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중에 이런 사람 없으세요?
대화 속도보다 약간 반응이 늦고,
일반적인 주고받는 대화라기보다 보다 본인 이야기 위주로 하면서
약간 답답한 느낌 주는 사람이요.
며칠 전에 세 명이 만나서, 오랜만에 나온 친구 A가 그 친구 B에게
요즘 어느 부서에서 일하니? (둘은 동종업계)
하고 물었어요.
B는 분명 알아들었는데도 응? 이러면서 가만 있더군요.
나중에 말하길, 아 내가 회사 그만두면 이런 질문에는 뭐라고 대답하지,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중이었대요.
이 B가 방금 저에게 전화를 했어요.
오늘 무슨무슨 모임에 가니? 묻길래 응. 그랬어요.
출발했니? 그러길래 아니, 아직 직장이야. 그랬어요.
그러면 대개 다음 대화가 어떻게 연결이 될 것 같으세요?
나도 거기 간다, 언제 출발하니, 같이 갈까, 혹은 이따보자,
뭐 이런 식이 되어야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가만히 몇 초 있더니 응 그래... 이러고 그냥 끊더군요.
대체 전화는 왜 한걸까요?
제가 자기를 잘 모시고 모임에 같이 가주었으면 하는걸까요?
실제로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다가 결국 자기가 원하는 걸 마지막에 거내놓는 경우가 잦거든요.
저는 이 모호하고 답답한 친구가 참 싫어요.
전화해서 염탐하듯이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는
자기 얘기는 하나도 안 하고 그냥 끊는 것도 너무 많이 겪었구요.
오래된 친구라서 그냥 가끔 만나는데 오늘은 정말 짜증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