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더 전에 헤어진 옛날에 사귀었던 사람의 모습을 봤습니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뭘 하고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에 쳐 보았더니 나오더군요.
교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하고 헤어지고 나서 결국 회사 나오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더군요.
저도 얼마 있다 결혼을 했고 다른 곳으로 오랫동안 유학을 가 있었기 때문에
전혀 풍문으로라도 이 사람 소식을 들을 일도 생각할 일도 없었습니다.
저하고 사귈 때는 대기업 다니고 있었고 그때는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회사를 계속 더 다닐까 말까 그래서 그냥 직장인으로 살아갈까 아니면 딴 데로 옮길까
등등 그게 고민이었고 그래서 연애의 즐거움에만 집중하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전 첨 진지하게 사귄거라 마음을 많이 줬던 것 같아요.
나중에 헤어졌을 때 많이 힘들었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헤어지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사귀는 동안 많이 맞춰 줬고 나이도 경험도 일천한 상태에서 깊게 사귀어서 헤어지는 게 무섭기도 했어요.
그 때는 지금과는 달라서 여자의 경우는 그냥 알아보자는 식으로 남자를 많이 만나지도
쉽게 만나지도 않던 때라서 더 상처가 마음에 남았나봐요.
그런데 어제 그 사람의 모습을 비록 사진이긴 하지만 얼굴을 보니 지나간 일들이
다 떠오르면서 오늘까지도 너무 괴롭습니다.
이 무겁고 가라앉은 마음의 정체가 무었인지 모르겠지만 좀 힘들어요.
놀랍게도 얼굴이 거의 상하지 않고 원래도 잘 생겼었는데 아주 좋은 웃음을 머금은 채로
원래 나보다 2살이나 많은 나이였는데
오히려 더 젊은 모습으로 찍혀 있는 모습을 20년이 넘어서 보니 그냥 기분이 가라앉아요.
어제도 그래서 여기다 쓰기는 했는데 왜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든지 혼자 삭이고 있기가 힘들어서 다시
적어봅니다. 이 마음은 뭘까요?
지금은 남편은 사람은 좋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별로 안 되는 사람이고 그 부분만 빼면
그리고 능력은 있는데 욕심이 없다는 것만 빼면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 저를 많이 도와주고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오늘도 전 남편과 한 마디도 안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