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처럼 꿈을 통해 현재상황을 읽는 분 계신가요?

냉동실제비꽃 조회수 : 1,226
작성일 : 2013-04-14 20:27:05

먹고,자고, 숨쉬고, 빨래를 널고, 버스를 타고, 꽃을 사는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곧 일상인것이고 그런 일상이 깻잎장아찌처럼 켜켜이 모이는 게 곧 삶이고 현재상황인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똑같고 평범한 일상생활가운데에서도 외롭다,쓸쓸하다, 슬프다,기쁘다와 같은 온갖 희노애락과 오욕칠정을 다 느끼는 감정이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한듯한 제 감정중의 하나가 외로움이란 감정이에요.

직장생활을 하던 아가씨때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친구들도 있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려나가게 되는 피곤함및 여러 에피소드들도 있었는데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서 주부 11년차로 접어들면서는 이사도 네번씩이나 다니는동안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동안 친구들과의 인연들도 진공청소기속의 먼지들처럼 말끔하게 없어져버리고.

그후로 동네엄마를 만나도, 예전 친구들과의 우정은 기대할수가 없고.

오히려 마음을 다해 잘해주다보면, 의도하지않게 뒷담화를 누군가에게서 전달받게 되거나, 혹은 면전에서 그 동네엄마가 살살 웃으면서 하는 말의 진의를 분간할수가 없어서 갈팡질팡하게 되거나..

가령

"은정이엄마같이 딸이 원숭이띠는 나중에 은정이엄마가 죽어도 그 장례식장에 오지못한대. 그래서 우리 작은고모네 딸도 오지못하고 집에서만 울었잖아."

라던지.

"은정이엄마는 자기 주장이 없어서 무조건 남의 말에도 맞다고 장단을 잘 맞춰주지."

이런 말은 칼국수 끓여놓고 대접할때 ..

그게 무려 5년전일인데도 대경실색할만큼 놀랐던기억이 나네요.

제 얼굴빛까지 배추잎같이 파랗게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 엄마얼굴만 쳐다본 기억이 나요.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아서 많이 기댔던 마음에 쫙 금이 간것같았는데 그후로 저도 그 엄마에게 맘을 싹 비우고 돌아선 기억이 나요.

그렇게 세월이 갈수록 동네엄마들중에서도 쉽게 마음을 줄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는것을 깨닫고도 한참 이골이 났을 이 나이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들 얼굴이 생각나더니 급기야는 그 사람이 꿈에도 나타났어요.

그 사람은, 저보다 8살이나 많았는데 제가 20살때 다녔던 제약회사사무실의 직원이었어요.

28세였던 그 언니는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로 불편했어요.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장애도 있어서 결혼을 할수없었어요. 그런데 그 회사가 재정난을 맞아 사람을 자르게 되었고 저랑 그언니도 잘렸어요.

기숙사에서 짐싸들고 나가는 저를 그 언니가 자기네 집에 가서 지내자고 하는데 어떻게 신세를 지겠어요.

그리 친하지도 않았는데... 결국 10일만 있어보고 자리가 안구해지면 그때 생각해보라고 해서 15일을 있었어요.

그 따라간집이 철거를 앞두고 있는 7평짜리 1.5룸이었는데 한살 어린 남동생이랑 살고있더라구요.

그 남동생머리가 엄청 뽀글이었고 눈은 아주작은데 입이 귀에까지 찢어진것처럼 커서 놀랐어요.

코는 수제비처럼 생겼는데 라면회사 생산직에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그뒤로 그 언니랑 저는 아주 각별한 사이가 되었고 한 5년동안 서로 애틋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남동생이 너무 못생겨서 퇴짜맞고 결혼을 못한대요.

신체 결격사유없고 건강하고 직장 건실하고 성격 건실한데 (집과 회사만 다니는 ) 또 친구가 별로 없다보니, 한달에 오만원도 안쓰고 다 저금을 해서 어마어마한 저축액이 있고 벌써 그나이에 35평대 아파트가 있는데(집에서 해줌)

그러면서 저보고 결혼해달라고 그 언니가 전화가 많이 왔었어요.

그 집에 잠시 묵고 있을무렵부터니까 꽤 오래된거죠. 그래도 싫었어요.

그러다가 결국은 제 의사도 무시하고 결혼을 진행하려고 해서 연이 끊기게 되었는데 그 언니가 그토록 가끔 보고싶은거에요.

차라리 결혼했으면 지금보다 잘살고 그 식구들한테도 대우받고 살았을텐데..

