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님께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죄송 조회수 : 1,495
작성일 : 2013-05-10 19:06:46
시어머님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세요.

일주일에 적어도 세번 이상은 교회에 가시고, 교회에서 하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늘 저녁이 되면 성경책 쓰기를 하셔서 이미 구약, 신약을 몇번이나 쓰신 독실한 크리스챤이십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불교집안에서 나고 자랐고, 그래서 결혼할때 종교 강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네요.
한번도 며느리인 제게 교회에 다니라고 권유하신 적이 없어요.

언제나 입가엔 말간 미소를 지으시고 남에 대해 나쁜 소리, 험담하는 거 들어본적 없고,
늘 본인 위주가 아닌 남 입장에서 생각하시며 사시는 좋으신 분입니다.
결혼 10년동안 솔직히 속썩힌건 노후준비를 안 해놓으셔서 늘 생활비와 용돈 때문에 힘들었던 것 빼고는
다른건 소소하게 몇몇의 마음 상하는 정도...늘 좋은 말씀과 고운 마음씨로 제게 잘해주셨어요.


저희는 결혼 10년이 넘었는데 아이가 아직 없습니다.

별로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고 해서 계속 피임을 해왔고, 이제 슬슬? 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제가 사는 도쿄근처에 방사능 사고가 터지고 아이는 평생 포기했지요.

한번도 아이문제에 관해 제게 먼저 말씀을 꺼낸적도, 병원을 다녀봤냐, 노력은 하고 있냐.
등등 말을 꺼내신적이 없었어요.

이번 연휴에 한국에 가서 시댁에서 며칠밤을 잤는데 떠나기 전날밤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정말로 손자를 너무 원해서 늘 새벽기도로 간절히 기도하고,기도하고 또 기도했는데
얼마 전에 하나님으로 부터 응답이 왔다. 그냥 기대하지 말라고, 앞으로도 아이는 없을 거라고.
그러니 너도 너무 속끓지 말고 그냥 체념하고 편하게 마음 가져라...


한번도 그렇게 손주를 원한다는 걸 내색하신적이 없으셨는데...
일주일에 몇번씩 새벽기도 다니시면서 그리 원하셨다니..
지금은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나니(방사능, 제 나이)
정말로 후회스럽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 배웅오신 시부모님들 모습을 뵈니 정말 왜 이리 연세들어 보이시는지...
두분다 늦게 결혼하셔서 늦게 본 아들들 둘 다 아이가 없습니다.
얼마나 바라셨으면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하시고, 그런 내색 하나 없이 며느리와 아들을 보는
심정을 어떠셨을까 싶으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IP : 223.133.xxx.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10 7:19 PM (118.33.xxx.41)

    도쿄 사람 모두가 아이포기한건 아닐텐데..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시는거 아닌지..
    저는 원글님이 안쓰럽네요.
    아이를 부양해야하는데 시부모들 부양하느라 힘
    빠지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1576 김어준 - 종북프레임 공작 대기중, 최종 타겟은 문재인 8 ... 2013/05/15 2,177
251575 향을 피운 미래의 선우에 대한 얘긴 어제 죽은걸로 끝인가요? ... 2013/05/15 615
251574 오늘 나인에서 이진욱 키스씬 떄문에 온몸이 찌릿찌릿해졌어요 7 노트북짱 2013/05/15 4,053
251573 '현 단계에서 주기자를 구속해야할만한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2 경고 2013/05/15 927
251572 나인 마지막 장면이요 4 모야 2013/05/15 3,170
251571 지금 국민tv서 나오는 나꼼수 막방 때도 나왔다던 노래 4 궁금해요 2013/05/15 1,152
251570 초심 백은종씨는 영장발부되었네요 4 참맛 2013/05/15 1,597
251569 제가 생각하는 나인 결말 4 나인 2013/05/15 1,420
251568 (자기 전에 한마디만) 국민티비 홍보! 12 deb 2013/05/15 1,288
251567 주진우 기자 형님이랑 전화 연결했네요 6 너희들왔니 2013/05/15 3,174
251566 즉시연금 1 알고파 2013/05/15 961
251565 함께 주진우 기자 소식 기다리시던 분들도 고생하셨어요 ㅠㅠ 9 뽀로로32 2013/05/15 1,393
251564 앗싸 주기자 영장기각 공식확인 21 노란풍선 2013/05/15 1,967
251563 관용 여권 소지한 윤 대변인 외교관 특권없다네요! 4 참맛 2013/05/15 1,520
251562 공식적 기각 !!!!!!!!!!!!!!!!!!!!!!!!!!!!.. 65 deb 2013/05/15 3,381
251561 한국 정부의 미 경찰 수사 교란 작전 (CCTV 활용 가설) 3 notsci.. 2013/05/15 1,004
251560 절망적이예요. 중등아이 이리 못키울까요 11 절망적 2013/05/15 2,099
251559 전효성 관련된 어느 댓글 6 궁금 2013/05/15 2,692
251558 오늘 이승기 연기 짱이네요 8 ^^ 2013/05/14 1,831
251557 급질! 생(?)새우사왔는대요. 3 새우초보 2013/05/14 824
251556 아이가 이빨교정중인데 교정틀 한쪽이 부러졌어요.. 4 교정중.. 2013/05/14 1,199
251555 [속보]주진우 영장기각.. 45 ... 2013/05/14 3,149
251554 김어준 총수가 미디어오늘을 통해 밝힌 입장문입니다. 2 저녁숲 2013/05/14 2,542
251553 안젤리나 졸리 유방 절제 수술 받았다네요 7 브리짓 2013/05/14 4,264
251552 너무 잠이 오는데 주진우 기자 나오는거 보고 잘랬더만...왜이렇.. 2 뽀로로32 2013/05/14 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