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여자인데 여자로써 살지못하고 너무 외롭고 허무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글을 쓰신 분에 정말...마음을 담아 위로를 보내드려요.. 지금은 외롭고 괴롭고 그러실거예요...저도 한 때 그랬어요. 미칠듯이 외롭고..이러다가 어떤 남자도 나랑 안 만나주고 혼자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죽으면 내 시체가 2주 뒤 발견되지 않을까??이런 생각도 했었지요.
님...저는 한 때 미모가 좀 되었던 사람이에요. 님이 미칠듯이 갖고 싶었던, 남자들이 좋아하던 그 아름다움을요.
제가 제 한창 때의 사진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질 정도에요.
그러나, 지금은......
안 예뻐요. 못생겼고요. 고민하느라 인상도 더러워요. 물론 나이들어 노화도 있겠지만 몇 년 전 큰 병을 앓고 나서 피부가 엄청나게 변했어요. 파운데이션 안 발라도 빛이 나던 하얗고 곱던 얼굴이 지금은 시멘트바닥으로 변했거든요. 얼굴 피부도 축축 쳐지고 좌우대칭도 안 맞고...전신의 피부가 홀랑 다 벗겨져서 정말 얼굴피부가 얼룩덜룩해졌어요.숱많고 진하던 눈썹도 빠지고 탈모도 오고...살도 찌고...눈 나빠져서 눈 찡그리다보니 이마에 주름,,눈가주름 작렬....그래서 안경에 투자 많이 해요. 지성미라도 있어 보이게요. 그리고 뚱뚱해요. 몸무게 63키로에요. 어깨도 넓어요.
전에 남자들이 저 많이 좋아했죠. 거리에서 무릎 꿇고 사랑고백 하던 남자도 있었고 만나고 싶다고 매일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던 남자도 있었죠...
그런데 제가 아프니까 다 도망갔어요. 아프고 나서 흉한 몰골이 되니까 뒤도 안 돌아봐요. 아는 척도 안 해요. 전 진짜 그때 철저하게 외로움이란 뭔지, 그동안 남자들이 나를 좋아해줬던 이유가 뭔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제가 예뻤을 때 저를 좋아했던 남자들은 저의 외모를 좋아한거지 저라는 사람의 내면, 고통, 방황, 정신을 좋아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그걸 깨닫고 제 내면을 가꾸는 데 힘썼어요. 진짜 책도 많이 읽고 운동했어요. 만나주는 사람이 없으니 시간이 많아서 할 게 책 읽는 거랑 혼자서 헬스크럽에서 운동하는거 밖에 할 게 없더라고요. 삼겹살 파는 식당에서 혼자 소주 마시면서 생각 많이 했어요 ㅠ.ㅠ
그런데 저 지금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요. 저는 그다지 별로인데 그 남자는 절 좋다고 매달려요....(자랑글이 아니라 예시 차원에서 ^^) 그 남자 말고 저 좋다는 다른 남자들한테 저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봤어요.
이유는 두 가지래요. 지성미와 상냥한 말이래요.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고 생각한 거 다 티가 나요. 남자들에 의하면 제가 같은 말을 하더라도 예쁘게 조리있게 잘 한대요. 남자 만나서 대화하면 화제가 막히는 적이 없어요. 말은..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일년 동안 연구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최적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어요. 성악가한테 발성레슨까지 받아가면서요. 그리고 남자들이 위기에 처하면 멘토역할도 해줬어요. 님...남자들은 그저 어리고 예쁜 여자만을 좋아할거 같죠? 아니에요. 남자들도 요즘 살기 어려워서 인생의 고난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그런 여자 좋아해요.
그렇다고 외모에 전혀 신경 안 쓰는 건 아니에요. 적당한 운동 꾸준히 해주고 피부관리랑 헤어관리 받아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탈모와 피부질환으로 제 얼굴은 괴물처럼 보일거에요. 그런데 이런 거는 ...돈으로 다 해결이 되어요. 그리 많이 들지도 않아요. 차라리 어려운 건 내면을 가꾸고 멘토가 될만큼 내공을 쌓는 일이에요. 이건 잠깐씩 관리 받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죽을만큼 힘들게 깨닫고 또 깨달아야하는 과정이더라고요.
지금은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건 그렇지 않건 별로 신경 안 써요. 한창 예쁠 때도 남자가 제 모든 걸 채워주진 못했어요.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완전히 충족시켜 줄 수는 없다, 설령 있다가 하더라도 그것은 영원한 것은 아니다....이런 걸 알게 되었어요.
님아...남자한테 너무 집착 말아요. 다 한때에요. 남자랑은 헤어질 수 있지만 자기자신이랑은 헤어질 수 없어요. 죽는 날까지 나랑 함께 할 건 바로 나 자신이에요.
나를 사랑하세요 내가 나를 사랑해서 반짝반짝 빛날 때 남도 나에게 다가와요.
호르몬의 영향을 열정적인 사랑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그건 진짜 잠깐이에요. 마음 추스리고 정 외로우면 강아지라도 키워보세요. 강아지는 저의 외모를 보고 절 사랑해주지 않아요. 제가 주는 사랑과 먹이 때문에 절 사랑하는 것 같았어요...
예쁜 강아지 데리고 산책 다니다보면 말 거는 남자들 있어요. 개 좋아하는 남자들도 많거든요.
님...오늘 날씨가 너무 화창해요. 햇빛 쬐면서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드시고 웃어보세요.
그리고 백화점에 가서 립스틱 하나 사세요. 립스틱 하나로 얼굴이 예뻐 보일 수 있거든요....^^
힘내세요. 반드시 좋아지실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