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6이예요. 말만 들어도 부담스러운 예비중이죠. 이래저래 학습이 힘들었고 지능적인 문제는 없었어요.
학교 교우 문제도 괴로워서 죽을 고비를 넘겼는데 저학년때 했던 상담치료를 다시 받아서 좋은 효과를 봤구요.
그래도...수리력은 저학년때부터 나아지질 않고, 다행히 아이는 성실하게 하긴 하는데 그만큼 난이도는 높아져서
힘들게 학교, 학원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심리검사에서도 동작성지능 점수가 낮게 나오긴 합니다. 2학년때 결과구요.
다시 검사를 하면 달라지겠지만 아이도 원치 않고, 저도 검사를 다시 해서 마음의 지옥을 다시 만들고 싶진 않아요.
병원에 데려갈 필요는 없다고 해서 굳이 병원에서 받는 검사를 따로 할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안 할 생각입니다.
아이큐는 극히 정상범주인데 다른 과목을 보면 뛰어난 편이고 국어는 6년 내내 기복 없이 우수해서 그나마 기대를
못 버리고 있는데요. 담임선생님들을 좋은 분들을 만나서 몇몇 분들은 아직도 가끔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학교
교우 문제로 지독하게 힘들었을때 배려해주신 작년 담임샘은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씩 문자메시지로 아이와 소통을
하십니다. 지금 담임샘도 간간이 아이와 따로 상담을 하시고 있고 잘 지켜보시는 중인데...4,5,6학년 담임선생님들이
아이의 가능성에 대해 제한을 두지 말고 지켜봐라...가능성이 많은 아이다. 학습 성취도가 지금 결코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앞으로 뻗어나갈 능력이 충분히 있다. 수리력만 보고 아이를 판단하지 말아라...인생은 길게 봐야 한다.
실제로 끔찍한 일이 일어날 뻔 했어도 다행히 아이는 묵묵히 견뎌냈고 학습적인 면에서 수리쪽은 별로였지만 그럭
저럭...좋은 성적을 내긴 했어요. 이번 성적은 약간이지만 더 나아진 상태구요. 하지만 아이를 5년 넘게 가르친 학습지
선생님은 제가 좀 더 많이 타이트하게 아이를 가르치고, 설득하면서 공부량을 대폭 늘리지 않으면 중학교에 가서
정말 고생하다가 흥미를 다 잃을 수 있다며 저를 다그치십니다. 그렇다고 과목을 더 등록하게 해서 장삿속으로 그러
시는 건 아니구요, 이 지역에서 가르치는 능력 하나는 아주 유명하신 분이예요. 저희 집 숟가락이 몇개인지 알 정도로
둘째까지 오래 가르치셔서 터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오늘 그 말씀을 하시는데...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아이가 우울감에 빠지더라도 학습에 관한 한 엄마는 부지런히 떠먹여주고 끌어주고 매일매일 일정량을 반복학습
시키지 않으면 가능성이 있더라도 절대 그것이 발현되지 않는다. 학습은 현실이다...공부는 정직하다...아이가 한
만큼 그대로 반영해준다. 점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ㅠㅠ 전 왜 이 학습지 선생님 말씀이 더 신빙성 있게
들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아마 오랜 세월 저희 아이 초등 입학할때부터 봐오셔서 그런 건지...저 너무 불안해요.
아이는 지금 한참 사춘기에 접어들었고, 수학만 꾸준히 공부하는 편입니다. 영어는 유치원때부터 5년 내내 하다가
작년 무렵에 그만두었구요. 화상수업도 지금은 중단했고 이번달부터 학원에 다시 다니기로 했습니다. 답답합니다. ㅠㅠ
초등 담임선생님들은 아이들 개개인에 대해서 잘 모르실까요? 아이와 가까이서 지켜보는 관찰과 소통의 깊이는
낮지 않은 편입니다만...그래도 5학년 그 고비를 넘기면서 저보다 더 밀착해서 봐주시고 얘기하시고...6학년도
남자샘이라 약간 거리감은 느껴지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부모인 제게 이런 저런 조언을 주려고 많이 애쓰십니다.
이번에는 학습적인 면에서는 좀 냉철한 분이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에 있어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고 계셔서 혼돈스럽네요.
그냥 형식적인 걸까요? 5학년샘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가 만든 작품을 사진이나마 평가해주시고, 아이의
애칭을 부르면서 친구처럼 대해줍니다. 저보다 많은 신뢰감이 있는 관계라고 할 정도니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죠.
부모인 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대해야 할지...솔직히...예비중 엄마로서 앞날이 너무 무섭습니다.
첫 아이라 그런지 공포스럽기도 하구요, 직계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학습에 대해서는 우월했기에 더욱 자신감이
떨어지네요. 제 아이가 나중에 좌절해서 더 엇나가면 어쩌나...제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같은 경험이 있거나 좋은 조언을 해주실 분이 계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몸도 마음도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