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573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2063 과외수업시 질문있어요^^ 9 더워요 2013/06/10 1,089
    262062 드라마>최고다 이순신,궁금한 점이 있어요. 6 연결이 안 .. 2013/06/10 1,091
    262061 다니엘 헤니.... 27 어머 2013/06/10 12,400
    262060 출산 선물 추천해주세요 1 선물 2013/06/10 872
    262059 상갓집 방문시.. 1 알려주세요 2013/06/10 1,013
    262058 중1성취도평가 보는 자녀분들 두신 어머님들 ㅜㅜ 3 준비 2013/06/10 711
    262057 코스트코에 리빙박스 좋은가요? 1 덥다 2013/06/10 2,563
    262056 섹스리스로 가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아닌가요? 5 리스부부 2013/06/10 4,380
    262055 남친이랑 결혼 문제 좀 상담하고 싶어요 19 고민고민 2013/06/10 6,376
    262054 남자친구생일선물로 고민때리는 1인입니다. 4 생일선물사람.. 2013/06/10 1,195
    262053 클렌징티슈로 닦고 수정메이크업 해도 될까요? 2 .. 2013/06/10 2,940
    262052 화분의 흙...끓여도 되나요^^?? 23 궁금 2013/06/10 6,068
    262051 중딩아이들 교복안에 입는~~ 10 뭔멋인지 2013/06/10 3,380
    262050 개콘700회 비상대책위원회 박근혜대통령 나온거 보셨어요? 4 빙의 2013/06/10 2,088
    262049 윗집 누수... 윗집 주인이 제가 수리비 내서 공사하라네요.. 3 ... 2013/06/10 5,199
    262048 남자는 마음가는데 돈 가는거 맞죠?? 45 ........ 2013/06/10 9,414
    262047 머리카락이 엄청 빠지는데ᆢ 5 ** 2013/06/10 1,327
    262046 김희선은 눈이랑 입가에 보톡스 맞은건가요? 3 ㅇㅇ 2013/06/10 4,173
    262045 오이맛사지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알고 싶어요.. 2013/06/10 7,538
    262044 참새가 베란다에 둥지를 지었어요 2 순이 2013/06/10 1,226
    262043 PayPal 결제, 짝퉁 가방을 샀을 경우 해결 보신 분? 2 도와주세요 2013/06/10 954
    262042 베란다 방범창 설치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될까요? 아파트3층 2013/06/10 5,710
    262041 저녁에 야매 크림스파게티로 달려보실분 붙어요 5 나님 2013/06/10 1,007
    262040 박원순 시장 착공식 참석 garitz.. 2013/06/10 476
    262039 혹시 서울에 유명한 연애관련 점집 아시는분 4 ㅎㅎ 2013/06/10 3,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