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사주 본 얘기... 심심해서요. (길어요)

심심해서 조회수 : 4,768
작성일 : 2013-04-16 12:45:29
사주 얘기가 자꾸 나와서요.
저도 옛 생각 나서 한번 써봅니다 ㅋㅋ

사주카페에서 장난삼아 사주는 몇 번 봤지만
진-짜 진지하게 본 적은... 아... 좀 있구나.
그게 무슨 철학원 비스무리하게 진지하게 하는 분들 찾아가서 본 게
그게 두번째였나 그럴 거예요.

서른살 막 넘었는데
남자친구가 하도 안생겨서 -_- 그전까지 거의 모쏠...;;;

그래서 답답해서 감.

사주 보는 거 비쌌어요. 오만원이었나...;

솔직히 그때 정말 돈 아까웠어요.
제가 사주를 잘 안봤던 게
사주를 보면 다들 저보고 할말이 없어해서;;;
제가 생각해도 제 인생이 차~암 평탄하긴 합니다.
사주 보는 사람이 쓱 보고는 음... 하면서 몇 가지 짚어주고 할말이 없음.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없어서 갔는데
역시...
할말이 없음.
딱... 보더니 뭐 걍 잘살 거라고 너 할일 하면서...
제가 남자가 안생겨요 ㅠㅠ 징징 그랬더니
갑자기 버럭! 하면서
너 남자 있어! 사주에 남자 있다니까!
추석 지나고 만날꺼야 걱정마!!!!

그때가 추석 한달 전이었나 그랬음.

헐...................................
내 돈.........................................

그러고 집에 왔어요. 한 10분이나 있었나 몰라요...

참, 그 사주 보는 데가 왜... 집안에서 무슨 중요한 일 있을 때 역술인 만나는 집안 있잖아요.
그런 집안인 친구가 있어서 걔한테 추천받아 간거였는데...

아 진짜 돈아깝다 이러면서... ㅠㅠ 집에 왔죠.


그랬는데 추석 지나고 남자가 진짜 생겼어요.
그게 지금 제남편.



암튼 맞았잖아요?
그래서 이 남자친구를 사귀고 한 반년인가 지나서 또 갔죠.
참... 그때 이 남자친구가 직업이 없었어요.
예술하는 사람이라서...;;;
(직업 없는 예술하는 남자. 얼굴은 잘생겼었음. 아마 이렇게 얘기하면
결혼선배님들은 안된다고 걱정스럽다고 할 그런 조건)



이번엔 궁합을 봤는데
궁합도 완전 비쌌음............... 십오만원

진짜 헉소리 ㅠㅠ 그렇게 비쌀줄 모르고 간건데 암튼




궁합 딱 보자마자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헤어질 거야?

제가 글쎄요 했더니

글쎄 못헤어지겠는데... 둘이 넘 잘맞아서


제가 뜨악해하면서
근데 이 남자 직업이 없는데요 결혼을 어케해요?

했더니

뭐 니가 벌면 되지 ㅋㅋ 네가 돈복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ㅋㅋ
그리고 남자는 성실하고 괜찮다고 ㅋㅋㅋㅋ 남자가 막 돈을 많이 벌 그럴 팔자는 아닌데
암튼 참 괜찮다면서

이 남자는 네가 아니라도 더 (조건) 좋은 여자 만나서 잘살 거라나요?

-_-

제가 진짜 이 표정으로 있었더니

너보다 훨씬 성격 좋고 고결하다고(이건 뭥미) 바람끼도 없고
속물도 아니고 순수하다면서...
인품도 저보다 훨씬 좋다면서 -_-
그리고 뭐 인복이 있다고.

암튼 남자 괜찮다고... 돈이 좀 없는데 그건 사는데 중요한 게 아니라고 그러더라고요.


솔직히 그땐 만난지 얼마 안돼서
저 말이 다 뻥으로 느껴졌어요.
그냥 좀... 그때 남자친구가 착하고 순수하고 감성이 풍부한...
뭐 그런 느낌이었는데요.
이 사주 내용과 딱히 들어맞는 성격이 아니었어요.

나오는데 웃으면서
결혼날짜 잡으러 와~ 그러더군요...



