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생간 먹고 있다고 댓글 달고보니
몇마디 끄적이고 싶어졌어요.
어릴때부터 시력이 안 좋아서 9살부터 안경을 꼈어요.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좋아지라고 아빠가 여러 동물들의 간들을
많이 멕이셨죠.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아무 거부감없이 내장종류를
잘 먹어요.
특히 소의 싱싱한 간 중에서도 곁간이라하는 조그만 부위는
정말 달큰하면서 잡내없이 살짝 오돌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아들만 둘이다보니 고기한번 먹을때 양도 엄청나서
외식은 거의 안하고 대신 질 좋은 고기를 공수받아
집에서 해먹어요. 아주 질이 좋을땐 생것으로도 먹고요.
남편은 정말 식신이고 덩치도 제 두배인데, 날것을 잘 못 먹는 식성이예요.
그래서 제가 날것 먹을땐 먼저 차려 먹이고, 전 따로 먹죠.
평소 많이 먹는다는 놀림을 저한테 좀 받는거때문에 그런지
모처럼 제가 날것을 좀 섭취할때, 가끔 한마디씩 하네요.
니네엄마는 틀림없이 전생에 구미호였을거야. 아빠는 간을 빼앗긴 나무꾼이었을거고.
몇 번은 웃어 넘겼어요.
근데, 제가 평소 먹는양도 정말 적고 평생 통통해본적이 없는 체형이예요.
입에 맞아서 일부러 사 먹는거라고는 생선회, 육사시미,생간...달랑 이 셋인데
어쩌다 한번 기분좋게 얌냠거리는걸 그딴식으로 놀리는게 짜증나네요.
왜 남자들, 아니 남편들은 좋게 말하는 소리는 귓등으로 들을까요?
좋은 말로 경고 두번 줬는데, 한번 더 하면 구역질을 하던 말던 소피묻은 접시로 얼굴을 문질러줄거예요.