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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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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자폐아를 돌보고 있는데요

ㅇㅇ 조회수 : 3,264
작성일 : 2013-05-01 21:55:01
안녕하세요~
82cook 회원님들
저는 유럽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교민입니다.

이 곳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하고있는 봉사활동은 장애우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잘 따라갈수 있거나
또는 지능이 약해서 뒤처지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도우미역활인데요...

몇 주전부터 자폐아를 (나이 11살 )돌보게 되었습니다...

자폐아동은 우리나라로 치면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몇 주간의 경험이었지만 "천사같은 아이들" 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아이들이 저를 따르고 도와주더군요...

문제는 제가 담당하는 자폐아 입니다.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1.전담선생님이나 지금까지 맡아온 전임보육사가 오면 말을 잘 듣지만,
내 말은 듣지 않음.

2.전담선생님이 짠 시간표를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함..
그러면서 "뭘 할지 결정하는 건 자기" 소리를 지름


지금까지 고비마다 같은 반 아이들이 도와주고 반선생님들이 도와주었지만,
언젠가는 저 혼자서 아이를 통제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네요...

그렇다고 체벌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선생님들은 그래도 1주일동안의 아이의 모습을 보면 잘 따라온 것 이라고 하는데,

(글구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때는 제가 말 안 해도 집중해서 잘 합니다 )

문제는 저번주에 아이가 하고 싶은 거 하겠끔 내버려 두었더니
더 내버려두면 "애를 통제하기가 여려울 정도" 가 될 것 같은데요...

뭐랄까.. "아이가 절 가지고 논다" 라는 느낌도 들더라구요.

하긴 제가 오기전의 전임자는 40대 중반? 의 아저씨인데 그분도 버거워했던 아이인데...

서양인도 아닌 제가 낫설어서 인 걸까요 ???

암튼 말 안듯는 아이를 어떻게 통제시켜야 할지 막막합니다.

82회원님들의 지혜를 나눠주셨으면 좋겠네요...

IP : 87.167.xxx.14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1 10:09 PM (175.116.xxx.211)

    좀 만만하다싶으면 말 잘안들어요.. 아니면 알아가는 초반기라 밀당?내지는 테스트를 하는걸수도있구요.. 기본적으로 나를 사랑하는사람..나를 도와주는사람이다는걸 느끼 신뢰할수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시면 잘 따라올겁니다. 첨엔 좀 힘들게할수도있어요. 허용할수있는한도에서 허용해주시고 안되는건 단호하게 안돼! 하시고 받아주시지마세요.. 그리고 따뜻하게대해주시면 아이들 순수해서 다압니다. 우리애가 자폐성장애예요

  • 2. 글쎄
    '13.5.2 2:47 AM (173.75.xxx.134)

    이런 설명 하나로 알 수가 없는데 그곳에 일할 때, 자폐아를 어떻게 보살필 것인지에 대한 사전교육이 없었나요? 아니면 원글님처럼 초보자에게는 상급자가 하나 붙어서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 지도를 해줘야 하는데 유럽 어디신데 좀 후진적인 것 같은 느낌이 나서요.

    일반 애들과 같은 눈으로 자폐아를 보면 당연히 안되구요, 자폐에 대해 지식이 있어야 자폐아 돌볼 수 있는데 지금 원글님 일하는 환경은 전혀 그런 관리가 안되는 것 같아요.

    일단 다른 사람 말은 들어도 원글님 말을 안들으면, 원글님과 관계 형성이 잘 안 이루어져서 그럴 거예요. 자폐아들은 민감해서 사람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반응해요. 일단 자기 자신을 이해못하는 사람은 빨리 알아차리고 싫어하고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요. 동물적인 감각이 발달했다고 할까요. 이 아이를 잘 관찰해서 언제 어떻게 반응하고 왜 그랬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절대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상황은 존재하지 않아요. 분명 그런 반응을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있어요.

