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2 아들 어버이날 선물..

^^ 조회수 : 826
작성일 : 2013-05-08 11:55:23
재작년 40 넘기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몸도 여기저기 다 아파서 이렇게 살면 뭐하나 하는 맘까지 들었었어요.
그날이 제 생일 이었는데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 당시 유치원 다니던 아들이 생일 밥상이라고 차려 왔어요.
밥에 도시락김, 물이 전부였지만 고사리 손으로 들고 들어와서 엄마 밥 먹으라는데..정말 눈물이 날만큼 감동이었어요.
왕후의 밥..걸인의 찬..
아파서 아이에게 잘 해 주지도 못하고,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엄하게 꾸중하던 나쁜 엄마라 항상 미안 했는데....
그런데, 한참 차려온 쟁반을 쳐다보더니, '밥을 보니까 나도 먹고싶네~' 하더라구요.^^ ; 사이좋게 김싸서 먹었습니다.
이제 그 꼬마가 벌써 2학년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학교에서 편지를 써 와서 주고는, 하루종일 집을 돌아다니며 레스토랑을 만든다고 저녁까지 작업을 하더군요.
마루에 상 펴고, 타이머 가져다가 스카치테이프로 귀퉁이에 붙이고 그걸 누르면 주문 받으러 오겠다네요.ㅎㅎ
메뉴판도 밥, 김치, 팬케익..디저트로 음료 여러가지 쓰고..가격표까지..(아직 용돈이 없으니, 그 돈으로 엄마, 아빠 선물을 살거라고..^^)
팬케익은 제가 만들어 놓은것을 그릴에 데워 오기는 했지만 나름 진지하게 넣고 꺼내고, 커피도 준비해서 한상 제대로 받았습니다.
레스토랑 꾸민다고 집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지만, 저보다 더 맘 따뜻한 아이에게 한 없이 고맙고 많이 배웁니다.
요렇게 예쁜 짓 할 시간이 아주 짧은 것 알고 있기에 더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착하고 예쁜 맘으로 배려하는 아이로 커 나가길 빌어보며,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구나 다시 다짐해 봅니다.
마냥 행복한..나이많은 엄마의 자랑질이었습니다.^^





IP : 110.10.xxx.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8 11:58 AM (175.114.xxx.5)

    너무 부러워요. 저희 아들은 부모님께 카드 만든 것 드리기라고 알림장에 적혀 있길래 카드 어딨냐고 했더니 아직 못 만들었답니다...오늘 받을 수 있을랑가 몰라요. 아드님, 평범하지 않아요...

  • 2. ..
    '13.5.8 12:02 PM (114.204.xxx.42)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 3. 기둥뒤공간
    '13.5.8 12:04 PM (112.218.xxx.11)

    눈물 나요^^..유치원 아이가 어찌 밥상 차릴 생각을 했을까..
    레스토랑 아이디어도 훌륭하고..범상치 않은 아이에요..

  • 4. 이뻐요
    '13.5.8 12:09 PM (58.126.xxx.81)

    딸도 아닌 아들이
    저리 이쁜 짓을 했다는게 더 부럽습니다
    울 아들들 밤에 한번 째려봐줘야겠어요

  • 5. 부럽
    '13.5.8 12:45 PM (115.140.xxx.99)

    병원에 도시락내용에서
    옷자락으로 찔끔눈물훔치며 읽다가, 타이머에서 빵 터졌어요.
    어디서 그런 생각을 다 했을까요?
    아유 이뻐라 ㅎㅎ
    너무 기특해요.

