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처음 사건이 알려졌을 때 대사관과 문화원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미주 한인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 USA’ 등의 폭로 등을 통해 대사관이 성추행 발생 직후 사건을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대사관 측이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고도 묵살했다거나 경찰 신고 후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돕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병구 문화원장은 1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8일 윤 전 대변인의 귀국 항공편을 항공사에 문의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말해 사실상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의 워싱턴 방문 기간 대사관 측이 전담인력을 배정하지 않는 관행과는 달리 인턴 A씨를 윤 전 대변인의 비서 격으로 별도 배정한 것은 그의 까다로운 비위를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고 대사관 관계자가 말했다. 이와 관련, 대사관 측은 이번 대통령 방미의 중요성 때문에 인턴을 대거 동원했음에도 별도의 사전 교육조차 실시하지 않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