    두번째의 자기 멋대로 하고 싶어하는 건요, 자폐아들 특징이예요. 그것을 완만하게 이 세상으로 끌고 오는 것이 이 아이를 돕는 사람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구요. 원글님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문제라 생각하는 것이 그 아이의 본질이에요. 그러니 그걸 단번에 고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구요. 생각 할수록 너무 사전 교육없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원글님에 대한 서포트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교육현장이 무척 열악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원글님 혼자 해결 할 수가 없을텐데...

    이상적으로는 담당교사와 학부모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이 상황을 풀어나갈지 아이디어를 모아야 되요. 원글님 혼자 이렇게 고군분투해서는 맨땅에 헤딩하기죠. 그냥 보편적으로 예를 들자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스케줄 한개가 끝날 때마다 보상을 해주고 그것이 여러개 모이면 더 큰 보상을 받게 해서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서서히 그 보상을 없애는 방법도 있어요. (스케쥴 하나에 스티커 하나, 스티커가 몇개 모이면 게임이나 그아이가 많이 좋아하는 것을 마지막 끝나기 전에 해줌) 이럴 때에도 보상하는 시기나 보상의 크기, 간격 같은 것도 생각을 해서 잘 맞춰야 해요. 바로 바로 보상이 없으면 연관관계를 모르고, 또 너무 보상에 집중하면 일 자체는 뒷전이고 보상만 관심이 있게 되요. 또 애가 뭘 좋아하는지 관찰을 잘 해야 하구요.

    그리고 소리 지르는 문제는 하고 싶은 것만 하는 문제와 별개로, 자신의 의사를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를 가르치는 문제로 분리시켜서 봐야 해요. 하기 싫은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은 좋지만 소리를 지르는 대신 다른방식으로 네 의사 표현을 하라고 대체제를 알려주셔요.

    이것도 사실 의사표현 문제를 먼저 고칠 것인지, 스케쥴 따르는 것을 먼저 고칠 것인지 순차를 정해서 하나씩 접근해야지 한꺼번에 다 할 수가 없어요. 제 생각에는 소리지른 문제를 일단 고치기 위해 스케쥴을 안 따르더라도 낮은 목소리로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스케쥴을 따르는 것을 가르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만약 낮은 목소리로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잠깐의 휴식을 주거나 다른 선택지를 주는 방법으로, 아이에게 자기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해시키면 좋을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이 아이가 자기의 스케쥴을 고집하는 것이 자기 의지가 발달하는 과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면, 선생님과 의논해서 아침마다 자기 스케쥴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간을 주는 것도 가능하겠죠.

    그런데 정말 어느 나라이신가요? 너무 전체 시스템이 취약한 것 같은데요.

  • 3. ㅇㅇ
    '13.5.2 6:03 AM (87.167.xxx.116)

    위에 진지한 댓글 달아주신 윗님 감사합니다..

    제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곳은 독일이구요. 학교는 독일 소도시에 입습니다.
    저는 현지사회복지단체에서 알선을 해줘서 하게 되었는데요...
    학교 상황을 말씀들이자면
    우선 제가 이 아이를 지도하는 건 아니구요. 이 아이를 전담하는 선생이 따로 있습니다.
    저는 선생이 짜놓은 스케쥴에 아이가 따르게 도와주는 역활입니다.(읽기라던지 기초산수라던지)
    보통 8:30 에서 15:30 까지가 하루 스케쥴이구요..
    맨 마지막시간에는 항상 게임을 하게 합니다.
    저번주까지는 그래도 잘 넘겼는데, 문제는 원글에서 보셨듯이 아이가 스스로 지 스케쥴 짜려고 하는 상황인거죠..
    예를들어 1교시에는 산수를 해야하는데, 읽기공부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던지,
    아니면 읽기공부를 해야하는데 산수를 하겠다던지.. 그런 식으로 고집을 부려요..

    문제는 자기가 스스로 "스케쥴에 따라야 한다" 라는 것을 자각은 하고 있지만, 일부러 그러는 것 같기도 하구요.그러면서 절 보면서 실실 웃더군요...
    그럴때마다 진짜 아이가 사람 골리는 것 같아서...쩝..

