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처럼 꿈을 통해 현재상황을 읽는 분 계신가요?

냉동실제비꽃 조회수 : 1,219
작성일 : 2013-04-14 20:27:05

먹고,자고, 숨쉬고, 빨래를 널고, 버스를 타고, 꽃을 사는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곧 일상인것이고 그런 일상이 깻잎장아찌처럼 켜켜이 모이는 게 곧 삶이고 현재상황인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똑같고 평범한 일상생활가운데에서도 외롭다,쓸쓸하다, 슬프다,기쁘다와 같은 온갖 희노애락과 오욕칠정을 다 느끼는 감정이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한듯한 제 감정중의 하나가 외로움이란 감정이에요.

직장생활을 하던 아가씨때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친구들도 있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려나가게 되는 피곤함및 여러 에피소드들도 있었는데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서 주부 11년차로 접어들면서는 이사도 네번씩이나 다니는동안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동안 친구들과의 인연들도 진공청소기속의 먼지들처럼 말끔하게 없어져버리고.

그후로 동네엄마를 만나도, 예전 친구들과의 우정은 기대할수가 없고.

오히려 마음을 다해 잘해주다보면, 의도하지않게 뒷담화를 누군가에게서 전달받게 되거나, 혹은 면전에서 그 동네엄마가 살살 웃으면서 하는 말의 진의를 분간할수가 없어서 갈팡질팡하게 되거나..

가령

"은정이엄마같이 딸이 원숭이띠는 나중에 은정이엄마가 죽어도 그 장례식장에 오지못한대. 그래서 우리 작은고모네 딸도 오지못하고 집에서만 울었잖아."

라던지.

"은정이엄마는 자기 주장이 없어서 무조건 남의 말에도 맞다고 장단을 잘 맞춰주지."

이런 말은 칼국수 끓여놓고 대접할때 ..

그게 무려 5년전일인데도 대경실색할만큼 놀랐던기억이 나네요.

제 얼굴빛까지 배추잎같이 파랗게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 엄마얼굴만 쳐다본 기억이 나요.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아서 많이 기댔던 마음에 쫙 금이 간것같았는데 그후로 저도 그 엄마에게 맘을 싹 비우고 돌아선 기억이 나요.

그렇게 세월이 갈수록 동네엄마들중에서도 쉽게 마음을 줄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는것을 깨닫고도 한참 이골이 났을 이 나이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들 얼굴이 생각나더니 급기야는 그 사람이 꿈에도 나타났어요.

그 사람은, 저보다 8살이나 많았는데 제가 20살때 다녔던 제약회사사무실의 직원이었어요.

28세였던 그 언니는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로 불편했어요.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장애도 있어서 결혼을 할수없었어요. 그런데 그 회사가 재정난을 맞아 사람을 자르게 되었고 저랑 그언니도 잘렸어요.

기숙사에서 짐싸들고 나가는 저를 그 언니가 자기네 집에 가서 지내자고 하는데 어떻게 신세를 지겠어요.

그리 친하지도 않았는데... 결국 10일만 있어보고 자리가 안구해지면 그때 생각해보라고 해서 15일을 있었어요.

그 따라간집이 철거를 앞두고 있는 7평짜리 1.5룸이었는데 한살 어린 남동생이랑 살고있더라구요.

그 남동생머리가 엄청 뽀글이었고 눈은 아주작은데 입이 귀에까지 찢어진것처럼 커서 놀랐어요.

코는 수제비처럼 생겼는데 라면회사 생산직에 다닌다고 하더라구요.

그뒤로 그 언니랑 저는 아주 각별한 사이가 되었고 한 5년동안 서로 애틋하게 지냈어요.

그런데 남동생이 너무 못생겨서 퇴짜맞고 결혼을 못한대요.

신체 결격사유없고 건강하고 직장 건실하고 성격 건실한데 (집과 회사만 다니는 ) 또 친구가 별로 없다보니, 한달에 오만원도 안쓰고 다 저금을 해서 어마어마한 저축액이 있고 벌써 그나이에 35평대 아파트가 있는데(집에서 해줌)

그러면서 저보고 결혼해달라고 그 언니가 전화가 많이 왔었어요.

그 집에 잠시 묵고 있을무렵부터니까 꽤 오래된거죠. 그래도 싫었어요.

그러다가 결국은 제 의사도 무시하고 결혼을 진행하려고 해서 연이 끊기게 되었는데 그 언니가 그토록 가끔 보고싶은거에요.

차라리 결혼했으면 지금보다 잘살고 그 식구들한테도 대우받고 살았을텐데..

