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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병원에 생전처음 입원했을대 가족들 반응.

.. 조회수 : 3,477
작성일 : 2013-04-25 11:52:53

제가 며칠전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너무 어지럽고 팔다리가 저려서 오후 4시쯤 급하게 병원으로 갔어요.

팔다리 저린 건 20여일 전부터 그랬는데 디스크 치료 받는 중이었고

어지러움이 너무 심해서..게다가 멍해지고 내가 방금 무슨 일을 처리 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도중에 병원간거죠.

 

갈때도 어떻게 운전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었고..

신경과 가니까 몇가지 검사를 해보더니 지금 즉시 엠알아이가 가능한 종합병원으로 가라해서

종합병원에 가니까 시간이 늦어서 외래로는 엠알아이가 안되고 입원을 하라고 했어요.

만약에 큰 병이면(뇌졸중?) 응급조치도 가능하니까 입원하는게 여러모로 낫겠다 생각해서 입원수속 밟고

병원침대에 있는데...저녁에 병원으로 바로 퇴근한 남편은..별로 놀라지도 않고 병실 침대에 걸터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더만요.허허

그리고 저녁이 되어 엠알아이 촬영하는데 50분쯤 걸릴거라고 담당직원이 얘기하는걸 듣고

저는 링거 주사바늘 꽂은채로 촬영에 들어갔어요.

누워서 몸 고정시키고 머리 고정시키고 기계속으로 들어가는데 마치 관속에 들어가는 느낌.

내 힘으로 내 의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래도 밖에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고 촬영한 뒤에 링거 병 꽂고 나왔는데 남편이 밖에 없네요? 제 전화기도 맡겨놓은 상태.

그래서 병실4층에 올라가서 다른사람 전화기 잠깐 빌려서 남편한테 전화하니 금방 왔는데

물론 그 50분 동안 밖에서 꼼짝 않고 기다려야 하는건 아니지만 시간 대충 봐가면서 미리 기다리고 있을순 없었느지?

서운해요.

 

그리고 제가 아들만 둘인데..

작은 아들(중3)이 전화와서 핫도그 자기 돈으로 사먹었으니 엄마 오시면 핫도그 값 줘야 한다길래

엄마 지금 입원중이고 내일 집에 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더니..

아무말도 안하네요. 그리고 전화 끊고 바로 카톡이 아들한테서 왔는데 "며칠 입원 하시는데요?" 달랑 요렇게 한마디 묻네요. 저 그래서 평생 처음으로 아들 카톡 씹었어요. 왠지 서운해서

 

큰아들은 (고2) 그래도 아빠 통해 들은 바로는 무슨 일때문에 입원하셨냐고..당장 가보자고 하면서

자율학습도 하는둥마는둥 했다고 하면서 칫솔 챙기러 집에 간 아빠 차를 타고 병원에 왔어요. 물론 동생도 데려오긴했죠.

그리고 와서도 엄마 괜찮은거죠? 걱정돼요..하면서 그러는데..

 

작은아들은 넘 서운해요. 중3이면 그런거 모를 정도로 어린나이도 아닌데 한편 생각하니 내가 얘한테 넘 신경을 안썼나..

왠지 한번 더 생각해보고..그렇게 되네요.

제가 서운해 하는게 속좁은걸까요?

IP : 175.204.xxx.79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13.4.25 11:58 AM (180.70.xxx.72)

    서운하시겠어요
    원래 몸아플때가 서러운법이죠
    남자애들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잖아요
    그래서 그럴꺼예요
    근데 지가 상석슨 핫도그값을 엄마한테
    달라고하는건 좀깨네요

  • 2. ^^
    '13.4.25 11:59 AM (123.142.xxx.251)

    그래서 우리도 우리삶을 살아야한다니까요
    초등생들은 엄마가 하늘나라가도 넘 태연하게 장난치고..그래서 주위사람들을 더 슬프게 하더군요
    실감이 안나고 몰라서 그래요..

