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35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9602 초3 아들 이럴때 너무 귀여워요 8 ㅎㅎㅎ 2013/04/10 1,830
    239601 초등학교 5학년생 용돈 얼마? 6 용돈 2013/04/10 2,769
    239600 외롭다고 징징대는 30대 눈높은 솔로 친구 15 ㅇㅇ 2013/04/10 5,886
    239599 이정이 부른 <사랑을 믿어요> 1 아세요? 2013/04/10 749
    239598 내일 패딩 입으면 웃길까요? ㅠ 14 제주도 2013/04/10 3,426
    239597 통조림 이야기 런천미트와 스팸 잔잔한4월에.. 2013/04/10 947
    239596 헤어관리만큼은 안 게으른 여자의 관리법 올립니다^^ 436 피부 2013/04/10 43,906
    239595 KDI, 외국 전문인력 탓에 내국인 일자리 침해 우려 .. 2013/04/10 572
    239594 약밥이 안익었는데 물넣고 다시 취사해야할까요? 3 안익었어요... 2013/04/10 1,611
    239593 곱창끈에 넣을 고무줄 어디 파나요?? 1 .. 2013/04/10 549
    239592 너무 억울해서 잠이 안오는데요.. 14 ㅜㅜ 2013/04/10 4,431
    239591 (나인)오메나.. 담주까지 어찌 기다리나요~~ 15 두근두근 2013/04/10 2,190
    239590 펌)파키스탄 칸 박사 “북 핵무기 사용 안한다” ㅏ,, 2013/04/10 945
    239589 추적자 같은 드라마 보고싶네요. 6 .. 2013/04/10 975
    239588 혹시 자양동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언제쯤 필가요 1 여여 2013/04/09 562
    239587 아들만 가진 엄마는 여성미가 적을거라는 편견 21 악세사리 노.. 2013/04/09 3,031
    239586 청원군 강내면 교원대근처 맛집 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2 찬새미 2013/04/09 2,608
    239585 이 일을 어째야 되나요? ㅠ 20 이불 2013/04/09 4,659
    239584 남성역 2살 남자아이와 살기 어떤가요 3 apt 2013/04/09 1,294
    239583 빠른 년생.. 8 2013/04/09 1,048
    239582 아직 안 받았는데 배달완료라고 뜨네요. 8 현대택배 2013/04/09 1,652
    239581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말!! 18 차마 하지 .. 2013/04/09 5,380
    239580 LG 티브이인데 5 도움요청해요.. 2013/04/09 821
    239579 외국계 회사다니는데 외국인동료들 대상 회의소집 11 무탈기원 2013/04/09 4,190
    239578 구가의서 잼있네요! 20 ... 2013/04/09 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