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9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377
작성일 : 2013-04-09 08:12:08

_:*:_:*:_:*:_:*:_:*:_:*:_:*:_:*:_:*:_:*:_:*:_:*:_:*:_:*:_:*:_:*:_:*:_:*:_:*:_:*:_:*:_:*:_:*:_

어둠을 겹쳐 입고 날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가지 속에 웅크리고 있던 물방울이 흘러나와 더 자라지 않는,
고목나무 살갗에 여기저기 추억의 옹이를 만들어내는 시간
서로의 체온이 남아 있는 걸 확인하며 잎들이 무섭게 살아 있었다
천변의 소똥 냄새 맡으며 순한 눈빛이 떠도는 개가
어슬렁 어슬렁 낮아지는 저녁해에 나를 넣고
키 큰 옥수수밭 쪽으로 사라져 간다
퇴근하는 한 떼의 방위병이 부르는 군가 소리에 맞춰
피멍을 진 기억들을 잎으로 내민 사람을 닮은 풀들
낮게 어스름에 잠겨갈 때,
손자를 업고 나온 천변의 노인이 달걀 껍질을 벗기어
먹여 주는 갈퀴 같은 손끝이 두꺼운 마음을 조금씩 희고
부드러운 속살로 바꿔준다 저녁 공기에 익숙해질 때,
사람과 친해진다는 것은 서로가 내뿜는 숨결로
호흡을 나누는 일 나는 기다려 본다
이제 사물의 말꼬리가 자꾸만 흐려져 간다
이 세계는 잠깐 저음의 음계로 떠는 사물들로 가득 찬다
저녁의 희디 흰 손가락들이 연주하는 강물로
미세한 추억을 나르는 모래들은 이밤에 시구를 하나 만들 것이다.
지붕에 널리 말린 생선들이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전혀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고,
용암(熔岩)처럼 흘러다니는 꿈들
점점 깊어지는 하늘의 상처 속에서 터져나온다
흉터로 굳은 자리, 새로운 별빛이 태어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허름한 가슴의 세간살이를 꺼내어 이제 저문 강물에 다 떠나보내련다
순한 개가 나의 육신을 남겨 놓고 눈 속에 넣고 간
나를, 수천만 개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고 있는
멀리 키 큰 옥수수밭이 서서히 눈꺼풀을 내릴 때


                 - 박형준,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9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9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1926.html

2013년 4월 9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0905163475870.htm

 

 

 

결격 사유? 적격 사유? 어느 쪽을 생각하는 것이 빠를까?

 

 

 

 

―――――――――――――――――――――――――――――――――――――――――――――――――――――――――――――――――――――――――――――――――――――

백성이 가난하고 적게 가진 것을 근심하지 않고
처우가 고르지 못함을 근심하며
민심이 안정되지 못함을 걱정한다.

                 - 논어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1347 아이 키 키우기에 도움이 될만한거 뭐??? 2 크레센도3 2013/05/14 750
    251346 빵집에 어울리는 차 메뉴 추천해주세요~ 28 반지 2013/05/14 1,815
    251345 배추 포기김치 상에 내놓을때 김치찢어먹기.. 2013/05/14 743
    251344 여성을 위한 감정노동 청책토론회 라이브 생중계 중! ssss 2013/05/14 273
    251343 정미홍 종북 발언에 천만원 물게 생겼네요 . 9 이팝나무 2013/05/14 2,241
    251342 욕지도 펜션 좀 추천해주세요 진주 2013/05/14 2,319
    251341 미숙이네떡뽀끼 아세요? 5 .. 2013/05/14 1,377
    251340 4살아이.. 치과에서 돌출입이라는데.. 벌써 알수 있는건가요??.. 3 돌출입 2013/05/14 1,488
    251339 의리없는 정미홍 9 잠잠 2013/05/14 2,317
    251338 대기업들, 甲문화 없애기 안간힘 3 세우실 2013/05/14 496
    251337 3월에 방영된 인간극장 티끌모아 로맨스 보셨어요? 3 커피 2013/05/14 5,840
    251336 공부할 때 비문증 죽음이네요ㅜㅜ 6 ... 2013/05/14 3,562
    251335 충남도청에서 국민행복기금 설명회랑 서민금융상담행사 하네요 하늘과땅 2013/05/14 356
    251334 석가탄신일에 조계사가려고 합니다~ 4 푸른새싹 2013/05/14 1,315
    251333 냉동블루베리주스, 우유말고 뭘 넣고 같이 갈을까요? 7 블루베리 2013/05/14 38,588
    251332 美경찰 “한국측, 피해 인턴과 접촉 말라” 15 경고 2013/05/14 3,287
    251331 윤창중 사건이 이렇게 크게 보도 되는게 신기하네요. 13 .. 2013/05/14 2,402
    251330 서울 나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 7 파란하늘보기.. 2013/05/14 1,639
    251329 고등학교 체육대회때 가려는데요.질문요? 2 체육대회 2013/05/14 663
    251328 결혼식할때 헬퍼이모님 .. 4 .. 2013/05/14 4,185
    251327 민주당 대변인 박용진."개가 사람을 물 수 있다." 5 박용진 대변.. 2013/05/14 1,107
    251326 LG U+ TV G 쓰시는 분 계세요? 4 토끼엄마 2013/05/14 1,006
    251325 아파트 관리비 할인되는 카드가 뭐뭐있나요? 4 할인 사라짐.. 2013/05/14 1,197
    251324 윤창중 비위맞추려 이례적으로 전속 女인턴 배정 7 양파 2013/05/14 2,183
    251323 수원에 스냅사진 잘 찍는 분 소개좀 부탁드려요 2 뽁찌 2013/05/14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