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주고 되로 얻어온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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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두고 말이 많다. 하지만 나는 영어연설이니 한복이니 이런 비본질적인 얘기 가지고 더 이상 떠들고 싶지 않다. 영어 역시 단어 하나하나를 읽느라 애쓴 꼴이어서 차라리 우리말로 한 게 나을 듯 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방미를 통해 무얼 얻어왔느냐이다.
주지하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은 방미 전 미국산 헬기 36대를 우리돈 1조 8000억에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일종의 방미 선물용인 셈이다. 앞으로도 12조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바마 입이 귀까지 찢어질 것이다.
문제는 정상회담을 통해 뭘 얻어 왔느냐 하는 것이다. 닳고 닳은 우방 소리를 듣고 사진 몇 장 찍으러 미국에 간 것 같다. 실질적으로 가져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들도 한숨을 내쉬었겠는가?
더구나 박통이 미국 도착 시간에 오바마가 하원 의원과 골프를 치고 있었고, 미국인 환영객이 달랑 한 명이란 사실에 실소를 금치 못 하겠다. 오바마가 말은 않했지만 아마도 ‘독재자의 딸’이란 말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얼마나 내세울 게 없으면 언론들이 연일 한복 패션 기사로 도배하더니 이번에는 영어연설 가지고 도배하고 있다. 방미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기사는 거의 없다. 그 시간에도 그저 탈북자를 방송에 출연시켜 북한 까기에 여념이 없었다.
외세에 의해 분단된 한반도가 분단 67년이 지난 지금도 외세에 의해 조종되고 있으니 이를 두고 독립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무기 사주면 좋아 하고 조금만 거슬리면 IMF 일으켜 협박하는 나라가 진정한 우방인가? 묻노니 이 세상에 자국의 이익이 없는 우방이 존재할 수 있는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에 가면 미국 대통령이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존경심을 표시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김대중이 세계적 거물이란 걸 미국 대통령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심어린 존경심과 그저 관례적인 예의는 표시가 나는 법이다.
다 좋다. 영어로 연설할 수도 있고 한복을 입을 수도 있으며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말로 퍼주고 되로 받아온 방문 결과가 아닐까? 미국은 우리 민족도 아니다. 우리 민족이야 미우나 고우나 피가 같으니 조금 엇나가도 지원해 줄 수 있다. 그게 형제의 도리가 아닌가.
그러나 이번 방미 결과는 너무나 초라하다. 민족의 자존심은 어디에 두었는지 묻고 싶다. 방미를 마치고 돌아오면 국정원 수사와 4대강 비리, 성접대 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한가하게 미국 가서 웃을 일이 아닌 것이다. 개성공단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이거늘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미국까지 가서 대북문제도 서로 공조한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통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