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인 매력은 다 없어지는 것 같고 껍데기만 남은 것 같아요.
젊어서는 애들 뒤치닥거리에 바쁘고 그러다 좀 쉴라치면 이젠
여성일 필요가 없다고 여성호르몬은 더 안 나오고 몸의 살은 늘고
감정도 좀 기복이 심해지고 인생 정말 뭐 없네요.
50이면 점점 늙어가는 일만 남았는데 지금과 같은 세상은 과거처럼 나이 먹는다고 연륜과 인정이 주어지는 사회도 아니고
그저 점점 더 쓸모없고 매력없는 인간으로 가는 일만 남은 것일 뿐.
어딜 둘러봐도 멋있고 매력적인 건 못 생겨도 젊은 거지 늙은 건 아니잖아요.
물론 돈이 많다면야 또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돈버는 일에서도 물러나게 되고
몸도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그냥 죽을 때까지 이렇게 매일이 기력이 떨어지는 날들이 계속 되다가
가는게 인생 인가요?
몰려 다니는 친구나 모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봉사활동은 힘들고
나이 들어서 즐거움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 시댁 어른들만 보더라도 서울대 나오시고 많이 배우신 분들이지만
그냥 나이드니 티비 밖에 뭘 할 수가 없더라구요.
몸이 말을 안들어 주니 그 전엔 가열차게 운동도 하시더니 그것도 몸 조심 해야 되서
집에 계시니 티비 보시고 신문 보시는 게 다더군요. 그 전엔 오락 프로 보고 웃는 걸 이해 못하시던 분들이었는데
말이죠. 물론 지금도 웃는 거 말고 교양 위주로 보긴 하시지만 어쨋든 인생 40대까지는 그래도
몸이 건강하면 맘대로 움직이고 살아볼만 한 것 같은데
50이후는 그냥 죽기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육체의 쇠락, 정신의 쇠잔 이게 깊어지면 치매로 가고 젊을 때 보다 더 사고의 유연성도
떨어져서 내가 옳다는 편협함도 생기고 자기가 다 안다는 위험천만한 생각인 보면 안다는 편견까지
갖춰서 얼굴은 욕심과 번뇌, 미움, 회한 덩어리로 쳐지고 주름지고 정말 인간이란 생물을
이렇게 추하게 끝날거면 하나님은 왜 만들어 놓으셨나 모르겠어요.
50을 바라보니 이젠 나이 드는게 너무 두렵습니다. 운동을 해도 늙음을 막지는 못하더라구요.
가까이서 저희 시부 그렇게 열심히 규칙적으로 운동 하셨는데도 나이 들어 한 번 다치시니 그만
더 이상 운동은 불가하더라구요.
마음은 할머니가 아닌데 할머니로 불려질 일도 생기고 50이면 이젠 노년이구나 하는 생각에
뭔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뒷방 늙은이 같고 40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네요.
40대 때는 그래도 그냥 젊은 30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건 몸이 주는
느낌에서 별 차이를 못 느껴서 였는지도 모르겠어요. 40대 되서도 돈벌이도 변한 것 없고
그러니 별반 차이를 못 느끼는데 50대 되면 여자는 특히 폐경되고 그냥 껍데기만
남은 것 같고 중간 없이 바로 노인이 되는 느낌이에요.
나이든다는 거 너무 서글프고 이리 생각하니 인생 젊을 때 즐겨야 한다는 생각만 뼈져리게 듭니다.
직장 가지라는 분도 계신데요 400 정도 하는 프리랜서 직업도 있습니다.
이건 그냥 집에만 있어서 심심해요 가 아니고 늙어감에 대한 특히 여자가 폐경되고 나이들고
궁극적으로 여자로 별 볼일 없어지면서 늙어가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