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과, 저는 문과 출신이라서
수학은 남편, 영어는 제가 담당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면 아이가 엉뚱한 소릴 하거나
같은 걸 반복해서 물어봐도 도통 화낼 줄을 모릅니다.
그렇다고 평소 부처님 같은 자애로운 성격도 아닌지라 아이한테 버럭 거리며 화낼 때도 있고 한데
가르칠 땐 어떻게 짜증 한번 안 내는지 솔직히 신기하네요.
늘 껌처럼 붙어사는 저랑 사이가 훨 더 가까운데
다른 땐 참을 수 있어도 내 자식이라서 그런지 가르치다 보면 짜증이 저도 모르게 솟구치던데
초등 4학년부터 지금까지 남편은 아이한테 이것도 못한다고 화내는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중간고사 준비하면서 제가 이거 나올지 모른다고 알려준 문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나왔는데 첨 알려줄 때 실수한 전치사를 그대로 다시 잘못 써서
부분 점수 맞고 어쩌고 해서 95점 받아 왔는데 저는 그걸 100점을 못 받냐고 버럭버럭~
(이미 끝난 시험, 무조건 잘했다 토닥토닥 해줘야 하는데 콕 찍어 준 문제를 또 틀리게 적으니 저도 모르게..ㅠㅠ
그 부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수학은 어렵게 나와서 3분 1 정도는 끝나고 엉엉 대성통곡하고 평균은 잘해야 40점 정도 된다고 하던데.
그래도 초등 때만 해도 보통 다 맞거나 한 개 틀리던 애가 70점도 안 나왔는데
아무리 평균 점수가 낮아도 잘 본편이라고 할 순 없는 걸 갖고 남편 왈, 평균이 그 정도면 잘 봤네. 요러고 땡!~이네요.
자식한테 기대치가 낮은건지, 아님 실망스럽게 나온 결과로 인한 비난의 화살을 모면하기 위한 술수인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