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 긴 싸움

고부 조회수 : 660
작성일 : 2013-04-23 10:53:27

어제 베스트 글에 올라온 고부간의 갈등 이야기를 읽고 제 경우를 써 봅니다

 

저의 시어머니는 40 초반에 혼자 되셔서 시골에서 평생 농사 짓고 살아오신 분이에요.

생활력이 매우 강하시고, 국졸이신데 만약 교육을 제대로 받으셨으면 국회의원이나 교수 정도는 하셨을 것 같은

매우 똑똑한 분이세요. 성정도 매우 강하시구요.

남편은 3남매의 장남이고, 돌아가신 아버님 성격을 그대로 빼닮은 물러 터질대로 터진 부드러운 남자구요.

아마 그래서 저같이 "센" 여자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아버님도 성격이 유하셔서 그랬는지 성격 강한 어머니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금술이 좋으셨대요.

지금도 아버님 제사날이면 어머님이 눈물을 조금 보이실 정도에요.

그런데 이렇게 센 여자 둘이 고부로 만났으니 얼마나 치열하겠어요.

제 성격은 쉽게 말하면 조폭스타일 이에요.

의협심이 강하고, 정의에 불타고, 빚쟁이는 땅에 묻지만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돈을 던져주는 원초적인

인간의 따뜻함을 가지고 있어요.

치명적인 단점은 내가 조폭 우두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즉, 시어머니께서 사리에 맞지 않는 부당한 대우를 제게 하시면 저는 그것을 정말이지 못 참겠고,

무슨 일이 있어도 바로 잡아야 하는 거예요.

저는 항상 조폭 두목답게 ^^ 사사로운 이득이나 편안함을 쫒지 않고, 대승적 차원에서 시댁에 마음으로 몸으로

노력 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아들이 잘났다고 생각하시며 아들보다 객관적인 기준은 더 나은 며느리를 몸종처럼

대하시려고 하니 저는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왜냐하면 부당하니까요. 시댁에 사랑을 드리기 싫어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부당하니까요.

그래서 고부간의 한판 승부가 시작됐죠.

처음에는 승부가 나지 않고, 오히려 시어머니께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였어요.

왜냐하면 남편 중학교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힘들게 삼남매 키워오신 어머니께 남편이 어떻게

대항을 하겠어요. 이건 저도 이해했던 바구요.

저는 울화병 안 걸리려고 시어머니께 화가 나면 바로 남편에게 퍼붓고, 그려면 남편은 어느 때는

받아주다 어느 때는 화내고, 그러면 부부싸움 크게하고 그랬죠.

다른 한편으로는 시어머니께 말대답도 많이 하고, 남편과 같이 찾아뵙지 않는 등 제가 저항하는 액션을 아무리 취해도

아들이 어정쩡하게 있으니 계속 기고만장 하셨구요.

그러다 어머니께서 저를 대하시는 게 선을 넘자 참고 또 참고 있었던 남편이 어머니께 큰 소리를 내고, 거리를 두었어요.

그랬더니 시어머니의 온갖 부당함이 확 줄어들었어요. 아들이 큰소리 내고, 엄마에게 데면데면 하게 구니

아들 없어질까봐 제게 잘하시더라구요.

고부간의 갈등 며느리가 직접 아무리 강하게 해봤자 아들과 예전처럼 마음을 나누면 며느리는 어쩌든지

시어머니들은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든 남편이 어머니와 해결을 보도록 해야 해요.

지금은 시어머니께서 부당하게 저를 대하지 않으시니 저도 어머니께 잘 하고, 어머니도 며느리

잘못 건드렸다가는 아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최소한 겉으로는 제게 잘해주세요.

 

  

IP : 211.177.xxx.12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8805 사춘기아들 다루기 4 소요 2013/06/30 2,245
    268804 애들 책상의자에 뭐 깔아주세요? 1 ᆞᆞ 2013/06/30 762
    268803 대학생 방학용돈 9 방학 2013/06/30 3,017
    268802 청와대, 박 대통령 방중 보도자료 '마사지' 2 샬랄라 2013/06/30 869
    268801 표창원의 독려 덕분에..베충이글 1 밑에 2013/06/30 538
    268800 감자 찌거나 삶을 때.... 6 감자 2013/06/30 3,306
    268799 (방사능)춘천 방사능급식간담회 1 녹색 2013/06/30 467
    268798 지금하고있는 kbs 다큐멘터리 괜찮네요~!! 2 사람답게 2013/06/30 1,569
    268797 면생리대 쓰시는 분들 얼룩없이 깨끗이 세탁되시나요? 19 익명 2013/06/30 11,406
    268796 이것도 조울증인가요? 너무 무기력하네요 3 ... 2013/06/30 2,239
    268795 뚜레쥬르서 생크림 케익 샀는데 크림이 왜 이렇게 적을까요? 3 케익 2013/06/30 1,465
    268794 마트에 장사하는데요 3 akxm 2013/06/30 1,653
    268793 영남제분, '회장 사모님' 때문에 불매 운동 직격탄 1 죄와 벌 2013/06/30 1,412
    268792 표창원의 독려덕분에 오늘 170여명이나 모였답니다. 2 촛불집회 2013/06/30 1,275
    268791 냉장고 위치 좀 봐주세요 4 이사준비 2013/06/30 865
    268790 턱관절 이상 어느 병원에 가봐야 하나요? 11 중등생 2013/06/30 2,240
    268789 적당한 선물 뭐가있을까요... 4 코코넛 2013/06/30 645
    268788 팥환만드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푸무클 2013/06/30 4,585
    268787 갤럭시플레이어로 주식매매하려면... 2 주식 2013/06/30 436
    268786 아파트 추천해주세요. 3억5천내 4 집찾아요 2013/06/30 2,299
    268785 초등학교 수영 수업 6 수영 2013/06/30 2,229
    268784 우리나라 집들을 보면 지하실이 없는 이유가 뭘까요? 41 ;;;;; 2013/06/30 18,241
    268783 이민기 멋있네요^^ 2 연애의 온도.. 2013/06/30 1,677
    268782 혹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요~ 정보 공유.. 3 슬픈공주 2013/06/30 974
    268781 최고다이순신 나오는사람들 죄다싸이코같아요 4 bodybu.. 2013/06/30 2,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