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41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1132 젠틀맨 히트 칠까? 못칠까? 82 예측 해볼까요? 49 우리끼리 재.. 2013/04/13 8,854
    241131 저 82 랑 드라마코드가 맞나봐요! 나인이요 10 저 82 2013/04/13 1,657
    241130 싸이 콘서트 보고 돌아가는 길이예요 8 싸이 2013/04/13 11,982
    241129 결혼후 행복했던 시절이 없었던 듯 해요 12 다바 2013/04/13 3,618
    241128 싸이 젠틀맨 보셨나요? 소감좀 한마디씩 해주세요. 16 음... 2013/04/13 4,248
    241127 엄청 짭짭거리며 밥먹는 남편 짜증 13 2013/04/13 2,069
    241126 강남파스타집알려주세요 8 촌년 2013/04/13 905
    241125 한글과 컴퓨터 에서 3 알려주세요 2013/04/13 508
    241124 젠틀맨 뮤비 올라왔어요. 32 세우실 2013/04/13 3,926
    241123 집에서 반찬장사 ... 11 고민~ 2013/04/13 7,848
    241122 부부싸움의 마음아픈말. 12 뭘까요 2013/04/13 4,123
    241121 저 일 그만둡니다 ㅎㅎㅎㅎ 21 반지 2013/04/13 4,433
    241120 제 요리 질렸어요 남이 해준 요리 먹고싶어요 6 식사 2013/04/13 1,218
    241119 후지호로 다용도 스팀 그릴펜 써보신 분? 써보신분 도.. 2013/04/13 582
    241118 비비탄 쏘면서 보호안경을 썼기는 했는데 9 이기적 부모.. 2013/04/13 1,473
    241117 젠틀맨 금지곡? 6 ㅎㅎ 2013/04/13 2,245
    241116 젠틀맨 뮤비 대박 5 ㅎㅎㅎ 2013/04/13 2,766
    241115 젠틀맨 뮤비!! 1 오! 2013/04/13 1,564
    241114 가벼운 접촉 사고로 온 몸이 다 쑤시는데요.. 1 다치니 서러.. 2013/04/13 893
    241113 가장 핫한 발연기는~ 4 ㅁㅁ 2013/04/13 1,684
    241112 다이어트.... 2 안녕하루야 2013/04/13 820
    241111 거실등 떨어지는 경우 없나요?? 7 불안 2013/04/13 1,771
    241110 유산균 코스트코 혹은 아이허브 어느쪽인가요 3 바이오 2013/04/13 3,519
    241109 싸이 공연 대단하네요~(링크) 5 참맛 2013/04/13 2,461
    241108 아픈데... 가슴가운데 2013/04/13 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