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제 7세인데요.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추가하다보니 하고 있는 게 꽤 되네요.
저희 부부 퇴근이 빠른 편이 아니고
할머니가 도와주시지만 6시 이후에 집에 오실 수 있기 때문에
아이도 유치원 갔다가 오후에는 학원을 들렀다가 6시 이후에 집에 들어 옵니다.
지금 아이가 하고 있는 건
주 3회 영어, 주 2회 미술, 주 2회 피아노, 주 2회 운동이구요.
서서히 한 종목씩 늘린 것이라서 아이도 즐겁게 하고 있고
어느 것 하나 빼자고 하면 안된다고 펄쩍 뜁니다.
저녁에 집에 오니 집에 와서는 아이가 씻고 밥 먹는 것도 시간 걸리구요.
저희 부부가 도착하는대로 부리나케 밥 먹고 씻고나면 빨라도 8시가 넘네요.
아이는 그때부터도 부모랑 놀고 싶은 게 한참인데요.
블록도 갖고 놀고 싶어하구요. (레고나 가베 등등 포함해서요)
같이 운동 놀이도 하고 싶어하구요. 보드게임같은 것도 하고 싶어하구요.
이제 해가 길어지니 밖에 나가서 자전거 타거나 산책도 하고 싶어해요.
그날그날 이런 저런 것들 골라서 놀다보면 9시는 금방 넘어 버리는데
그럼 또 잠자리 준비하고 일기 쓰고 책 몇 권 읽으면 10시 넘는 건 예사이네요.
10시에 재우려고 초노력하는데 매번 조금씩 넘어갑니다.
아이들 티비 프로그램 볼 시간은 당연히 없고 디비디 멍때리며 볼 시간도 없어요.
그런데 아이는 저희랑 집에서 같이 수학 국어도 하고 싶다고 하고 한자도 배우고 싶다고 해요.
친구들이 다 학습지같은 걸 하니 자기도 하고 싶다구요.
그런데 이런 걸 하려면 집에 와서 저희랑 놀 시간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하니
도저히 할 시간은 안 나네요.
다행히 아이가 한글 쓰기도 하고 수학도 두 자리 연산은 곧잘 하고 있어서
차라리 시간이 남으면 책이나 몇 권 더 보라고 하고 이 쪽은 손대는 게 없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대로 다 해줄 수 없는 게 당연하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도대체 7세 아이가 해야할 것들은 뭐 이리 많은가 싶네요.
저녁에 집에 있는 시간이 짧으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한데
매일매일 하고 싶은 것들은 많고 할 수 있는 시간은 없고
7세부터 이 정도이면 앞으로 그 긴긴 학생 시간 동안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싶어집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배울 거 배우고 할 거 다하고 책볼 거 다 보고 놀거 다 놀고
잠도 늦게 안자고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