  • 3. 엄청 서운
    '13.4.25 12:03 PM (121.148.xxx.219)

    엄청 서운했을거에요.
    지난해에 저도 하루 입원했더니 다음날 아침 세명 모두
    밥도 못먹고 학교도 ㅇ안가고 전부 병원으로 와서 기절초풍할뻔,,

    우리 아는집 아들은 엄마 아빠 싸워서 친정가서 있는데
    아들이 엄마한테 찾아와서 천원만 달라면서 아빠한테는 말안한다고
    하던 아들도 있드라고요.

  • 4. ..
    '13.4.25 12:04 PM (175.204.xxx.79)

    핫도그값을 달라고 하는건 제가 용돈을 따로 안주고 그때그때 주는거라 그러는거죠^^

  • 5. 아들둘맘
    '13.4.25 12:05 PM (110.15.xxx.7)

    사춘기라 아직 자기밖에 몰라서 그래요
    막내라 더 그럴꺼예요
    병원입원이 큰일이라는것도 눈치없어 모를거예요

  • 6. qqqqq
    '13.4.25 12:09 PM (211.222.xxx.2)

    에휴...정말 서운할거 같네요
    저라면 담부터 그리 행동하지못하게 서운하다고 표시 많이 내겠어요
    마음으로 나온 행동이든 아니든
    걱정하는 척이라도 하면
    나중엔 정말 걱정하고 염려하게되는거 같아요

  • 7. .........
    '13.4.25 12:14 PM (108.6.xxx.96)

    엄마가 너무 몸이 약하다는 걸 어필애서 아이들 불안하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엄마는 철인으로 알고 입원을 해도 별거 아니려니 생각하는 것도 문제예요.
    아이가 아마 그런 불안감이 없고 엄마가 아프다는 실감이 없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럴 수도 있고 워낙 가족이든 뭐든 남의 일은 대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철 다 들고 세상물정 아는 사람 중에도 자기 손가락 베인 건 아파도 아내든 부모든 큰 병 나도 아랑곳않는 사람도 있잖아요.

  • 8. ...
    '13.4.25 12:17 PM (110.14.xxx.164)

    순간적으로 그럴때가 있어요
    아무 후회하고 걱정중일겁니다

  • 9. ...
    '13.4.25 12:18 PM (110.14.xxx.164)

    아마 ...

  • 10. 으으
    '13.4.25 12:18 PM (175.253.xxx.75)

    며칠 전 일이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지신거죠 빨리 몸 건강하게 회복되시길 제가 기도드릴께요.

    그리고, 아마 엄마가 특별한 외상이 있거나
    자신의 눈앞에서 아픈 모습 보이다가 입원한게 아니라
    학교 끝나고 집에 와보니
    아침에 멀쩡히 회사갔던 엄마가 병원에 있다더라 이렇게 말만 전해듣다보니
    어리고 철이 안난 중학생이 저렇게 반응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도 드네요.

    너무 섭섭해 마시고 빨리 쾌차하시길.

  • 11. 00
    '13.4.25 12:18 PM (211.208.xxx.178)

    저희딸 친구 엄마가 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했는데(고2때)
    저녁에 병원에 들른 딸이 괜찮은지 물어도 안보고
    엄마 환자복 입은모습이 어색해 어색해하며 웃어대길래
    그때 너무 섭섭하고 충격 받아서 그후로 운동하고 다이어트에 돌입해서
    지금은 아주 날씬해지셨어요
    내몸 내가 챙겨야한다면서 저한테 여러번 얘기하더라구요

  • 12. ..........
    '13.4.25 12:20 PM (175.204.xxx.79)

    댓글들 감사합니다. 사실 결과는 이상없어서 너무 고맙고 다행한 일이라 한시름 놨지만 왠지 그 이후 우울하고...그러네요. 가족이라도 남은 남이라는 생각과 그동안 나는 하느라고 했는데 가족들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나..이런 생각들이 많아지네요..

