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때 예뻤으나 지금은..- 여자인데 여자로써 살지못하고 너무 외롭고 허무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깜찍이 조회수 : 4,283
작성일 : 2013-04-24 13:22:14

안녕하세요?

' 여자인데 여자로써 살지못하고 너무 외롭고 허무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글을 쓰신 분에 정말...마음을 담아 위로를 보내드려요.. 지금은 외롭고 괴롭고 그러실거예요...저도 한 때 그랬어요. 미칠듯이 외롭고..이러다가 어떤 남자도 나랑 안 만나주고 혼자 독거노인으로 살다가 죽으면 내 시체가 2주 뒤 발견되지 않을까??이런 생각도 했었지요.

 

님...저는 한 때 미모가 좀 되었던 사람이에요. 님이 미칠듯이 갖고 싶었던, 남자들이 좋아하던 그 아름다움을요.

제가 제 한창 때의 사진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질 정도에요.

 

그러나, 지금은......

안 예뻐요. 못생겼고요. 고민하느라 인상도 더러워요. 물론 나이들어 노화도 있겠지만 몇 년 전 큰 병을 앓고 나서 피부가 엄청나게 변했어요. 파운데이션 안 발라도 빛이 나던 하얗고 곱던 얼굴이 지금은 시멘트바닥으로 변했거든요. 얼굴 피부도 축축 쳐지고 좌우대칭도 안 맞고...전신의 피부가 홀랑 다 벗겨져서 정말 얼굴피부가 얼룩덜룩해졌어요.숱많고 진하던 눈썹도 빠지고 탈모도 오고...살도 찌고...눈 나빠져서 눈 찡그리다보니 이마에 주름,,눈가주름 작렬....그래서 안경에 투자 많이 해요. 지성미라도 있어 보이게요. 그리고 뚱뚱해요. 몸무게 63키로에요. 어깨도 넓어요.

전에 남자들이 저 많이 좋아했죠. 거리에서 무릎 꿇고 사랑고백 하던 남자도 있었고 만나고 싶다고 매일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던 남자도 있었죠...

 

그런데 제가 아프니까 다 도망갔어요. 아프고 나서 흉한 몰골이 되니까 뒤도 안 돌아봐요. 아는 척도 안 해요. 전 진짜 그때 철저하게 외로움이란 뭔지, 그동안 남자들이 나를 좋아해줬던 이유가 뭔지를 깨닫게 되었어요. 제가 예뻤을 때 저를 좋아했던 남자들은 저의 외모를 좋아한거지 저라는 사람의 내면, 고통, 방황, 정신을 좋아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그걸 깨닫고 제 내면을 가꾸는 데 힘썼어요. 진짜 책도 많이 읽고 운동했어요. 만나주는 사람이 없으니 시간이 많아서 할 게 책 읽는 거랑 혼자서 헬스크럽에서 운동하는거 밖에 할 게 없더라고요. 삼겹살 파는 식당에서 혼자 소주 마시면서 생각 많이 했어요 ㅠ.ㅠ  

 

그런데 저 지금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요. 저는 그다지 별로인데 그 남자는 절 좋다고 매달려요....(자랑글이 아니라 예시 차원에서 ^^) 그 남자 말고 저 좋다는 다른 남자들한테 저를 좋아하는 이유를 물어봤어요.

이유는 두 가지래요. 지성미와 상냥한 말이래요.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고 생각한 거 다 티가 나요. 남자들에 의하면 제가 같은 말을 하더라도 예쁘게 조리있게 잘 한대요. 남자 만나서 대화하면 화제가 막히는 적이 없어요. 말은..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일년 동안 연구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최적의 목소리를 갖게 되었어요. 성악가한테 발성레슨까지 받아가면서요. 그리고 남자들이 위기에 처하면 멘토역할도 해줬어요. 님...남자들은 그저 어리고 예쁜 여자만을 좋아할거 같죠? 아니에요. 남자들도 요즘 살기 어려워서 인생의 고난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그런 여자 좋아해요.