뭐 이때문은 아니지만
암튼 결혼을 했어요 (뭐가 씌웠음...)

근데 결혼하고 나니까 무릎을 탁 칠 일이 너무 많은거예요.
결혼하고 나면 진짜 성격이 나오잖아요.

제가 정말 복이 많은 건지...

정말 저보다 인품이 나음.
전 좀 속물이고 그런데 속물이 아님. 더불어 저까지 정화됨.
그렇다고 돈을 우습게 알지도 않고 무지 아끼고 알뜰함.
성실함.
돈은 많이 못벌지만 직장 구해서 열심히 다니고 있고요.

그리고... 진짜 살아 보니 왜 이 남자가 좋은 여자 만나서 잘먹고 잘살거라고 했는지
그 말을 알겠더군요.
그때 그 사주 봐준 사람 표현으로는 여자 직업이 전문직이어도 만날 수 있는 정도의 남자라고 그랬는데

남자가 정말 센스가 넘쳐요.
그 참... 뭐라그래야하지... 막 다정하고 그런 건 아닌데
말 하나를 해도 예쁘게 하고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는 게 아니라
그걸 유머스러운 표현으로 돌려서... 언중유골 식으로 따끔하게 그렇지만 하하 웃어버리게 표현을 하는데
안들어줄수가 없음...

그렇다고 막 바람끼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글쓰다보니 깔때기가 ㅠㅠㅠㅠ 죄송해요 ㅠㅠㅠㅠ 갑자기 남편 자랑이 됐음 ㅠㅠㅠㅠ
(저도 그만큼 잘한다고 쓰고싶음 ㅠㅠㅠㅠ)



결과적으로 사주 봤던 말이 다 맞았고요
돈은 좀 없지만 ㅋㅋ 완전 알콩달콩 해피하게 살고 있어요
남편 만난 다음에 일도 다 잘 되고... 저도 주변에 사람이 많아졌고요. (성격개조의 결과... 그 사주 본 사람이 저보고 성격 디게 나쁘다고 했었음 ㅠㅠ)

그리고 그 사주 본 사람 번호는 지워버렸어요
그게 비록 다 맞긴 했지만...

왠지 결국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서요.




IP : 125.61.xxx.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
    '13.4.16 12:51 PM (121.165.xxx.189)

    만원내세요.

  • 2. 님~ㅎㅎㅎ
    '13.4.16 12:52 PM (218.238.xxx.159)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구요. ^^ 님 성격 무지 좋으신거 같은데요
    전 사주 별로 그닥 믿진 않지만 궁합은 좀 믿어요.
    딱 맞는 남자 만나니까 제가 다른 사람이 된기분? 이런걸 느꼈어요.
    사람은 상대적인지라 서로 맞는 사람끼리 만나면 시너지효과를 내는것은 확실한거 같아요. ^^
    너무 이쁘게 사시는거 같아서 부럽네요 ^^

  • 3. 흠머
    '13.4.16 12:56 PM (211.209.xxx.15)

    저도 가는 곳마다 제 얘긴 거의 안 해 줘요. 잘 살거라는 말만 하고 끝?!

    진짜진짜 엄청 평범하게 살란가보다, 두각을 나타낼 일은 전혀 없나보다 하고 말았는데,

    정말 그래요 ㅋㅋㅋ

  • 4. ..
    '13.4.16 1:04 PM (112.202.xxx.115)

    병원이랑 점집은 짧게 말할 수록 좋은거랍니다.

  • 5. 이게요
    '13.4.16 1:18 PM (211.51.xxx.98)

    잘보는 철학관은 그 기본 프레임이 맞더라구요.

    제 아는 후배가 엄청 얄미운 여우과였는데, 하는 짓도 참 얌체인
    밉상이었어요. 걔가 한번 유명하다는 장충동 어느 철학관인지에
    찾아갔더니, 너처럼 사주가 좋은 사람이 뭐하러 왔냐면서
    복이 차고 넘친다고 했다고 와서 자랑하길래, 듣는 우리가
    기함을 했어요. 너무 자기만 알고 얌체같았거든요.

