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제가 올해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던 드라마 돈의화신이 끝났네요.
드라마를 보면서
전지후 검사랑 은비령이 상당히 매력적인 여자들인데
왜 하필 지세광같은 나쁜놈한테 느낌이 꽂혔을까 이해가 안가더군요.
은비령은 워낙 나이든 남자들 애인으로 살아서 젊은 놈한테 혹 갔다 싶기도 했지만
다른 남자한테 갔으면 이쁜공주 취급받으면서 그 성질머리와 변덕도 다 부렸을텐데
지세광이 한번씩 무시하고 무안줘도 꾹 참고 있고
마지막까지 지세광 위해서 희생하더군요.
내가 전지후 검사라면 그 검찰청에 아이돌 처럼 생기고 성격도 순해보이는 집안도 짱 좋은
권혁을 놔두고 고아나 다름없는 지세광을 좋아하지는 않을것 같은데
유머감 충만하고 볼수록 유쾌해지는 이차돈까지 놔두고
왜 하필 지세광???
지세광이 키가 크나? 나이가 어리나? 집안이 좋은가? 아님 나비부인에 나오는 박용우처럼
여자들한테 잘하고 달콤하길 하나? 주변에 어린 남자들 놔두고 왜 하필 40대?
그런데 보면 볼수록 무심한듯 낮게 깔리는 목소리에 자뻑이 충만한 당당함
마지막까지 든든한 베짱과 중후함이 있더라구요.
울 남편이 나쁜놈 주제에 마지막까지 더럽게 폼만 잡는 놈이라고 혀를 끌끌 차던데
지세광 자존심에 전지후한테 부탁까지 하면서 자기를 보호해주길 바랬는데
전지후가 후회안한다는 마지막말에 무심한듯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뭘 후회안한다는거지?
날 좋아한거? 배신한것? 하며 쓸쓸하게 웃을때
광기와 쓸쓸함과 눈물이 어우러진 마지막 표정으로 생을 마감할때
악역이지만 폼나고 멋지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전지후가 지세광 애라도 가지고 지세광은 감옥에서 반성하며 사는 은비령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런 결말을 원했기에 좀 쓸쓸하긴 했지만요.
돈의 화신은 이차돈의 드라마이긴 하지만
박상민의 무게도 대단했다고 봅니다.
물론 강지환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모든걸 다 쏟는 에너지는 안느껴지지만
연기라기보다는 그냥 캐릭터 그 자체를 보는 힘이 있어요.
작게 나와도 화면장악력이 뛰어난 연기자고.
발음이 뭉개지긴 하지만 독특한 저음의 목소리톤도 강약을 조정할줄 알고
눈빛도 좋고..
강지환이야 워낙 인기도 많고 아직 30대 중반인데다가 귀여움상 외모라 이 드라마로
더 승승장구 하겠지만
박상민은 워낙이 이혼 폭행 음주운전 기타등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찍힌데다가
이제 40대 중반의 나이
드라마나 영화에 좋은 역할 아우라 있는 모습으로 나오기엔 시기가 많이 늦은듯 하여 안타깝네요.
드라마는 조연급으로 30대 초 중반 배우들이나 아이돌을 선호하는 추세고
영화는 인기 훅 가고 흥행 말아먹으면서 몇년동안 못하면서 흐름을 놓쳤을테고
제 친구들은 박상민 재수없다고 강지환이 나와도 돈의 화신은 못본다고 백년의 유산만 보던데
전 이상하게도 박상민한테 폭 빠진것 같아요.
사생활은 좀 그러하지만 연기자로썬 앞으로도 좀 잘됬으면 좋겠네요.
잘나갔을 시절에 인기관리도 좀 하고 이미지메이킹이라도 좀 했으면 지금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배우였을텐데하는 아쉬움도 너무 크구요. 아무튼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