아마 지금같으면 저보다 키도 작고 못생겨서 우리 친정식구들에게 비웃음좀 당하겠지만 전 할것같아요.

그런데 그런 속물적인 계산보다는 먼저 그 언니가 그렇게 보고싶어서 어떤땐 제 가슴을 혼자 쥐어뜯고싶어요.

그언니가 꿈에 나와서

"지금 너는 많이 외롭구나."

하는 그 말한마디에 제가 현재 안주하고 있는 지금 이현실이 어떤건지 다 알것같은거에요.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응축된 나의현실.

그밖에도 꿈들을 통해 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저절로 객관적으로 보인경우도 있고 안풀리는 숙제같은 의구심이 풀린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나이들면서 왜 친구는 사귀기 어려운건가요.

제게도 친구는 생겨서 제가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주는 만큼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로 각인되는 친구가 생기는 경우도 있을까요.

IP : 110.35.xxx.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14 8:35 PM (121.165.xxx.118)

    누구나 다 외로와요. 누군들요. 그러니 82쿡 자유게시판은 언제나 만선. 글쎄요. 꿈을 통해서 현실을 깨닫고 그런 거는 없지만, 그냥 내가 선택한 현실이 최선이었다 생각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가보지 못한 길은 늘 더 푸르러 보일 뿐...막상 가게 되었다면 선택하지 않은 반대편 길이 더 푸르러 보일 뿐입니다.

  • 2. 저도
    '13.4.14 10:15 PM (109.85.xxx.100)

    그래요. 트라우마도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 관계된 예지몽도 꾸고.
    전 다햄히 친구는 있네요 ㅎ 그래도 외로워요. 다들 외로운가봐요.

  • 3. 무의식
    '13.4.15 11:45 AM (121.141.xxx.125)

    꿈을 잘 다루세요.
    무의식과 대화하는 길이어요.
    사람은 무의식이 99퍼센트, 현재의식이 1퍼센트.
    아마 내가 왜 이렇게 외롭냐구 무의식과 꾸준히 대화하다보면
    해결책이 주어지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3273 헬스장에서 들었던 노래인데 좀 찾아주세요 13 ,,, 2013/04/19 1,466
243272 고1아이 과학인강 추천 부탁드립니다^^ 6 고1엄마 2013/04/19 2,379
243271 분당에 도예공방 (컵 만들려구요) 추천해주세요. 컵만 여러개.. 2013/04/19 1,043
243270 제습제 빈 통 어디서 살 수 있을까요 4 2013/04/19 963
243269 요 며칠 사이에 들은 말.. 2 ... 2013/04/19 789
243268 긴머리 어울리는 중년여성은 누가 있을까요? 14 그렇다면 2013/04/19 8,151
243267 사무실 50대 상사분 생일선물 추천 좀 해주셔요 3 한마디라도,.. 2013/04/19 1,957
243266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어제 TV에서 보고.. 11 궁금 2013/04/19 6,202
243265 물론 생리대보다 20배는 편합니다만,,, 4 템포사용설명.. 2013/04/19 4,516
243264 결제금액에 대해 여쭤 보고 싶어요. 2 카드 2013/04/19 582
243263 간단한식사준비시간 얼마나 걸리세요? 2 나무늘보 2013/04/19 844
243262 10월 어느 멋진날에 악보가 필요합니다 6 제노비아 2013/04/19 2,753
243261 어금니가흔들려요 1 에고 2013/04/19 2,687
243260 흰색롱원피스를 샀어요.... 1 40대초반 2013/04/19 1,713
243259 jmw 매직기가 그렇게 좋나요? 5 살까말까 2013/04/19 7,374
243258 맛집(횟집) 추천해주세요-강화도 외포리쪽으로요. 재맘 2013/04/19 1,527
243257 jasmine님 오이무침 레서피를 못찾겠어요. ㅠㅠ 3 베이 2013/04/19 2,358
243256 사길 정말 잘했다싶은거 공유합시다~ 403 정보 공유 2013/04/19 29,201
243255 스마트폰으로 키친토크에 사진 올릴 수 있나요? 혹시 2013/04/19 734
243254 컴퓨터 잘 아시는 분 ... 2013/04/19 580
243253 도시락 싸는 정보 있는블러그좀 알려주세요 2 jj 2013/04/19 1,051
243252 공효진 좋아하시는 분들 계세요? 10 치즈 2013/04/19 2,053
243251 야외 바베큐 할 때 어울릴만한 곁들임 요리 뭐가 있을까요? 9 바베큐 2013/04/19 13,174
243250 밑에 고추장 글 보고 뜬금포 4 고추장 2013/04/19 775
243249 4월 19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3/04/19 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