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선택들이..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했던 나의 삶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아니..행복하다 여겨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문득 오늘
내가 느껴왔던 행복이..
행복이라 믿었던 것들이..
어쩌면 나의 착각이였겠구나..
어쩌면 내 스스로의 최면이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 후 남편따라 외딴 곳에 와서 살며 갑갑해하고 있는 나를..
어딘가 갇혀 지내는 듯한 이 숨막힘을..
아기보느라 하루하루 지쳐있는 내 모습을..
나만의 온전한 삶이 없어졌음을..
아기에게 사주고 싶은 것도 선뜻 살 수 없고, 가고 싶은 곳 못 가고, 보고싶은 공연한번 보기 어려운 나의 현재 형편을..
들여다 보게 되었어요.
그..
어쩌면 나의 착각, 나의 최면이였겠구나..하는 생각에
갑자기 우울해졌어요.
먹먹하고 무기력해져요.
울고싶어요.
펑펑 소리내서 울기라도 하면 이 갑갑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눈물이 안 나네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 감정에 눈물샘마저도 당황했나봐요.
고맙게도 아기가 일찍 자주네요.
맥주를 마셔봅니다..
칼칼하게 쏘는 맛이 너무 좋아요. 이 병을 비우고 새로운 병을 또 마실래요.
그리고 잠을 자겠지요..
전 다시 스스로에게 마법을 걸겠습니다.
다시 그 착각에 그리고 최면에 빠지라고..
내일이면 다시 행복한 하루가 시작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