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는 정말 좋으시거든요.
딱히 시집살이도 없고 안부 전화 같은 거 바라지도 않으시구요.
시댁에 가도 제가 가기 전에 미리 음식을 다 준비해 놓으세요. 그냥 설겆이 정도만 도와드리죠.
남편이 외아들인데 아들에 대한 집착도 없고 항상 제 편 들어주시거든요.
참 이상적이고 좋은 시어머니시죠.
그런데 한가지, 시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세요.
걱정을 사서 하는 분이라고 할까요.
가족 걱정은 물론 주변 사람들,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 세계 불쌍한 사람들, 동물들 등등
당신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각종 사건, 사고 등등
오죽했으면 시어머니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걱정이야. 예요.
그렇다고 우울증이 있는 성격도 아니고 주변에 친구도 많으시고
말을 재미있게 잘 하셔서 같이 있으면 계속 웃게 만들거든요.
그런데 걱정이 많아서 그런지 당신 나이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세요.
남편도 시어머니 닮아서 쓸데없이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랑 살면서 많이 개선됐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일에 관해서는 걱정이 많아서 좀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요.
또 안 좋은 일 있으면 너무 그 일에 집중해서 고민하는 경향이 있구요.
그런데 제가 이 집안에 시집와서 살다보니
저도 모르게 저 역시 사소한 일에 걱정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 역시 요즘은 걱정을 사서 하는 거 같아요.
전염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