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중동 미남 얘기가 많이 나와서 ㅎㅎ 쓰기 귀찮아 혼자서 흐흐 거리다가 결국 한번 올려보기로 했네요.
전 중동지역에 몇년 근무했어요. 두바이는 수십번을 오갔지요. 중동은 정말 미남 미녀들이 많습니다. 키도 크고 가무 잡잡한데다 수염이 약간 돋아있고 섹시한 고유의상을 입은 남자들을 공항에서 부터 보면 정말 입에 침이 고일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쓰읍) 물론 여자들도 미녀들 많지요. 단 화장을 너무 두껍게 해요. 일반인들도 거의 탤런트 분장 수준으로 손톱으로 긁으면 도랑이 파일것처럼 해요. 마스카라, 아이섀도, 아이라인이 전세계에서 젤 잘팔리는 지역이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을 정도랍니다.
단 여기 함정은 부유한 산유국 사람들은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대부분 젊을땐 날씬하고 잘생기고 이쁘나 결혼하고 애들 낳으면 푹 퍼지는 경우가 많아요. 일단 음식이 미칠듯이 달고 기름에 튀긴게 많고 날씨가 많이 더우니까 많이 안돌아 다녀서 그런듯.. 냄새도 장난 아니고 ㅠㅠ 이건 정말 좀 극복하기가 힘들지요.
아무튼 제가 여기서 얘기하려는 건 이런 부류가 아닙니다. 두둥~~
때는 작년, 남친과 함께 이집트 여행을 갔어요. 나라는... 막상 가시면 실망을 많이 합니다. 더럽고 아주 더럽고 사람들 매너 대부분 개판입니다.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어요.
이집트 여행에 대해 얘기하자면 24시간이 부족합니다. 여행기간이 3주일이 좀 넘었을거에요. 카이로 - 룩소르 - 아스완 - 알렉산드리아 - 다시 카이로로 와서 요르단으로 갔어요. 참고로 요르단이 훨씬 좋았어요.
룩소르에서 5, 6일 머물고 호텔에 문의해서 차와 기사를 고용해 아스완으로 가기로 했어요. 평균 3시간에서 좀더 걸린다고 하더군요. 이집트는 상상외로 모든 환경이 열악한데 그중 하나가 도로 입니다. 룩소르도 아스완도 중요 대도시중 하나인데 메인도로가 오고 가는 차선 하나씩 2차선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길에 사고가 난건지 암튼 절반쯤 지난 지점에서 그 길이 막힌거에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차를 돌려 진짜 논두렁 같은 길로 가는 수 밖에 없었어요. 당연 여기는 2차선이 아니라서 오고 가는 차들이 모두 다 섞여 엉망진창이었죠. 심지어 관광버스도 두어대 있었어요. -_-
때는 사탕수수 수확기였는지 사탕수수를 가득 실은 소, 말, 트럭이 길에서 많이 보일때 였어요. 들판에도 수확 직전인것들이 많았구요. 암튼 그 두 메인 도시 사이에 있는 사탕수수 들판에 드문 도로 사고로 논두렁인지 밭두렁인지가 온통 오고 가는 차들로 아비규환이었어요. 게다가 동네 사람들도 다 구경 나왔더군요. 밭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농부들 아이들까지... 암튼 전 물론 걱정도 약간 되긴 했지만 남일인듯 차 뒷자석에서 구경만 멀거니 하고 있었는데....
똬악!!! 이때까지 내생애 최고 미남을 본거에요!! 네! 그는 바로 구경나온 사탕수수밭 농부였던것이었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바로 입고 있는 거적데기를 벗기고 팬티바람으로 서 있는걸 사진찍어서 바로 캘빈 클라인 속옷모델로 보낼수 있을 정도 였어요. 태닝된 구릿빛 피부에 키크고 멋진 몸매에 얼굴도 어찌 잘생겼는지... 더러운 거적떼기 (비하하는 말이 아니고 진짜 그런걸 입었었음) 한장 걸치고 있는데도 온몸으로 섹쉬함을 발산하고 있었어요!! 아까 여러분들이 올리신 중동 미남자들에서 좀더 거칠고 노동으로 다져진 분위기랄까...캘빈 클라인 모델 아시잖아요. 좀 거뭇한 수염에 구릿빛 탄탄한 몸, 땀인지 물인지에 촉촉하게 젖은, 온몸으로 섹쉬함을 표현하는... 아무튼 그런 비주얼이었어요.
저 이정재, 정우성도 실제로 보니 실망한 사람입니다. 남자보는 눈 (외모)이 비교적 높다고 생각하는 자칭 탐미주의자 입니다. 그런데 이집트 깡촌에서 내 생애 최고의 미남을 만났습니다...
어찌나 넋이 나갔는지 옆 남친한테도 계속 감탄을 하며 저 남자좀 보라 너무 잘생기지 않았으냐를 쉴새 없이 얘기해서 차가 어느새 출발했는지도 몰랐어요. 바로 이 점이 제 인생 천추의 한이 되었어요.
네, 정신이 어찌나 빠졌는지 감탄만 하고 차에서 내려서 사진 한 방 같이 찍을 생각을 못했네요. 하다못해 차에서 한장 슬쩍 찍어도 됐을텐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친은 그때 좀 미적지근한 반응이어서 더더욱 제가 열을 올려서 감탄을 하며 설명을 했던거 같아요. 근데 작년 말에 우연히 배우들 미남 미녀들 얘기하다가 자기가 먼저 얘기를 꺼내더라구요. 사실 자기도 진짜 감탄했다고. 단지 여친인 제가 바로 옆에 앉아서 하도 난리치니까 일부러 시큰둥했다며. 자기가 봐도 바로 그 남자만 들어다가 파리나 밀라노 런웨이에 올려놨어도 될 정도였다고. 그랬으면 돈도 돈이고 여자들이 부나방처럼 꼬였을거다.. 그럼 니 차례는 안왔을거다.. 뭐 이런저런 시답잖은 얘기로 한참 그 미남을 추억하였습니다. ㅠㅠ 남친이 저보고 다시 한번 룩소르에서 차로 아스완 가는 길로 가보라고 혹시 다시 그 남자 만날지 아느냐고.. ㅋㅋ
다시 만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이가 갈리는 이집트 못갈 것도 아니지만 그렇지 않다는걸 아니까요...
이상 구구절절 제 섹시한 중동 남자 목격담 이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