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참 고민스러웠어요
시어머니 모시는거...
이론은 '내가 모셔야지... 그동안 은혜받고 살았으니. 이게 도리야~'싶으면서도
아, 실제 어머니가 울집에 오셔서 일주일 넘어가면 나오는 말도 곱지 않고
어머니 모습 보는 것도 불편해요.
결혼 26년차, 결혼해서 첫애 낳고 백일만에 시동생과 어머니 모시고 살다
단칸방 분가했는데, 그때 너무 좋았어요.
내식구만 있는 그런 달콤함 같은 거...
아이들 다 커서 집을 떠나고 그동안 먹고사느라 제가 쉬지 않고 일했는데,
요즘, 아주 조금 숨돌릴만큼 여유가 생겼어요. 남편이 일을 다니게 됐거든요.
신랑이 그러니 어머니는 저한테 늘 미안해 하셨죠.
제가 일나가면 큰애 봐주기도 하셨어요. 결혼할 때 어머니 연세가 71살이었으니
지금은 거의 ...^^;
근데, 어머니가 불편하세요. 걸음을 잘 못걸으시거든요. 밥을 드시면
세월아,내월아~ 거의 한시간을 드시고, 반찬도 놔드려야해요.
전 둘째이고 아랫동서가 그동안 어머니를 모셨어요. 큰아들은 서울에서 잘 살아요.
그래도 형님(맏며느리)은 절대 모시지않음을 강력하게 표현하는 편이라,
또 어머니도 큰애는 그러려니 해요. 셋째도 잘 살아요.
저희는 집도 없이 떠돌다 이제 겨우 남편이 직장에 들어간지 6개월 되가는데...
남편이 제수씨(셋째며느리) 힘들어 하고, 그래서 그렇다고 '우리가 모시자' 말도 못하고
내 눈치만 보는데, 참 안스럽더라구요.
우리애들도 할머니 좋아해요.
근데, 저는 솔직히 어머니랑 사는 게 문득, 뭔가 치밀어 올라와요.
저의 집에 오시면 보름은 있다 가시는데, 지난번에는 '나 일주일 더 있다가면 안되냐?'하시기에
평소에 안그랬는데, 그 날 '어머니 가세요~ 저 낼 집에 하루종일 없어요~'란 말이 냉큼
나오더군요. 나도 놀랐어요.
그리고 지금, 남편이 고민하며 내 눈치 보는게 맘에 걸려요.
동서는 첨부터 결혼할 때 어머니 모시는 거 당연여기고 결혼했지요. 동서도 힘들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제가 고민중인데,,,, 결정을하긴 해야 하는데,
자신있게
'어머니 우리가 모시자!'라는 말이
목에 걸려있어요.
사실 날이 많지도 않은데 ... 하긴, 죽는 게 순서가 없잖아요.
내가 어머니보다 먼저 갈 수도 있는 건데...
그냥 여러분에게 얘기하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