편 ㅅ씨(61)를 구속했다. ㅅ씨도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지만 살아났다.

사건은 ‘잦은 부부싸움이 부른 우발적 살인’ 정도로 가볍게 여겨졌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는 달랐다. 숨진 윤씨는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 같으면 열번도 더 죽었을 것 같아요.” 윤씨의 언니(40)는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동생이 그렇게 고문에 가까운 폭력을 당하고도 한번도 티를 내지 않았다”며 울었다. 윤씨가 이혼소송을 위해 남긴 일기 형태의 진술서에는 그간의 고통이 낱낱이 기록돼 있었다.

남편은 “죽여버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교회에서 만난 목사인 남편과 24살에 결혼한 윤씨는 10여년 동안 “줄곧 폭력에 시달렸다”고 진술서에 썼다. 셀 수 없이 목이 졸렸고 밧줄에 묶여 몸에 검붉은 피멍이 들었다. “남편이 그 일을 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자랑스럽게 털어놓기도 했다”고 윤씨는 적었다.

임신 때도 폭행은 이어졌다. “어렵게 첫아이를 가졌을 때 대로변에서 맞았다. 임신부를 때리는 것을 보고 대학생들이 달려와 남편을 막아세웠다.” 경제적 학대도 동반됐다. 남편은 결혼 뒤 돈벌이를 그만뒀고, 생계는 윤씨의 몫이었다. 휴대전화 판매부터 옷 재단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일을 마치고 귀가가 늦으면 남편은 “바람이 났다”며 가위로 윤씨의 옷가지를 찢어발겼다.

10년 넘게 견딘 윤씨는 지난해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의 매질로부터 세번째 달아난 참이었다. 윤씨와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에서 함께 지냈던 남아무개(42)씨는 지난해 7월 윤씨가 처음 쉼터에 들어서던 날을 똑똑히 기억했다. 아이 둘의 손을 단단히 붙든 젊은 여성이 짐 하나 없이 문을 두드렸다. “아침에 남편이 흉기를 들고 죽이겠다고 해서 싹싹 빌고 출근했다가 도망쳐 나왔다고 했다”고 남씨는 기억했다.

윤씨는 멍투성이 몸을 찍은 사진과 병원 진단서, 일기처럼 적어온 진술서 등을 몽땅 정리해 법원에 냈다. 상습적인 폭력을 증명할 자료였다. 쉼터에서도 성실히 자립을 준비했다. 9개월여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하며 법원의 결정만 기다렸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윤씨와 남편에게 부부상담 명령을 내렸다. 윤씨의 지인들은 “워낙 폭력이 심했기에 법원에서 부부상담 명령을 내렸다고 했을 때 놀랐다. 정임이가 ‘부부상담 받는 것이 너무 괴롭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입을 모았다. 

고양지원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각각 2차례씩 따로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언제 끝낼지는 상담위원의 판단에 달려 있어 끝을 기약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윤씨는 스스로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을 다시 만났다. 윤씨의 지인은 “의미없는 부부상담을 이어가는 대신 서둘러 이혼 합의를 끌어내고 싶어 했다. 합의를 위해 마음이 약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윤씨는 아이들과 집에 들렀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하루만 아이들과 지내자”던 남편의 말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남편이 ‘너는 나하고 죽어야 헤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윤씨는 진술서에 적었다. “결국 그 말대로 됐어요….” 언니 윤씨는 말을 더 잇지 못했다. 

고양지원 관계자는 “아내가 상습폭력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했고 남편은 우발적인 폭행이 한번 있었을 뿐이라며 다투는 사안이었다. 상담 회부 때 아내가 거부의 뜻을 나타내지 않았고 남편이 목사·상담사로도 활동한다고 해 이런 사태는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기사도 이해 안가지만 
나이차이가 더 충격이네요. 여자 36 남자 61.... 
저 여자분은 대체 왜 결혼해서 저렇게 살았던걸까 ;; 




IP : 175.210.xxx.14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라쥬
    '13.5.23 7:49 PM (211.106.xxx.66)

    참 요즘엔 희안한일들이 너무 많아요

  • 2. ...
    '13.5.23 7:51 PM (1.240.xxx.180) - 삭제된댓글

    댓글 보세요.
    판사놈이 죽일 놈. 저는 정말로 판사들이 범죄좀 된통 다 당해봤으면 좋겠어요.
    본인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아서 뇌사상태
    가족들 몰살당해서 360조각 절단나고 저수지에 시체유기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신차려요.

