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어린이날 오니까... 과거 기억 떠오르네요 ㅎㅎ

래이 조회수 : 1,324
작성일 : 2013-05-05 17:54:15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는 가정에서 자랐는데... 처참하게 살았죠. 초등학생 얼굴에 하루가 멀다하고 멍에, 팔다리도 멍으로 처참...
하루는 제 생일 즈음에 아버지가 웬일로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선, 뭐가 갖고 싶으냐고 묻는 거예요. 아버지가 이런 적이 없어서,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인형이 갖고 싶다고... 우유를 먹이면 트름도 하고 눈을 깜박이는 아가같은 커다란 인형이 갖고 싶다고 했어요. 알겠다고 전화를 끊은 아버지가, 십분후에 전화를 해서는, 엄청 격앙된 목소리로 야이 개새끼야. 그런건 유치원생들이나 갖고 노는거야 개놈의 호로새끼야. 하고 연방 욕을 하더니 끊었어요... 저는 너무 무서워서 눈물만 흘렸고요. 아버지는 공무원이었고, 분노조절장애가 있었어요... 하루하루 공포에 떨며 살았죠. 오늘 하루는 맞을까 맞지 않을까 두려움에 젖어서 매일 아침 눈을 떴고요.

제 나이 이제 서른... 독신주의로 혼자 살아요.
명문대 나와서 공무원 하며 살지만, 부모는 잘 안 보고 삽니다. 특히 이런 어린이날 같은 날엔 아직도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와 심경이 복잡해요. 제 나이 어릴 적엔 기세등등 저를 쥐어패며 살았던 우리 부모, 공무원 월급에 재산 누리며 잘 살지만... 자식들 애정과 존경에 목 말라 삽니다. 영원히 채워지지 못할 갈증이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기엔, 이미 너무 많은 나날들이 황폐하게 저물었으니까요.

아이들은 그 나이, 그 때 갖고 싶었던 뽀로로 풍선 하나, 인형 하나가 주는 어린 시절의 따스한 기억만으로도 평생의 삶을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저는 스무살까지의 기억을 되돌려봐도 맞은 기억, 공포에 떨며 하루하루 연명하던 기억밖에 없어요. 오직 저 악한 사람들에게 꺾이지 않고 보란듯이 잘 살아가겠다 다짐하며 생의 의지를 불태웠죠... 그나마도 이것조차 없었다면 진작에 제 손으로 마감했을 저의 삶, 그리고 오늘... 가정의 달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부럽기도 하네요.

그 사람들도 딴엔 부모라고, 5월 8일엔 부모님을 보러 집으로 갑니다. 초등학교 이후로 어버이날 편지같은건 하나도 안 썼는데, 어버이날 부모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 한 번도 없는데,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는데... 올해도 이런저런 복잡한 심경을 품고,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지 않은 카네이션 바구니 하나, 선물 하나, 그렇게 들고 찾아가렵니다...
오늘따라 유독 씁쓸한 맘에 길게 적어보았어요 ㅎㅎ..


IP : 223.62.xxx.19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3.5.5 5:58 PM (14.52.xxx.7)

    저도 어린시절 상처가 많아서 충분히 이해해요
    저는 결혼해서 아이가 셋이에요
    이 아이들한텐 진짜 큰소리 한번 안 내고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어린시절이 되게 해주려고 너무너무 노력하고 살아요
    어쩌면 나를 대입시켜 놓고 대리만족 중 일지도....
    원글님도 상처를 조금씩 지우며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 2. 토닥토닥
    '13.5.5 6:00 PM (183.98.xxx.65)

    ...

    혼자서 반듯하게 자라시고 참 훌륭하시네요...

    그런데 어버이날 왜찾아가세요?

    그냥 초라하게 늙어죽으라고 내버려두겠어요 저같으면...

  • 3. 토닥토닥
    '13.5.5 8:48 PM (112.152.xxx.25)

    그런 어려운 역경에도 ㅈ열심히 공부하시히고 명문대까지..그리고 안정된 직장도 가지고 계시고요...자존감 충분히 느끼면서 사세요~부모는 나를 낳아준 혈육이지..사실 어떡해 보면 그이상도 아닙니다..물론 존경을 하며 살아가야 할 대상이지만...가끔은 이런 경우..특수한 경우에는 가슴이 앞아요...전 부모님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전 그렇게 스스로 잘 자라지 않았어요....그냥 저냥입니다..^^
    오히려 님이 더 부럽습니다..어릴때의 그늘이 평생갈수도 있지만 현재가 제일 중요한게 아닌가요>>>?
    오히려 원글님의 대쪽같음이 부럽습니다...맘 앞아하지 마시고요...앞만 보고 달리시길 바랍니다.....

  • 4. ..
    '13.5.5 10:24 PM (110.70.xxx.182)

    옆에 계시면 안아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정말 장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0373 공부못하는 중딩 사는게 괴롭네요 20 어찌해요 2013/05/03 4,657
250372 유아인 팬됐어요~ 1 유아인 ㅠㅠ.. 2013/05/03 1,200
250371 어머님이란 호칭 22 완전 멘붕이.. 2013/05/03 3,306
250370 la공항 인근 호손 hawthorne 지역을 아시나요 la 2013/05/03 726
250369 어떻게 말하면 엄마가 속상할까 생각하는듯한 아들.. 3 중딩맘 2013/05/03 1,082
250368 생애 첨으로 된장을 담갔어요. 6 된장 2013/05/03 1,256
250367 아이 전자사전 사줘야할까요? 16 딕쏘5 2013/05/03 2,012
250366 베이킹 고수님들....궁금해요 3 --- 2013/05/03 830
250365 펌글) 시어머니의 마음은 다 이런가요.. 9 ,,,,,,.. 2013/05/03 2,908
250364 송파에 영어학원 추천및 경험담좀 공유 부탁좀 드릴께요. 3 .. 2013/05/03 1,283
250363 성수기 제주 항공권 예매, 지금 꼭 해야할까요? 4 제주도 2013/05/03 2,273
250362 장윤정 엄마가 10억 날렸다해도 말이죠... 25 w 2013/05/03 14,264
250361 하우스웨딩 조언부탁드려요~~ 2 쏘나 2013/05/03 1,501
250360 학교에 전화 한 것이 ...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34 ... 2013/05/03 14,746
250359 양배추 어떻게 씻어야 하나요? 4 복단이 2013/05/03 2,738
250358 KTX대전역에서 논산시청 가는 법 좀 알려주세요 4 시외버스 2013/05/03 1,374
250357 이런 경우 휴대폰요금 어떻게 되는건가요 2 ... 2013/05/03 634
250356 아줌마가 아이가 없는사람으로 보이는건? 17 .. 2013/05/03 3,324
250355 비단 연예인만 가족들이 뜯어먹으려는건 아녜요. 3 ... 2013/05/03 1,775
250354 ㅋㅋㅋ 靑 "골프존·싸이·카카오톡이 창조경제 사례 2 참맛 2013/05/03 981
250353 구두방에서 구두닦을 때요.. 1 .. 2013/05/03 532
250352 은행에 동전 바꾸러 갈때 8 은행 2013/05/03 2,141
250351 정지된 통장이있어요 2 질문하나 2013/05/03 1,011
250350 51세 정도되면 할머니 소리 안듣죠? 19 오늘 2013/05/03 2,973
250349 일산에 어른들 모시고 갈만한 식당좀 알려주세요~~ 2 어버이날 2013/05/03 1,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