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다퉜습니다.
애가 이제 8개월이에요.
전 일과 육아 병행중이구요.
프리랜서라 쉴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어 몸조리도 못했어요.
일을 잠시 쉴까 싶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큰일날뻔했어요.
결혼후 남편의 빚갚느라,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애한테 드는 비용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남편 월급으로는 그 빚과 애용품 사는게 불가능했더라구요.
전 정말 죽어라 살고 있어요.
낮엔 도우미아주머니께 맡기지만 퇴근하고 오면 온전히 제몫이예요.
남편은 늦게 끝나거든요. 아기가 잠든다음에나 옵니다.
그러다 보니 도와준다고 도와주는데도 늘 불만투성이 됩니다.
저도 잘못이 있지요.
하고싶은 말을 참지를 못해요.
그러다보니 상대를 긁는 말을 하곤 합니다.
남편은 임신중에도/출산후에도 술을 자주 마십니다.
그나마 출산후에 줄긴했으나 여전히 술을 좋아합니다.
술마시고 오면 저는 너무 싫은게 애를 정말 봐주질 못합니다.
술냄새도 장난 아니구요.
애는 점점 더 엄마만 찾구 아빠에게 안기면 울어댑니다.
그러니 육아는 점점 더 제 몫이 되지요.
저는 남편보다 더 잘벌고 더 바쁩니다.
아이를 낳은 뒤로 전 제 개인적인 생활은 다 포기했어요. 그럴수밖에 없는 환경이구요.
남편은 주로 설거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합니다.
본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열심히 도와준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 성에 차질 않아요.
전 빨래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밥도 해야 하고, 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애도 봐야 하고, 기저귀 가는거 하나 남편은 잘 못합니다.
자질구레한 일이 너무 많아요.
게다가 저는 살림도 못하고요. 살림보다 일이 편하거든요.
남편은 집에 오면 술을 마시거나 오락을 하거나 잠을 잡니다.
전 그게 너무 보기 싫어요.
오늘 밤샘 일을 해야 해서 아기를 재운뒤 초저녁에 잠들었다 1시에 깼어요.
남편이 집에 와서 오락을 하고 있더군요.
화가 확 나더라구요.
나같음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 나대신 애좀 돌봐주겠다! 부터 시작해서
줄줄줄 잔소리가 시작됐죠.
저희는 결혼한지 2년이 채 안됐는데 부부관계가 10번 이내입니다. 신혼여행 포함요.
남편은 그런쪽에 솔직이 욕구가 별로 없다고 보여집니다.
다른 남편들은 임신기간중에 참기 힘들어한다는데
저희 남편은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어요.
출산후에도 의무적으로 두번가량.
근데 저도 남편과 할때 아무 감흥이 없어요.
하지만 분명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생각에 가끔 이게 무슨 부부야..우리는 너무 그런게 없다..식의 말을 했었는데
오늘 저보고 그러더군요.
매일 피곤에 쩔어있고,아침이면 부시시하고, 늘 똑같은 추리닝을 입고 있는데 자기가 의욕이 생기겠냡니다.
뒤통수 맞은것 같더군요.
저도 화가나서 말했습니다.
그러는 당신은 어떠냐.
나도 당신보면 의욕 제로다 .맨날 씻지도 않아 발냄새 나고 흐트러져 자는 모습 술에 쩐 모습.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노력해야 하는거 아니냐. 나도 솔직이 요즘 피곤해서 아무 의욕없다.
난들 하고 싶은지 아냐.
참..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서로 하게 되네요.
남편은 주로 말을 안하고 참는 성격인데
오늘은 본인도 욱했는지 머라머라 하더군요.
제가 말을 너무 심하게 한답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의 행동이 심하니 말이 심하게 나오는거다. 라고 했지요.
둘이 같이 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데
한명은 어렵다고 탱자탱자 놀면서 20프로만 하려 하고
한명은 꼭 해야 하는 숙제이니 80프로를 채운다. 그러다 스트레스받아서 20프로 한애한테 폭언을 퍼부으면
누구의 잘못이냐? 라고 말하니 (전 둘다에게 잘못이 있다 주의)
숙제는 안할수도 있는거 아니냡니다.
이런식입니다. 저희 부부의 대화가.
숙제를 안해도 되는게 있고 꼭 해야만 하는것이 있다. 육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랬더니 자긴 안하겠답니다.(이제 막말의 시작이죠)
그래서 그럼 나도 당신과 똑같이 하겠다. 라 했습니다.
집안꼴 참 잘돌아가겠다더군요.
어디 한번 해보랍니다. 집안꼴 못돌아가면 자기도 느끼는 바가 있을지 모르겠다더군요.
그말에 화가 나서 내 맘대로 해도 되냐.
그럼 난 당신이 필요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 혼자 다 감당해도 된다.
당신 없어도 잘 굴러간다.
그래버렸습니다.
그럼 자기가 없어주겠답니다.
그러냐. 그럼 이시간 이후로 당신과 말섞는 일은 없을거다. 라며 전 컴퓨터 방으로 왔습니다.
아마 늘 그렇듯이 코골며 잘 잠들었겠지요.
저희부부..정말 문제 있지요..
저도 문제가 많은거지요..
어떻게 어디서 풀어가야 할까요...
답답합니다.
남편은 착해요. 말하면 고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노력이 지속되진 않아요.
남편은 집에 오면 정말 딱 네가지입니다. 술/오락/잠/티비.
아마 일을 너무 편하게 하고 있어서일거예요.
위기감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사서하지 않아요.
정작 정년은 45세정도고 현재 나이가 41세인데 다 잘되겠지~주의입니다.
특이종류 회사라 퇴사하면 갈곳도 없어요.
전 위기감이 좀 많은 편입니다.
프리랜서 생활을 17년간 해와서 그런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늘 하고 살아왔습니다.
물론 17년간 해왔지만 그동안은 문제없이 잘 살아왔어요.
하지만 나이들고 병들면..? 겁이 납니다.
남편의 짧은 정년도 신경쓰이구요.
그래서 뭔가 준비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 일이 너무 바빠 신경쓸시간도 없고,
남편은 시간이 남아도는데 그시간을 저렇게 보내니 화가 나는겁니다.
남편도 짜증날것 같아요.
본인은 그냥 평생 룰루랄라 살아왔는데
자꾸 제가 옆에서 타이트하게 살라고 하니
힘이 들겠지요.
근데 저는 그런 룰루랄라 남편을 보는게 힘이 듭니다.
정말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