  • 3. 남편이 목사?
    '13.5.23 8:04 PM (112.151.xxx.163)

    직업이 정말 성직자가 맞앗다면 그 자체가 놀랍네요.

    판사가되기까 공부하느라 사람도 제대로 못만나고 여유부릴 시간도 없었겠죠. 인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이런저런 공감능력이 떨어진 판사였나보군요.

  • 4. ..
    '13.5.23 8:23 PM (211.176.xxx.112)

    가정폭력범도 그 수준이 천차만별인데, 저 경우는 정신병자죠. 용케 이혼해도 해코지하는 유형.

  • 5. 법이 뭐냐
    '13.5.25 4:12 AM (121.169.xxx.196)

    매일 어린이, 여성에 대한 범죄들이 끊이질 않아도 법을 만들고 집행, 판결하는 것들은 어른, 남성들이라서 많이 이해해주나봐요. 자기들도 잠재적 범죄인들이라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9313 정말 힘들때 2 .. 2013/06/05 1,288
259312 키톡의 스테이크소스(오리엔탈소스)말고 다른 레시피요.... 2 스테이크소스.. 2013/06/05 2,415
259311 전기오븐 스팀기능 1 ttpong.. 2013/06/05 2,189
259310 내일 부산가는 길 막힐까요? 2 내일 2013/06/05 655
259309 뻥쟁이할매가 얼마 못 넘길지도..... 1 참맛 2013/06/05 1,061
259308 청담동에서 애영유엄브하는 꿈을 꿨어요.. 12 ..... 2013/06/05 3,857
259307 양도소득세 양도소득세 2013/06/05 629
259306 싫은 사람에게 절대 티내지 않게 행동하시나요? 싫은 사람 2013/06/05 1,334
259305 마트 갈때 어떤 가방 들고 다니세요? 4 그것이 궁금.. 2013/06/05 2,071
259304 오징어 국산이랑 원양산이랑 어느거 사세요? 4 ... 2013/06/05 5,195
259303 아이학교 올해 에어컨 안튼대요. 선풍기도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 30 .... 2013/06/05 3,949
259302 못난이 주의보 궁금해요~ 7 궁금 2013/06/05 1,936
259301 냉동 블루베리 포장이 불량이예요. 5 꺼이꺼이 2013/06/05 940
259300 이런사람? 1 ᆞᆞ 2013/06/05 538
259299 해문스님의 문화재찾기... 2 들으면서 2013/06/05 839
259298 거절이 안통하는 무적의 아이친구엄마 199 아놔 2013/06/05 28,959
259297 필라테스학원....알려주세요 1 웬수같은허벅.. 2013/06/05 830
259296 북을 늦게 치는거 확실하지만 요즘 해먹는 스무디에 감동받아서요 1 //// 2013/06/05 1,270
259295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생긴일이래여. 끔찍하네요 57 yaani 2013/06/05 24,237
259294 시공사가 초기에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떼돈 벌었군요 7 불매 2013/06/05 1,352
259293 수족구로 유치원 쉬는데요. 가볍게 앓는건 일주일이면 낫나요? 3 2013/06/05 1,360
259292 우리 맛집 몇군데 공유해요!!! 4 맛집 2013/06/05 1,719
259291 오이가 짜요ㅜㅜ 2 베이브 2013/06/05 744
259290 오랜만의 휴일에 힐링콘서트 갑니당 2013/06/05 481
259289 아버님께서 치매가.... 12 휴~~~ 2013/06/05 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