    제느낌엔 사춘기와도 여전히 이쁜아들할거같아요. 부럽네요 진짜진짜ㅎㅎ

  • 6. ^^
    '13.5.8 1:33 PM (110.10.xxx.183)

    아마 유치원 때 칭찬받은 기억이 좋게 남았나봐요. 점점 업그레이드가..^^
    엄마가 글 썼더니 많은 분들이 예쁘다고 하시네 하며 글 보여줬더니, 입이 귀에 걸렸어요..
    아이가 아직 좀 독해력이 딸려서^^;; 댓글 이해 못 하는 건 설명 해 줬어요.
    아직은 먼 일이지만, 결혼하면 아내나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되길...
    칭찬 댓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늘 날씨가 제 기분 만큼이나 참 좋네요.. 님들도 멋진 하루 보내시길 바랄께요.^^

  • 7. ...
    '13.5.8 10:16 PM (222.109.xxx.40)

    아이가 커갈수록 대견한 아들이 될 싹이 보이네요.
    엄마가 정이 많아서 아이를 정많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셨어요.

  • 8. ....
    '13.5.9 9:15 PM (110.10.xxx.183)

    222님 말씀 들으니 얼굴이 뜨거워 지네요..ㅠㅠ
    다정하고 정 많은 엄마가 아니라서요..
    그래서 늘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노력 한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님 댓글 보고 정 많은 사람으로 살아야지.. 다시 맘 먹어 봅니다. 감사드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4461 2달에 25키로 뺀 여자사람 입니다 물어보세요 43 글로리데이 2013/06/19 14,360
264460 새 꿈은 뭘까여?....새 두마리가.. 4 ㅇㄴ 2013/06/19 772
264459 단호박죽 쓸때 호박 뉴질랜드산이 좋나요?? 3 .. 2013/06/19 903
264458 위닉스 15리터 신형 사용해보신 분들, 어떠신가요? 10 제습기 고민.. 2013/06/19 3,063
264457 공준수.. 13 ㅠㅠ 2013/06/19 2,238
264456 서유럽 여행시 1급호텔과 2급호텔 차이가 많이 날까요? 9 유럽호텔 2013/06/19 18,034
264455 미니 (전기) 오븐 또는 오븐 토스터 추천 해 주세요. funfun.. 2013/06/19 645
264454 월세인데 샤워기줄 교체는 누가해야하나요-미국이에요 5 월세 2013/06/19 3,976
264453 4대강 적자로 물값 오르나봐요 4 ㅡㅡ 2013/06/19 877
264452 제가 올린 남양유업 기사 오늘 오후기사입니다. 1 샬랄라 2013/06/19 792
264451 스마트폰으로 자기도 모르게 전화 걸리는거, 조심좀 했으면 좋겠어.. 2 ... 2013/06/19 1,078
264450 서대문 영천시장 다시살림 4 garitz.. 2013/06/19 1,195
264449 핸드블랜더와 믹서기 차이가 뭔가요? 2 도깨비고장 2013/06/19 22,501
264448 이건 제가 약한걸까요 촉이 빠른걸까요? 6 매일 2013/06/19 2,320
264447 땀 줄줄 흐르게 더울땐 화장 어떻게 하시나요? 3 화장품 2013/06/19 1,999
264446 아파트에서의 담배냄새. 5 질문 2013/06/19 1,523
264445 늦은 나이에 대학졸업하면... 5 ᆞᆞ 2013/06/19 3,768
264444 엄마가 아프신데.. 조금만 도와주세요ㅠ 8 채땀 2013/06/19 2,118
264443 도서관에 책이 좀 많았으면 좋겠어요. 3 파란하늘보기.. 2013/06/19 542
264442 고물상에서 냉장고나 전자렌지같은거 받을까요? 4 이사 2013/06/19 3,770
264441 결혼전 쿠킹클래스 다니는 게 도움이 될까요?? 11 궁금~~ 2013/06/19 1,651
264440 급급)매실 엑기스 담을때요.. 4 허브 2013/06/19 1,118
264439 국제선 왕복 끊었는데 출발지에서 탑승하지 않아 티켓이 취소됐어요.. 13 억울 2013/06/19 5,984
264438 남편이 며칠째 삐뚤어져있어요 ㅠㅠ 6 내일 2013/06/19 1,294
264437 6시반 시작하는 과외 시원한 물한잔만이면 좀 그렇죠? 26 고등샘간식 2013/06/19 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