    그럴때마다 저랑 관계형성이 안되어서 그렇다고 댓글님처럼 동료들이나 선생님들이 말하긴 하더라구요..
    참고 기다려보라고.. 근데 그게 참 어렵네요.. 어쩔때는 제 말을 잘 듣는 것 같기도 한데,
    어쩔땐 진짜 말 안듣고...

  • 4. 윗글인데요
    '13.5.2 2:04 PM (173.75.xxx.134)

    아무래도 소도시라서 그런걸까요? 원글님이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전담 선생님이 있다면 그 분이, 그냥 스케쥴을 짜주고 원글님께 그걸 실행하는 것을 도와라 할 께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게 할 것인가까지 전담 선생님이 맡아서 해결해줘야 맞아요. 지금 '어떻게'부분이 생략되어 있어서 원글님이 어려운 처지이구요. 원글님께 그런 세부 사항까지 마음대로 할 권한이 주어졌나요? 스케쥴을 조정하거나 아이를 수업시간에 이탈시켜서 복도에 데려가거나 하는 재량도 있나요? 만약 그런 재량과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포괄적으로 일을 끝내게 하라는 지시밖에 없다면, 백날 친해져도 소용없거든요.

    음..실실 웃는다고 했는데 원글에서도 그렇고 원글님 표현을 보면 아이가 원글님을 가지고 노는게 아닌가 의심을 많이 하시는 중인 것 같아요. 그런데 자폐아들은 절대 꼬이고 그런것이 없이 완전 단순 돌직구예요. 생각하는 것이 완전히 직선적이예요. 만약 그 아이가 정말 뭔가 영악하게 가지고 노는 수준이라면 그건 자폐가 아니라 진단이 잘못된 거예요. 자폐아들이 그렇게 사회적 관계를 통제하고 운영할 줄 알면 자폐 졸업한 거죠.

    그럼 일단 진단이 잘못되었다는 가정을 하면,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는가가 (심리학자를 통해) 파악이 되어야 하고 거기에 맞는 학습방법을 지도교사가 제시해야 하죠. 원글님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반대로 진단이 제대로 되어 진짜 자폐아이다면, 아이가 웃거나 가지고 논다고 느끼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상상에 불과해요. 그럼 왜 원글님이 그렇게 느끼는가가 정확히 분석이 되어야 할텐데, 지금 그것을 도와줄 사람은 지도교사거든요. 지도교사와 상담을 하면 '친해져야 한다'는 말 뿐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 전담교사가 자질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친해지긴 해야 하는데, 그 친해지는 것이 그냥 시간을 오래 두고 자주 봐서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장애로 인해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조력자가 도와주면서 그 아이가 조력자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아는 것도 많지도 않은데 글로만 듣는 것으로 이 이상 도움을 드릴 수가 없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일단 인터넷을 뒤져서 자폐 자체에 대해 공부를 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폐아들은 절대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교묘하게 놀리거나 하는 일을 못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 없고 다른 각도로 사고하거나 계획을 세우는 일을 못하는 것이 장애의 핵심인데 할 수가 없어요. 특수교육 교과서에 나오는 말로는 자폐를 이해하기 힘들고요(예를 들어 사회성이 떨어진다. 도대체 그 사회성이 뭘까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찾을 수 있면 찾아보세요. 독일어로도 좋은 정보가 많을 거라 믿어요.

    참, 이런 것은 있어요. 자폐아 중 아스퍼거로 불리우는 고기능 장애군에서는, 언어능력과 다른 모든 능력이 거의 다른 사람과 유사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요. 만약 그 아이가 그렇다면, 원글님에게서 어떤 불편함을 느끼면, 그냥 원글님이 자신에게 '나쁘다'라는 단순한 신호로 파악하고 싫어할 수 있어요. 혹은 동료 아이들을 괴롭히고도 당하는 사람이 괴롭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 못해요. 그래서 이러저러하게 행동을 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학습-공부하듯이 익혀야 해요.

    점점 말이 길어지네요. 결국 궁극적으로 이 아이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점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가 학교 전담교사로부터 파악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문제가 발생한 거죠. 일단 담당교사에게 이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거기에 답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원글님 고생이 희망이 있을지, 아닐지 판가름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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