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청에 추모문화제에 갔다가 늦게 돌아와 '홈플러스 일'을 이제야 보았네요.
지난 주, 82쿡 분들과 봉하마을에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분한데,
오늘 문화제 가서 조금은 위로받았던 마음의 앙금이 다시 올라오네요.
봉하마을에 도착해 자유시간에 돌아다니다가
추모의 집을 둘러보던 중
추모의 집 맞은 편 추모영상관에 잠깐 앉아서 음악을 듣고 나오다 보았습니다.
A4용지 크기로 출력한 이상한 사진,
담쟁이스티커 여러 개로 영상관 뒤편 정면에 붙여져 있었습니다.
새인지 동물인지와 합성한 소름끼치는 사진이었네요.
보자마자 행여 다른 사람들이 볼까하여 얼른 떼어 들고나왔습니다.
추모의 집 앞의 '후원회원 모으는 곳'에 가서 주었습니다.
" 가끔 추모관 내부도 좀 돌아보라고.." 속상해하며 한마디하고 왔었는데...
정토원으로 오르는 조금 외진 길을 오를 때 혹시 하는 마음에 내내 두리번 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참으로 마음 아프고, 분했었습니다.
봉하마을까지 가서, 추모관 내부에 그와 같은 일을 했던
그 손들은
대체 어떤 마음들을 가진 사람일까요?
오늘,
추모문화제에서 재밌는(?) 일 하나는
쓰레기 모으던 분이었습니다.
다소 마른 듯한 청년(?) 쯤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잔디밭 인파 사이를 누비며 '찹사~알 떡'을 외치고 다녔습니다.. 가 아니고
'찹사~알 떡'과 같은 억양으로 '쓰레~기'를 외치고 다니더군요.
긴 투명 비닐 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외치고 다니자,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쓰레~기' 청년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내 앞에 와서 비닐 봉투를 열 때면 마치, 겨울 날 찹쌀떡 살 때 처럼 물건을 주고 받았네요.^^
레퀴엠의 장중한 곡조이 흘러 나올 때 쯤에는
여러 개의 분리수거 봉투로 들고 다니는 데 , 마치 메뉴가 하나 더 늘어난 느낌 ^^이었습니다.
봉사자 이름표가 없었으니
순수한 자발적 봉사자분이였을까요?
봉하마을에 합성사진을 붙이던 손,
쓰레기를 모으던 손,
같은 하늘 아래 너무나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