 

그렇다고 외모에 전혀 신경 안 쓰는 건 아니에요. 적당한 운동 꾸준히 해주고 피부관리랑 헤어관리 받아요. 이렇게라도 안하면 탈모와 피부질환으로 제 얼굴은 괴물처럼 보일거에요. 그런데 이런 거는 ...돈으로 다 해결이 되어요. 그리 많이 들지도 않아요. 차라리 어려운 건 내면을 가꾸고 멘토가 될만큼 내공을 쌓는 일이에요. 이건 잠깐씩 관리 받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죽을만큼 힘들게 깨닫고 또 깨달아야하는 과정이더라고요.

 

지금은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건 그렇지 않건 별로 신경 안 써요. 한창 예쁠 때도 남자가 제 모든 걸 채워주진 못했어요.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완전히 충족시켜 줄 수는 없다, 설령 있다가 하더라도 그것은 영원한 것은 아니다....이런 걸 알게 되었어요.

 

님아...남자한테 너무 집착 말아요. 다 한때에요. 남자랑은 헤어질 수 있지만 자기자신이랑은 헤어질 수 없어요. 죽는 날까지 나랑 함께 할 건 바로 나 자신이에요.

 

나를 사랑하세요 내가 나를 사랑해서 반짝반짝 빛날 때 남도 나에게 다가와요.

호르몬의 영향을 열정적인 사랑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그건 진짜 잠깐이에요. 마음 추스리고 정 외로우면 강아지라도 키워보세요. 강아지는 저의 외모를 보고 절 사랑해주지 않아요. 제가 주는 사랑과 먹이 때문에 절 사랑하는 것 같았어요...

예쁜 강아지 데리고 산책 다니다보면 말 거는 남자들 있어요. 개 좋아하는 남자들도 많거든요.

 

님...오늘 날씨가 너무 화창해요. 햇빛 쬐면서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드시고 웃어보세요.

그리고 백화점에 가서 립스틱 하나 사세요. 립스틱 하나로 얼굴이 예뻐 보일 수 있거든요....^^

힘내세요. 반드시 좋아지실거에요. ~~~~~~~

 

IP : 163.152.xxx.3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24 1:29 PM (121.148.xxx.165)

    참 좋은 글이네요. 40후반 아줌마인 저도 배우고 갑니다.

  • 2. kk
    '13.4.24 1:33 PM (39.118.xxx.163)

    와~~ 대단하시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물론 저도 여자니까 남자들에게 사랑 못 받아서 속상한 기분 충분히 잘알죠.
    하지만 자꾸 거기에 집착하고 힘들어 할수록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멀어지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원글께 한 수 배워갑니다.^^

  • 3. 좋은글
    '13.4.24 1:36 PM (218.238.xxx.159)

    이지만 ..한가지..
    남자들이 님 외모보고 반해서 따라다녔다고 하는데 이쁘고 건강한 여자에게
    호감을 보이는건 너무나 당연해요.
    외모는 예선이고 내면은 본선이라는 말이 있죠..? 외모에서 일단 호감을 얻고나서
    상대의 내면이 궁금해지는건 본능이잖아요..
    자기 인연이면 아프고 추해도 좋다고 할지 모르나 대부분은 아픈사람 별로 안좋아해요.
    쫒아다닌 남자들이 다 님과 사귄거 아니죠..? 그냥 외모보고 호감보인정도였지..
    남자들 탓이 아니라 인연이 있으면 아파도 힘들어도 남고 아니면 떠나는거 같아요.
    좋은글 잘봣어요 ^^

  • 4. 깜찍이
    '13.4.24 1:48 PM (163.152.xxx.36)

    한 때는 엄청나게 부자였던 사람이 가난해지면...상대적으로 더 힘든 것처럼 예뻤다가 갑자기 추해지면 그 고통도 만만치 않아요. 추해지고 나서 거울을 보는 게 정말 두려웠어요.
    저도 얼굴에 대한 비난 받았어요. 대놓고 남자가 저보고 뚱뚱하고 얼굴 크고 피부 쳐지고 못생겼다고요...
    얼마나 충격이었던지....그런데...그런 남잔 안 만나면 되요. 그러는 저는 얼마나 내세울게 많아서 흥! 이런 태도도 좀 필요해요..저도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 많이 걸렸어요.
    원래 글 쓰셨던 분께 도움되라고 쓴 글인데 그분께 속상한 글이라면 지울게요.

