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섯살 딸아이 변할수 있을까요? 길지만 꼭 읽어주세요

멋쟁이호빵 조회수 : 2,193
작성일 : 2013-04-27 00:47:27

유년시절이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울증이었던 엄마는 늘 누워있었고 어린시절부터 엄마한테 모진말을 듣고 폭력을 당하며 살았어요

때문에 엄마의 사랑이 뭔지 모르고 자랐고 행여나 또 모진말을 들을까 엄마한테 말 한마디 거는것조차 무서웠었지요

성인이 되어 결혼을 했는데 아이는 낳고 싶지 않았어요

불행한 유년시절로 인해 제 자존감은 바닥이었고 약간의 분노조절 장애도 있거든요

사회생활은 잘 하지만 남편에게 분노조절이 안되는 때가 많아요

또 엄마의 사랑이 뭔지 모르는 제가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게 너무나 두려웠어요

그런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아이가 생겼고 정말 열심히 키웠어요

우리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듬뿍 주고 싶었고 저의 불행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어요

때로 너무나 힘들때도 있었지만 화장실에서 혼자 소리치는 한이 있어도 아이에게는 항상 밝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그런데 이게 정말 어느 순간이었어요

어느 순간 그간의 긴장이 모두 풀어진 느낌?

그러면서 어느새 아이앞에서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고 아이에게 소리치고 잔소리하고 있고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에도 엄청나게 분노표출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희 딸은 지금 48개월인데요

똑똑하고 예민한 아이에요

엄마의 모든 말과 행동을 속뜻까지 다 파악하는거 같아요

어린이집에서 모범생에다가 적극적이고 배려가 많다 라고 평가받던 아이가 어느날부터

엄청 산만해지고 난폭해지고 이기적이고 짜증이 많은 아이가 되어 있었어요

약간의 틱도 생겼어요

그럴수록 전 계속 아이를 다그쳤죠

 

어느날 새벽에 한참 자던 아이가 갑자기 일어나 울면서 저한테 말해요

엄마가 밉고 엄마가 무섭대요

엄마가 다른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대요

그러면서 그동안 자기가 엄마때문에 속상했던 일을 줄줄 말해요

통곡을 하면서요

아이 말을 들으면서 너무 놀랐고 머리를 한대 맞은거 같았고 아이를 끌어안고 엄마가 잘못했다고 하면서

같이 엉엉 울었어요

저의 유년시절의 아픔을 제가 제 딸한테 그대로 물려주고 있었어요

 

그날 이후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계속 아이에게 상처주고 반성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어요

아이에게는  "엄마가 너한테 소리치고 화낼때도 있지만 엄마는 널 많이 사랑해. 엄마가 널 슬프게 하도라도 엄마를 이해해 줄수 있겠니?"

라고 말했어요

고작 48개월 아이에게 배려를 바라는 못난 엄마지요

 

저희 딸 다시 예전의 사랑스러운 아이로 돌아올수 있을까요?

저희 딸이 불행한 유년시절로 저같은 삶을 살게 될까봐 너무나 두렵습니다

저와 저희 딸이 행복해질수 있을가요?

우리 아기에게 한없이 한없이 미안해지는 밤입니다






 

IP : 123.215.xxx.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네.
    '13.4.27 12:50 AM (121.147.xxx.224)

    아마 스마트폰 작성중이라 글이 잘린거 같은데요, 하실 말씀 알겠어요.
    그리고 듣고자 하시는 대답도 알겠구요.
    네, 당연하죠. 이제 겨우 다섯살인데요.
    이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충분한 나이 아닌가요.
    그냥 다 잊으시고 이제부터 나도, 아이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지내보세요.

  • 2. 저도
    '13.4.27 12:57 AM (175.223.xxx.61)

    저도 비슷하게 자랐어요
    저는 따귀도 무수히 맞고 철제옷걸이로 옷이 찢어지게 인문계고 말고 상고가라고 맞은 적도 있지요
    하지만 잘 되서 잘 삽니다
    마음에 그늘있지요 우울할때도 많고 자신감없고 분노조절장애도 있지만 그래도 잘살려고 해요
    우리아이한테는 더 마음먹고 잘합니다
    그렇게 하면 되요
    굴레따위 던져버리면 됩니다
    한번씩 마음 기저에서 올라오기도 하지만
    실수할때 있는거죠 또 잘하면 되요
    저도 딸아이가 다섯살이고 너무 예뻐요
    엄마를 너무 사랑해주는 딸이라 감사하구요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화이팅

  • 3. ~~
    '13.4.27 12:59 AM (182.212.xxx.199)

    제가 쓴글이 다시 올라온줄 알았어요 그때 달린글때문에
    더 상처받았구요 꼭 어린시절이야기로~~ 뭐 아무튼
    그런류의 안좋은 이야기였어요 제 아들도 5살이구요
    저두 감정조절이 잘 안되긴하는데 노력을해요
    물론 갈길이 ~ ㅜㅠ멀지만 하나하나 아이랑 같이 노력을
    한답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한테 잘못한건 꼭~ 사과하구요
    그럼 아이도 괜찮아 담부터 그러지마~ 요래요~~
    반성하지요~~ 님 같이 힘내요

  • 4. 멋쟁이호빵
    '13.4.27 1:11 AM (123.215.xxx.7)