  • 13. ...
    '13.4.25 12:28 PM (1.251.xxx.45)

    우리 아들도 그래요.
    하도 면역이 돼서 남자애들은 다 그러려니..하는데,
    조카 보고 깜짝 놀랐어요.

    지엄마 아프다니까 가방 던져놓고 곧바로 뛰어나가 약 사오더라구요.
    엄마 아픈 날 용돈 모은것으로 근처 유명한 집에서 삼계탕도 사다 주더래요.
    먹고 기운 차리라고..(고2)

    타고 나는걸까요??

  • 14. 아름드리어깨
    '13.4.25 12:47 PM (39.117.xxx.77)

    위아래 순서보다는 성격인것 같아요. 저희는 남매쌍둥이인데 아들이 더 여리고 정감있고 배려돋는 성격이에요 딸은 안그렇거든요.

  • 15. ...
    '13.4.25 12:50 PM (24.0.xxx.78)

    중딩이라 그래요 ^^
    조금만 참으세요 ^^
    참고로 저희 아들은 15세 중2.... ㅜㅠ


    아주 매일매일 쑈를 해요 ㅠㅠ

  • 16. 근데
    '13.4.25 12:50 PM (175.204.xxx.79)

    작년에 작은아들놈 여친 사귄답시고 주고받은 카톡내용 몰래 들여다 보면 그렇게 자상할수가 없어요.
    제가 그걸 봤기에 더욱 괘씸하고 서운한거죠. 그래서 나중에 한마디 했는데 이젠 의례적으로..엄마 괜찮아요? 한마디씩 하고 그러는데..그것도 너무 형식적으로 느껴져서 ...저도 문제인가봐요..^^ 꼬여버렸어요.

  • 17. 저기..
    '13.4.25 12:54 PM (203.125.xxx.162)

    중학생 둘째놈이 속으로는 엄청 걱정되고 겁이 나는데.. 괜히 부끄러워서 표현을 못한걸꺼예요.
    원래 고맘때 그래요. 저도 심지어 여자인데도 중학생때 아빠가 갑자기 큰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는데, 갑자기 병실에 찾아가서 환자복 입고 여기저기 이상한 기구같은거 장착해놓고 아빠가 누워계시는데
    거기다가 대고 아빠 어떡해요.. 하고 엉엉 울고 싶은 마음 가득이었지만, 도대체 왜인지 그걸 표현하는게 그리도 쑥스럽고 부끄럽고 그걸 표현하면 안될꺼 같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눈물나는것도 꾹 참고.. 담담히 서있다가 돌아왔는데. 나중에 아빠가 두고두고 실망하시고 충격먹었다고 하시더라구요.

    한참 사춘기라.. 정말 자기 감정을 자연스레 드러내는게 이상하게도 안되는.. 그런 애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 그리고 남편분은 정말로 아무 생각이 없는 분 맞습니다. 남편분은 섭섭할만 하네요.

  • 18. ---
    '13.4.25 1:13 PM (221.162.xxx.208)

    아시는 분이 친정엄마가 돌아가셔서 넘 울었대요
    이유가 이 세상에서 온전히 나를 위해서 울어줄 사람이 없어졌다는게 너무 슬프대요
    자기한테 무슨일이 있어도 남편과 자식은 조금 슬프다가 다시 자기삶으로 돌아가서 잘산대요
    온전히 자기를 위해서 울어주고 안타까워해줄 사람은 친정엄마밖에 없다는 말 가슴에 닿았어요

  • 19. 아플때는
    '13.4.25 1:33 PM (14.55.xxx.110)