아마 지금같으면 저보다 키도 작고 못생겨서 우리 친정식구들에게 비웃음좀 당하겠지만 전 할것같아요.

그런데 그런 속물적인 계산보다는 먼저 그 언니가 그렇게 보고싶어서 어떤땐 제 가슴을 혼자 쥐어뜯고싶어요.

그언니가 꿈에 나와서

"지금 너는 많이 외롭구나."

하는 그 말한마디에 제가 현재 안주하고 있는 지금 이현실이 어떤건지 다 알것같은거에요.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응축된 나의현실.

그밖에도 꿈들을 통해 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저절로 객관적으로 보인경우도 있고 안풀리는 숙제같은 의구심이 풀린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나이들면서 왜 친구는 사귀기 어려운건가요.

제게도 친구는 생겨서 제가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주는 만큼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로 각인되는 친구가 생기는 경우도 있을까요.

IP : 110.35.xxx.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14 8:35 PM (121.165.xxx.118)

    누구나 다 외로와요. 누군들요. 그러니 82쿡 자유게시판은 언제나 만선. 글쎄요. 꿈을 통해서 현실을 깨닫고 그런 거는 없지만, 그냥 내가 선택한 현실이 최선이었다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가보지 못한 길은 늘 더 푸르러 보일 뿐...막상 가게 되었다면 선택하지 않은 반대편 길이 더 푸르러 보일 뿐입니다.

  • 2. 저도
    '13.4.14 10:15 PM (109.85.xxx.100)

    그래요. 트라우마도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 관계된 예지몽도 꾸고.
    전 다햄히 친구는 있네요 ㅎ 그래도 외로워요. 다들 외로운가봐요.

  • 3. 무의식
    '13.4.15 11:45 AM (121.141.xxx.125)

    꿈을 잘 다루세요.
    무의식과 대화하는 길이어요.
    사람은 무의식이 99퍼센트, 현재의식이 1퍼센트.
    아마 내가 왜 이렇게 외롭냐구 무의식과 꾸준히 대화하다보면
    해결책이 주어지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2149 인천분들~ 롯데마트 계양점....옷 살만 한가요? 1 도움요청 2013/04/16 932
242148 노무현재단 5월특강 라인업.jpg 4 참맛 2013/04/16 984
242147 변비인지 죽겠네요. 10 ... 2013/04/16 1,700
242146 자격증 따 보기는 너무 늦었나요? 7 보육교사 2013/04/16 1,835
242145 글수정이 안되서 지워졌네요 알럽커피친구 글수정 2013/04/16 615
242144 ..................................... 1 크리스찬의 .. 2013/04/16 838
242143 아 화장실 좀 그만 갔으면 좋겠습니다. 6 하늘을달리다.. 2013/04/16 1,373
242142 하루에 문자 몇통이나 받나요? 1 손꾸락 2013/04/16 675
242141 청소기 질문 2013/04/16 663
242140 SC은행 뉴 두드림 체크카드 학습지 결재 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7 체크카드 2013/04/16 2,393
242139 형제들끼리 회비 걷으시나요? 18 봄날 2013/04/16 2,943
242138 ”윤진숙 어쩌나”… 靑만 빼고 여야 ”NO” 7 세우실 2013/04/16 1,708
242137 국정원 대선조작 개입했다. 관련자들 형사처벌하기로 결론. 1 꼬리자르기하.. 2013/04/16 767
242136 아랫글에 허리디스크 관련해서 2013/04/16 762
242135 자식 때문에 산다는 말. . . 2 콩나물좋아 2013/04/16 1,509
242134 전설의 주먹 보신분 질문있어요~!! (스포) 2 질문 2013/04/16 871
242133 이승기 별명 확 깨네요. 47 파종 2013/04/16 28,126
242132 롯지도 쓰다보면 맨들맨들 해질까요? 5 궁금 2013/04/16 2,282
242131 kidult님 치즈케잌레시피 갖고 계시는 분~~ 8 총총 2013/04/16 857
242130 국민행복기금 롤모델이 모기지플랜인가요 ? 1 고구마 2013/04/16 790
242129 교육행정직 공무원 계세요? 1 알고 싶어요.. 2013/04/16 2,736
242128 1-2 시간 전에, 환절기에 컨디션이 안좋아서 고생한다는 사람인.. 30대 중반.. 2013/04/16 678
242127 고1 영어학원 1 동물농장 2013/04/16 1,022
242126 목디스크 같은데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외국이라 제대로 코치.. 6 --- 2013/04/16 1,625
242125 컬투 노래 참 좋네요 2 노래가 좋아.. 2013/04/16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