  • 5. ...
    '13.4.24 1:59 PM (121.168.xxx.14)

    원글님의 지성미와 상냥한 말투 레슨받고 싶어져요!!!!!!!!!!!!

  • 6. noon
    '13.4.24 2:20 PM (203.229.xxx.134)

    원글님~ 눈에 번쩍!뜨여서요..

    목소리 어떻게 고치셨나요?
    저는 노래하는 목소리는 울림있고 좋은데 일반적인 대화시에는 너무 하이톤에 목에서 나는 소리에요.
    게다가 자꾸 앵앵거리는 애기소리가 섞여서
    나이는 들어가는데 사회생활 할 때 패널티로 작용하곤 하네요.
    (게다가... 남자친구가 제 목소리를 계속 지적해요. 집안 어른들도 걱정하시구요.)
    비법 전수 부탁드립니다..

  • 7. noon
    '13.4.24 2:22 PM (203.229.xxx.134)

    부모님, 다 세상 뜨시고
    힘든 와중에 만난 남자친구인데.. 의존적인 제 모습과..이런저런 문제로 멀어졌어요..

    정말 제 단점을 고치고 싶어요. 원글님처럼요.
    자신감 뚝 떨어짐...

  • 8. 언제나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길을 헤메지 않을것
    '13.4.24 2:28 PM (121.141.xxx.125)

    한때 가졌다 잃었다면
    그 고통 또한 크죠.
    어쨌든 원글님은 긍정적인 성격이신것 같아요.

  • 9. ..
    '13.4.24 2:39 PM (59.3.xxx.159)

    원글님. 짝짝짝~박수를 보냅니다.

  • 10. stella000
    '13.11.24 5:24 AM (222.106.xxx.141)

    저장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0865 [노컷시론]대통합 기대할 수 있을까 세우실 2013/06/10 332
260864 우리개는 안물어요~ 11 ... 2013/06/10 1,970
260863 눈나쁜 아줌 클립선글라스, 선글라스 추천좀 해주세요!!! 2 눈나빠 2013/06/10 1,541
260862 대구 쪽 출장메이크업 조언얻고 싶습니다. 4 침착하자 2013/06/10 642
260861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가요.조언 부탁드려요 1 궁금이 2013/06/10 860
260860 캐리어 에어컨 어떤가요? 6 덥당 2013/06/10 2,879
260859 집안에 가만 있어도 덥네요ㅜㅜ 2 ... 2013/06/10 602
260858 엄마 아빠랑 셋이 놀라 가고 싶은데..제가 차가 없어요 운전도 .. 9 ,,,, 2013/06/10 1,644
260857 태백 여행 가 보신분 3 휴가 갈려고.. 2013/06/10 1,508
260856 32개월 아들 말이 느려요. 7 귀여운 아들.. 2013/06/10 2,055
260855 캠핑 자주 하시는 분들, 캠핑 가면 뭐 해드세요? 6 캠핑 2013/06/10 1,882
260854 통영 다녀오신분들께....... 5 1박2일 2013/06/10 1,084
260853 6월 모의 어떠셨어요 6 고3엄마 2013/06/10 1,220
260852 제 마음이 각박한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요.(각박한 제 마음이 싫어.. 2 ........ 2013/06/10 1,301
260851 이사간후 이사가기 전 알던 사람들이랑 교류 있으신가요?^^.. 2 이사 2013/06/10 850
260850 대구에 유방암 검사 어디서 할까요? 5 암검사 2013/06/10 2,068
260849 사무실이 ... 정말정말 2013/06/10 306
260848 동안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연예인 14 이미넌나에게.. 2013/06/10 4,031
260847 애견 등록하려고 하는데 3 오늘하루 2013/06/10 540
260846 세째 돌잔치... 자녀결혼식.. 청첩장 부담스러워요 4 년매출2억 2013/06/10 2,101
260845 쿨매트써보신분계세요??? 4 소래새영 2013/06/10 1,452
260844 오늘부터 GS SHOP 앱 모바일 6월 2주차 출첵시작이네요 1 짜잉 2013/06/10 468
260843 자동 빙수기 추천해주세요 성현맘 2013/06/10 575
260842 나리타 공항 제1터미널을 잘 아시는 분~ 3 망고망고 2013/06/10 1,279
260841 남친이런 행동.. 14 슬픔 2013/06/10 3,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