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평이 많이 엇갈리던데 제가 요즘 이런 류의 자녀교육서를 많이 읽고 있어서 한번 사보았어요.
헉 근데 책 읽다보면 좀 심하다 싶은 게 많네요.
여자, 엄마에게만 일방적인 희생, 인내를 요구하고 남녀차별이 정말 심합니다.
일례로 자식은 20살 이후 독립시키면 결혼은 알아서 한다.
남자들이 자취하면서 밥하고 빨래하는게 힘들어 봐야 여자를 찾아 결혼한다, 이러는데
여자가 남편한테 밥하고 빨래해주는 존재인가요?
'아이를 위한다면 먼저 배우자를 존중해라'라는 장에서는
그 배우자가 온전히 남편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은 단 한줄도 안나옵니다.
그리고 자식이 부모말을 안 듣는 것을 서운해하기보다 아내 자신은 남편말을 잘 듣고 있는지 살펴보라네요.
남편이 뭐라고 하면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라고 하라는군요. 자식을 위해서요.
또 어른들은 잘 안바뀌기 때문에 무조건 어른들한테도 네 알겠습니다 하고 맞추라네요.
남편에게 화를 내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가는 것도 문제겠지만,
무조건 인내만 하고 희생만 하면서 생기는 화와 스트레스는 아이에게 안 갈까요?
오히려 세살까지는 무조건 엄마가 보라는 것은 뭐 그 취지는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현실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고
엄마가 세살까지 보지 않으면 '무조건' 비뚤어진다는 식의 그 단정적인 표현은 많이 거슬립니다만,
세살까지는 주양육자, 특히 엄마가 키우는 게 좋다는 건 많이 얘기되고 있는 이론이니까요(전 직장을 다니지만요).
(근데 세살까지 키우고 이제 자식한테서 조금 물러나서 - 그렇게 해야 한다네요 - 일하고 싶다 하면 누가 받아주는 곳 있나요?-.-)
근데 좋은 내용이다 싶다가도 중간중간 거슬리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책을 끝까지 읽기가 참 어렵네요.
아직 반도 못 읽었는데 다 기억은 안나도 너무 한심한 내용이 많습니다.
왜 부부는 서로 존중하고 서로 위해주면 안되나요?
이 책이 부모에게 좋은 책이라면 남편이 읽어도 똑같은 배움이 있어야 할 텐데,
남자, 아빠가 읽는다면 그래, 다 여자 탓이네, 난 돈만 벌어주면 되겠다, 마누라가 내 말을 잘 들어야 애한테도 좋겠네,
이렇게밖에 더 될까요?
근데 요즘 남자들 여자들이 돈까지 잘 벌어오길 원하잖아요? 이부분에 대해선 왜 스님은 말이 없을까요?
서천석 선생님, 조선미 박사님, 오은영 선생님 등의 교육서를 읽으면 현실감 있으면서 다 인정하고 배우게 되는데
이분은 뭔가 계속 뜬구름 잡는 거 같고 답답해지고...
답답해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