    그 후 그 얘 결혼과정부터 사는 것 까지 틀린 말 하나 없이
    정말 복이 많더라구요. 사람보고는 알 수가 없는게
    복이 어디에 그리 붙어있는지 알 수 없다고 저희끼리 아직도
    그러네요 ㅎ ㅎ

    기본 사주는 누구나 있다고 그때부터 생각하게 됐네요.

  • 6. 이땅
    '13.4.16 1:35 PM (112.171.xxx.140)

    잼나요 ㅎㅎ 열심히 지금처럼 해로하세요

  • 7. 쪽집게 아저씨
    '13.4.16 1:40 PM (96.10.xxx.138)

    취직하고 새로운 동네로 이사가면서 재미로 점을 봤는데 만나게 될 남자 뒤에 수학기호가 많이 보이고, 손으로 뭔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거에요 (기계 만지고 전자부품 만지고, 그거 까지 보더군요) 내참, 수학이면 공부하는 사람일텐데 손으로 하는 일은 뭐야? 하고 신경 끊었는데 지금 신랑하는 일이 딱 그런일이에요 (수학 많이 쓰는데 담당업무는 이론쪽이 아니고 실험이라 손으로 하는 일이죠). 가끔 무서울정도로 딱 맞추는 사람들이 있네요.

  • 8. ^^
    '13.4.16 1:53 PM (119.148.xxx.73)

    ㅎㅎㅎㅎㅎ
    재미있어요.
    긍데 남편분 자랑 맞네요..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농담이에요)
    행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7315 49% "국정원 댓글, 대선 공정성 훼손" 5 샬랄라 2013/05/03 590
247314 남친과 싸운문제...좀 봐주세요... 20 맛동산 2013/05/03 3,424
247313 저희집 등기부등본좀 봐주세요.등본 볼줄 잘 몰라서 여쭈어요. 4 등본 2013/05/03 1,522
247312 비엔나 문어랑 메추리알 꼬꼬 만드는 법좀 2 베이 2013/05/03 1,415
247311 중1인데도 벌써 공부시간에 잠을 잤다네요 2 벌써 2013/05/03 926
247310 음식솜씨~~ 이런거 같아요~ 12 음식솜씨 2013/05/03 2,717
247309 배가 고파 잠이 안와요 18 ㅜㅠ 2013/05/03 2,067
247308 조금 전 해투에 나온 정우콘.. 3 아이스 2013/05/03 2,291
247307 착한 중학생은 없는건지요 7 중학생 2013/05/03 2,053
247306 아이 독방 가두고 청양고추 먹이고…공포의 보육원 1 ........ 2013/05/03 1,238
247305 로맨스가 필요해를 봤는데요 16 이 밤 2013/05/03 3,202
247304 나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리고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의 친구입니다!.. 16 이계덕기자 2013/05/03 3,268
247303 광고에서 눈 깔아 이런거 막 쓰는데 용납되나요 7 ,, 2013/05/03 944
247302 SKY와 대기업을 들어갈 확률 ??? 5 4ever 2013/05/03 2,306
247301 아침일찍 잡채 상차리려면 저녁에 어디까지 해놓을까요?ㅠ 17 ..... 2013/05/02 2,464
247300 독일과 스위스.이탈리아? 태국? 8 여행 2013/05/02 1,488
247299 도우미들 어디까지? 8 가요방 2013/05/02 3,647
247298 넘넘 속상해요 흑흑 푼돈아끼려고 바둥거리면 뭐하나... 8 위로가필요해.. 2013/05/02 3,445
247297 중학교 1학년 아이가 수학을 40점을 받아가지고 왔어요. 21 조언 좀.... 2013/05/02 4,234
247296 혼자 있으니 아.. 2013/05/02 518
247295 돌잔치때 건강보조 식품도 받아봤어요. 1 .. 2013/05/02 884
247294 구두쇼핑몰 알려주세오 대문에 2013/05/02 435
247293 포천사시는 분들 6 자유 2013/05/02 1,523
247292 수영, 한 달이면 자유형 가능할까요? 11 ?? 2013/05/02 3,736
247291 얼굴의 붉은 기는 방법이 없나요?? 5 화장품으로 2013/05/02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