    감사해요
    너무나 눈물나는 밤이네요
    오늘도 아픈 아이에게 못난 모습을 보였거든요
    다잡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 5. 저도
    '13.4.27 2:12 AM (14.52.xxx.59)

    님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리고 저도 애들한테 정말 좋은 엄마가 아닌것 같아요
    이런 가정배경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자기를 잘 보고 죽을만큼 노력해야 되더라구요
    전 작은애한테 주로 그러는데(얘가 절 닮았어요)
    다른 가족들도 작은애한테 더 쉽게 대해요
    정말 가슴이 찢어져요,엄마도 사람인지라...힘들죠
    근데 같이 죽도록 노력해봐요...
    힘내세요

  • 6. ㄴㄴㄴㄴㄴ
    '13.4.27 3:02 AM (68.49.xxx.129)

    저도 한 다서여섯살때까지 엄마가 일하고 오시느라 밤늦게 오시고 오면 어지러놓은거 보고 막 짜증만 내시고 ..그래서 엄마가 악마라고 생각했었어요 ㅎㅎ 근데 엄마가 일곱살대부턴가 일을 전부다 집에서 하시고 저랑 내내 함께 계셨거든요. 그때부터 전 엄마 붙박이..ㅎㅎ 엄마가 어떻게 하냐에따라 애들은 금방 바뀌어요. 무조건 사랑해주세요..

  • 7. ,,
    '13.4.27 5:22 AM (72.213.xxx.130)

    꾸준함. 성실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이거 하나

  • 8. 절실
    '13.4.27 6:28 AM (175.199.xxx.70)

    저장합니다...

  • 9. ..
    '13.4.27 9:28 AM (223.62.xxx.8)

    엄마의 상처를 치료하시는게 우선이예요.
    어른이니 과거를 잊고 앞으로 노력하면 될거같은데 그게 쉽지않아요.
    심리상담 받으실수 있는 곳을 찾아보시라고 권하고십어요.
    저도 그랬도 지인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 10. 상담추천
    '13.4.27 8:23 PM (175.113.xxx.202)

    저도 남편과 갈등에 연년생 임신으로 힘든걸
    어느새 아이에게 풀고 그러다가
    애가 너무 예민하고 그래서
    친언니가 하는 아동발달센터에 갔었어요.
    전 아이가 유별나게 예민한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상담선생님과 얘기해보니
    저의 심리나 정서의 문제가 결국 아이에게 표현된거더라구요. . .
    그래서 몇번 상담하구 아이는 놀이치료하구
    그렇게 하면서 좋아졌어요.
    원글님은 저보다 트라우마가 크실테니
    상담치료 지속적으로 받으시구요
    아이도 놀이치료 권합니다.
    미숙한 엄마도 노력하고 배우면서 성장하는거겠죠.
    꼭 상담치료 진행해보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6296 회사?에서 제 외모에 대한 말을 들으면 참 불편하네요..펑 14 외모 2013/04/28 4,609
246295 사회ᆞ과학이 벅차고 힘들어요ᆢ 7 단원평가 2013/04/28 1,958
246294 교복세탁... 5 아들맘 2013/04/28 1,780
246293 라면을요 3 너머 2013/04/28 970
246292 폴로 직구 결제 문제..이럴 수도 있나요?? 1 붕붕이맘 2013/04/28 1,532
246291 해외에 일년반.. 전세금은 어떻게 보관하는게 좋을까요? 2 ㄴㅁ 2013/04/28 1,076
246290 중간시험이 코 앞인데 5 ㅠㅠ 2013/04/28 1,364
246289 길고양이가 우리집에 새끼를 낳았어요! 18 어떤사람A 2013/04/28 9,829
246288 살림이 너무 힘들어요 8 살림 2013/04/28 2,600
246287 마이클조던 16살 연하 새부인 有 1 조던 2013/04/28 2,118
246286 패왕색의 현아有 현아 2013/04/28 1,377
246285 北당국자들에게 진짜 무서운건 수구도 美 B2 스텔스기도 아니었음.. 6 호박덩쿨 2013/04/28 1,211
246284 식품첨가물에 msg만 있는건 아니지요 5 심심한동네 2013/04/28 906
246283 잠잘때 이 를 가는데 핵 방사능... ... 2013/04/28 667
246282 물끓이기....전기포트 쓰시는분 계신가요? 조언좀..ㅜㅜ 13 현수 2013/04/28 4,636
246281 이거 사기문자인지 확인좀 해주세요. 6 소금광산 2013/04/28 1,255
246280 남대문쪽 국밥집 맛있게 하는곳 있나요? 1 .... 2013/04/28 765
246279 내연모 재방해요 1 yaani 2013/04/28 604
246278 남성의 성욕이 불결하거나 더러운 욕구는 아닙니다. 27 ㅇㅇ 2013/04/28 13,076
246277 위대한 사상가. 2 레기나 2013/04/28 564
246276 안방에 침대두개놓는거요 16 시크엄마 2013/04/28 11,543
246275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2 궁금이 2013/04/28 694
246274 남편 친구들이나 후배들 보면 말로는 예쁜 여자 좋아하는데, 막상.. 9 보스포러스 2013/04/28 5,102
246273 제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8 2013/04/28 2,410
246272 26살 사회초년생 가계부 조언 부탁드려요 6 재테크 2013/04/28 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