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도 아버지 어머니가 장녀라고 떠 받들고 키워주셨고, 결혼해서도 남편이 저를 공주 대접해주고,
큰 딸아이는 아빠 성향을 닮아 순하고 별로 속썩이지 않고, 제가 혼내면 바로 죄송해요 라고 말하는데....
저를 쏙 닮은 둘째 딸 아이가 제 인생 처름으로 제 뒤통수를 치네요 ㅠㅠ
큰 아이는 중1이고, 둘째는 초5에요.
어제 둘째 딸아이와만 산책을 하다가 계속 심통을 부리길래 제가 화가 나서 너 기분 안좋은 일이 있어 엄마가
기분 풀어주려고 나왔는데 계속 이러면 산책이고 외식이고 그만두고 집에 가자고 했더니 겨우 2번
죄송하다고 하다 제가 계속 화를 내니까 그럼 집에 가자며 발 길을 돌리는 거예요.
제가 성질 나면 하던거 안 한다고 가족들 협박하거든요. 예를 들면 산책하다가 집에 가자고 한다던가,
식당에서 나가자고 한다던가....
남편과 큰딸아이는 제가 그러면 에이 여보~ 엄마~ 이러면서 제가 화 풀릴 때까지 애교를 부려 제 화를
누그러 뜨리고 하던 일을 계속 하는데 오랜만에 둘째와만 있다가 처음으로 제 말을 안 듣는 사람이 나타나거죠.
그래서 하던 산책 중다하고 집에 들어와 소파에 누워있으니 둘째가 와서 엄마 죄송해요 한마디 하고는 지 방으로
들어가더니 1시간이 지나도 안나와 가보니 자고 있는 거예요.
아이가 자고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렸을적 부모님부터 남편, 큰 딸아이가 모두 제 성질을 다 받아줘서
제가 조금만 화가나면 안 한다고 강짜를 부리는 게 버릇이 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둘째 아이가 일어나면 엄마도 그런 건 잘못했지만 너도 너 때문에 기분 풀러 나갔는데 계속 골질 한건
잘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화해하려고 했는데 그 사이 남편이 들어왔어요.
제가 좀 시무룩해 있었는지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막 화를 내며 감히 엄마한테 그런 짓을 했다며 일어나면 자기가 혼낼테니
걱정말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자기랑 **(큰 딸아이)가 내 성질 받아주다 이제서야 복병을 만났다고, 나도 그런건 좀 고쳐야 겠다고
애 너무 혼내지 말라고 했더니 남편이 무조건 아이가 잘못한 거라고 펄펄 뛰다 애가 일어나니 따끔하게
혼냈어요.
남편에게 한편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저도 잘못한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