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09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83619 양파즙말고 그 양만큼 볶아먹어도 효과 비슷할까요? 2 .. 2013/08/05 1,981
    283618 주민이 추천하는 경주맛집! 103 짱짱맨 2013/08/05 25,322
    283617 오늘 날씨 왜이리 오락가락해요? 4 옥쑤 2013/08/05 1,320
    283616 초6여아와 함께,스케쥴봐주세요 7 서울여행 2013/08/05 1,073
    283615 대변볼때마다 질쪽에서 피가나와요 2 부정출혈인지.. 2013/08/05 11,455
    283614 아기도우미 면접 뭘 물어봐야할까요? 4 면접 2013/08/05 1,218
    283613 나이30먹으면 집안에서 잔소리가 심해지는건가요? 6 ,,,,,,.. 2013/08/05 1,700
    283612 서울 장마 끝났다더니 오늘 날씨가 이게 뭔가요? 6 날씨 2013/08/05 2,200
    283611 청와대 앞길은 못지나 다니나요? 1 ... 2013/08/05 1,283
    283610 나이들어가니 점점 말하는게 어려워지네요... 2 아줌마 2013/08/05 1,407
    283609 30만원 상품권 1장 있는데요.. 8 현대 상품권.. 2013/08/05 1,215
    283608 치아 잇몸이 안좋아요ᆞ다 그런가요 6 엄마 2013/08/05 2,855
    283607 신랑이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았어요.. 8 강직성척추염.. 2013/08/05 3,937
    283606 분유먹였던(먹이시는)분 아기 면역력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셨나.. 1 면역 2013/08/05 1,077
    283605 에어컨 켜셨나요?? 6 지금 2013/08/05 2,082
    283604 인천 송도에 mall이 건축물도 좋고 구경거리가 되나요? 2 송도 구경 2013/08/05 1,309
    283603 요즘들어 트러블이 많이 나요...폼플랜징? 3 모모 2013/08/05 850
    283602 예전 82회원남편분께서 만드셨다는 일정관리?가계부 프로그램 아시.. 1 ... 2013/08/05 1,186
    283601 남재준 ”진위 여부 떠나 국민께 심려끼쳐 송구” 4 세우실 2013/08/05 1,246
    283600 박영선의원 국정조사기조발언. 속시원함. 17 국정조사후 .. 2013/08/05 3,027
    283599 쌀벌레(바구미) 확실히 소탕하는 법좀 알려주세요!! 9 ///// 2013/08/05 2,713
    283598 아이폰 비번 재설정 잘 아시는분 알쏭달쏭 2013/08/05 2,461
    283597 박영선 네이버 검색어 1위! 4 박영선의원 2013/08/05 1,902
    283596 버리지 못하는 병 8 버리지 못하.. 2013/08/05 2,676
    283595 송중기도 이런 굴욕 당하는 때가 있네요~ 귀여움 ㅎㅎ 초록입술 2013/08/05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