    당연히 서운합니다!!
    전 수술하러 입원날짜 받아놨는데(근종수술이라 가벼운 수술이긴 했지만)
    남편 여행가는 사람마냥 들떠서 휴가내고(이때만 해도 와이프 간호해주려는 착한 남편)
    병원가는데 노트북 챙기고, 영화잔뜩 다운받고, 스마트폰 배터리 두개에 충전기까지 빵빵히 챙기더군요.
    그리고 제가 침대에 누워있는 내내 옆에서 스마트폰 게임했어요.
    제가 움직일때는 당연히 도와주긴 하는데, 화장실갈때도 스마트폰 가져가서 1시간씩 있다 오더라구요.
    밤에는 노트북 환하게 켜고 영화봐서 옆 사람들한테 정말 미안했어요.
    커텐치고 보면 괜찮다고 끝끝내 우겨서 새벽까지 영화보고,
    아침식사 나오면 자기는 좀 더 자겠다고 먼저 먹으라고 해서 저 혼자 먹고, 남편은 코골고 자고,
    의사 회진올때까지도 안깨서 의사가 이런저런 얘기해주는 것도 저 혼자 듣고, 남편은 코골고 자고,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혈압이...ㅠㅠ

  • 20. .....
    '13.4.25 1:51 PM (175.196.xxx.147)

    서운하셨겠어요. 저도 처음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대에 누워봤는데 얼마나 겁이 나고 마음이 심난하던지... 처음엔 다들 무덤덤해 해서 좀 서운했었는데 수술하고 나온 모습 보고 남편이 지극정성으로 잘해줬어요. 퇴원하고 남편이 평생 상처로 남을 만큼 잘못을 했는데 그 때 잘해준걸로 그나마 용서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무조건 내편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걱정해주는건 친정엄마가 최고네요.ㅠㅠ 아파보니깐 마음도 약해지고 누가 진정 날 생각해주는지 주변 사람들이 달리 보이더라구요.

  • 21. ...
    '13.4.25 2:49 PM (222.109.xxx.40)

    수술하고 집에 와서 병원에서 이주일 동안 누워서 몸 조리 하라는걸
    조리해 줄 사람도 없고 남편에게 살림 시키기도 싫어서
    다음날부터 아파도 집안에서살살 움직였더니 일주일 되었을때 대학병원 가서
    시어머니 약 타오라는 얘기에 서운하다고 했어요.
    아플때는 참지 말고 과장해서라도 아야 아야 하고 있어야지 옆에서 알아 주지 않아요.

  • 22. 화수목
    '13.4.25 3:27 PM (180.70.xxx.77) - 삭제된댓글

    아이들..특히 아들은 가르쳐야 하드라구요..저도 아들만 들인데 어버이날에학교서 만드는 카네이션외 지 돈으로 사는 카네이션 한번도 못받아뵜네요..생일선물도 물론..지 친구들 생일을 꼬박 챙기면서..작년 어버이날에서는 저도 늙었은지 엄청 서운해서 한마디 했어요.돈 주면서 사 가지고 오라고 시켰더니 하려고 했는데 깜박 했다나 어쨌다나..이제 아픈면 아프다고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감정 표현하면서 살아야지 엄마는 철인인줄 알아요..

  • 23. 아들들
    '13.4.25 4:15 PM (211.195.xxx.125)

    남자들은 그런 유전자를 타고 나나봐요. 저 아는 집도 아들 하나 딸하나인데 동생인 딸은 엄마 입원하니 옆에서 엄마 안타까워하며 울고 있는데 오빠인 아들은 밥도 잘 먹고 엄마가 아프건 말건 병원인지 놀이터인지 뛰어다니며 놀길래 애가 모자란 건가 뭔가 했다더군요.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감정이입 능력 이런게 떨어지고 배만 부르면 되는것 같더라고요

  • 24. 방답32
    '13.4.25 4:54 PM (112.164.xxx.88)

    저는 퇴원하면 이혼할려고 했어요.
    남편이 꼭 이웃 아줌마 병문안 온 손님 같더라구요.
    그 섭섭함.....참 우울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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