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일년 넘었고 아기가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안계시고 시아버지, 그리고 시아버지와 남편을 홀로 키우신 시할머니 계시죠.
시아버지는 평생 직장다운 직장없으셨고 시간나실때 막일 하시고 아님 마시는 수준.
할머님 연세 많으시나 모든 집안살림부터 경제권 아직 가지고 계십니다.
지방 소도시 계시고 경제적으로 넉넉한편 아닙니다.
제가 지금 많이 많이 우울한데
1. 며느리 앞에서 전혀 조심하지 않는 시댁식구들.
시댁 좁습니다. 20평 조금 넘을까 말까 합니다. 식탁의자 바로 뒤로 화장실이죠.
제가 결혼 전에 몇번 밥먹으로 갔을때부터 문열어 놓고 볼일 보십니다.
할머님은 여자시고 또 연세 많으시니 그러려니 하려 했습니다.
아버님은 아직 60전이십니다. 아버님도 그러십니다.
집이 좁아 문을 닫고 봐도 소변소리 그대로 들리나 그건 이해합니다.
근데 문열어놓은채 적나라한 그 소리 다 듣고 있어야합니다.
2. 아버님의 음담패설과 욕설
저희 보고 밤일 열심히 하라는 둥, 제가 결혼전 한복하고 시댁에서 입어볼때 문을 닫으니
농담이랍시고 야 그 문 꼭 닫아야하냐? 라셨고 (가족이니 내외말자라는 의미였을까요.)
그외 기타등등.
결혼 2개월 후 제사때 남편 자리 비운 틈에 신랑 바람핀적 있냐 물으심.
시할머니 옆에서 추임새로 여자하기 나름이라 함.
남편과 술자리에서 제가 앞에 있는데 말끝에 추임새로 씨발이란 욕을 몇번 넣으시더군요.
80일되니 제 아들 데려갔을때 아기가 울자 저새끼, 이새끼 울고 지랄한다 하셨습니다.
(손귀하고 아기 자체가 귀한집이라 예뻐하시긴 합니다. 아주 많이)
그러나 임신 중, 출산 후 아기 앞에서 담배 자제 안하심.
3. 시할머님 입장에서도 아들이 이상한거 아시나봅니다.
손주 즉 제 남편이 당신 사후 자기 아들 괄시하고 안찾아뵐까 걱정되시는지
결혼 후 삼개월째 - 전 임신 3개월 - 시할머님 생신 식사 대접하러 간 한정식 집에서
우리아들 괄시하면 내가 죽어서도 가만이 안내비둔다라 하심.
하...정리하다보니 너무우울하고 기가막혀 머리가 하얗게 되네요.
에피소드야 차고 넘치지만 더 쓰고 싶지가 않습니다.
남편은 아버님과 전혀 같지 않습니다.
연애를 오래했는데 결혼 일년전에야 집안에 소개 시키더군요.
저랑 결혼할 생각이 없나 내심 많이 서운하고 했는데 이제 이해됩니다.
남편에게 아버님의 모습이 전혀 없으니 저는 그런 시댁 집안 분위기 몰랐고
처음 겪었을땐 당황만했지 화가 난다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러차례, 방문할때마다 이러니 화가 났고 남편과 싸웠고 시댁을 멀리하고
지금은 왠만해선 가지 않으나
남편이 3대독자 외아들이고 자신을 키워주신 할머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기에
인연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화가 나고 시댁을 보고싶지 않은 것을 넘어선 비참함을 느낍니다.
저요. 30년 조금 넘게 살아온 평생 소변보는 아버지 뒷모습도 못본것 같습니다.
외가, 친가 통틀어 어른들 대화할때 쌍욕한번 들어본적 없습니다.
아버지 출근하실때 퇴근하실때 꼭 문앞에 가 안녕히 다녀오시라는 인사해야했고
밥상에서 먼저 수저 드시기전에 먹지 않았습니다.
이정도의 예의범절을 배우고 행하고 살았구요. 어른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댁에 그러고 싶지 않고 반항하고 대들고 말대꾸 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괴롭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매일매일 시어른의 행동, 말씀을 생각합니다.
자꾸 병적으로 생각이 납니다.
왜 이렇게 우울한가 생각해보니
느껴지는 비참합때문입니다.
남들처럼 우아하고 고상하게는 못살더라도 비참함을 느끼고 살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상스럽고 우악스럽고 무식한 인간이 된것만 같고
제 자식도 그렇게 된것 같아 너무 슬픕니다.
남편이 막아줘도 한계가 있고 안본다고 해도 기본적인 명절, 생신엔 뵈야하겠죠.
일년에 단 두 세번을 만나더라도 저는 참을수가 없는 기분인데.....
어쩌나요...
자꾸 눈시울이 붉어지고 기분이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