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맘으로 즐기려고 여행가는건데
남편의 이기적인 성격때문에 매번 다투게 되요.
싸우는 것도 정말 사소한 것 때문에 시작이 되고,
남편이 하는 행동을 참다참다 저도 폭발하게 되거든요.
싸움 끝은 대부분 남편이 잘못을 인정하는 쪽으로 끝이나지만
이미 여행 기분은 망쳐버렸고, 심할때는 여행내내 삐져 있기도 해요.
일단 남편은...
배고프면 짜증내고, 더우면 짜증내고, 힘들면 짜증내고,
목적지를 헤매면 짜증내고, 유치원생 두 아이가 말 안들으면 짜증내고,
하여튼 본인 맘에 뭔가 안들고, 컨디션이 안좋으면 짜증을 내요.
그렇다고 여행을 싫어하는 건 아니고, 여행다니는 것 자체는 굉장히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위선의 탈을 절대 벗지 않아서
다들 사람좋은 남편, 세상에 둘 도 없는 아빠로 보지만
저희가족끼리만 가면 본색을 드러내기 때문에 너무 조마조마해요.
남편 때문에 망쳐버린 해외여행과 국내여행이 셀 수도 없이 많네요.
평소엔 참 괜찮은데, 여행가서 뭔가 컨디션이 꼬이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어요.
그것때문에 시간맞춰 밥먹이랴(면종류는 절대 안되고 꼭 밥이어야 해서 일본가서는
라면집과 초밥집만 전전한 기억도...ㅠㅠ), 혹시 더워하거나 피곤하진 않은지 기분 살피랴
두 아이 보살피랴, 정말 여행내내 피곤해요...ㅠㅠ
그렇게 맞춰주는데도 이번에 말도 안되는 걸로 또 짜증을 내서 정말 저도 버럭하고 말았네요.
아이들한테 4처원짜리 장난감을 하나씩 사준게 화근이 되어
둘째가 다른게 갖고 싶다고 징징거리니까(6살짜리 아이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잖아요)
그럼 그걸 잘 타이르거나, 단호하게 교육을 시키면 되는데
그걸 저한테 짜증으로 쏟아붓는 거에요.
자긴 첨부터 안사주고 싶었는데 제가 사주라고 해서 그렇게 된거라고.
정말 그것때문에 계속 툴툴거리고 짜증내고...
그런데 갑자기 비가 와서 남편이 가고 싶었던 맛집을 못가게 됐어요.
그랬더니 또 그 짜증을 저한테...
본인은 호텔에서 맥주랑 안주값으로 몇만원씩 쓰면서(여행기분이니까 전 그냥 놔두거든요)
아이들은 고작 4천원짜리 장난감 사주면서 이거 샀으니, 어디는 못간다, 뭐는 못산다 이런식으로 얘기하고
그나마도 쓸데없는 돈을 썼다며 성질을 내니까 저도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구요
그리고 갑자기 비가 온게 제 잘못도 아니고,
아이들이랑 비 맞아가면서 음식점을 찾아가야 되는 건 아니니까 다른 음식점 가자는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요?
(여행올 때 우산을 안 챙겨왔고, 새로 우산 사는건 남편이 반대-돈 아까우니까요)
아이들도 있으니까 꾹꾹 참고 어찌어찌 마무리는 화해하고
언제나처럼 남편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끝이 났지만...
저는 뭔가 묵직한게 가슴에 남아있는데다,
즐겁게 계획한 여행이 또 싸움으로 끝나게 되서 너무 화가나요.
이걸 따져봤자 또 싸움이 될 게 뻔하니까 그냥 넘어가지만
누군가한테 하소연 하지 않으면 병이 될 것 같아 82에 글 남겨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